그말에 너무도 놀란 표정을 지우지 못하던 그들중..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가 노인의 마음을 돌려보려는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고등학생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아인 모든 것을 잃은 상태인데..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으셔....."
"닥쳐!!"
그의 말은 노인의 고함소리에 뭍혀버리고...
"권씨 집안의 손을 살려둘순 없다... 화근이 될거야.. 분명!!... 그 독한 놈의 아들이라면...
반드시 우리에게 복수하려 든다... 지금 당장 가라!!"
그들의 말을 완전히 무시한 그 노인의 모습은 더 없이 늙고 나야해서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번득이는 눈빛만은.. 독기를 품으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시간이 그 노인의 육신은 늙게 해버렸을지 모르나, 그의 욕망으로 번뜩이는 눈빛만은.. 흐리게 하지 못한 듯이......
....
곧 고등학교를 진학 할 향... 그녀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신을 기다릴 서인에게로 향하고 있다... 커브길을 도는 순간...
"꺅-"
거대한 거구의 몸에 부딪혀 나가 떨어져 버리는 향....
주저앉은 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굉장한 거구 셋이 당황한 눈빛으로 향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곧 한 남자가 침착한 눈빛을 되찾고는 향이를 일으키기 위해서 손을 내밀며 말한다
"이런- 꼬마아가씨 미안해요"
덩치에 처음엔 약간 겁을 먹긴했지만, 남자와도 몸싸움을 벌일만큼 담이 크고 깡이 있는 그녀가 곧 그의 손을 덥썩 잡고 일어나서 말한다
"아뇨.. 괜찮아요..."
"그럼..."
그 남자들은 길을 재촉하는 듯이 향을 가볍게 지나쳐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향은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이내 신경을 끄고 얼른 뛰어서 큰 주택가로 들어선다..
얼마전에.... 비운의 죽음을 맞은.. 서인의 부모님.. 어찌나도 끔찍한 사체였던지.. 그 사체를 아들에게 조차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일로 서인은 큰 충격을 받고 그 큰 집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고, 단 한사람.. 향이 만을 만나왔던 것이다
"오빠~~~ 서인오빠~~~"
향이 홀로 있을 그가 안쓰러워서 크게 불러본다..... 그가 어디있을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얼른 이층 서재로 달렸다... 평소같으면 자신의 소리를 듣고 고개를 빼꼼 내밀던 그였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굳게 닫힌 서재의 문이 열려있지 않다...
향은 숨을 몰아쉬고 그를 놀래켜줄 생각으로 힘껏 문을 잡아 당겨 열었다.......
"악―"
순간... 향의 비명소리가 그 집안을 가득메우고 만다.....
얼어버리는 그녀의 온몸은...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는 떨림으로 와들거리고 있다...
처참하게 피를 흘리며... 죽었는 서인... 문을 염과 동시에 밀려오는 역겨운 피비린내.....
눈에 미칠듯한 눈물을 내 뿜으며 향이가 서인의 옆으로 간다....
아직 따스한 그의 몸을... 잠깐 들추고.. 향은 그 자리에서 기절할 것 같았다...
온몸이... 그의 온몸이... 칼로 난도질 되어있었다...
차마.. 눈도 감지못한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 공포.....가 잊혀질 수 없게.. 서려있다.....
그녀를 향해 웃던 눈은... 그 이쁜 눈은.. 어느새 동공이 넓어지고... 그녀의 손길로인해.. 그제야 참았던 눈물 한방울이 흐른다.......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는 향의 머리속엔 아무런 생각이 없다......
악을쓰며 그를 불러보지만...... 그의 손에 찢겨 잡혀있는 천을 보는 순간 그녀는 구토가 밀려온다.....
그가 두려움에서.. 도망치기위해.. 발버둥을 쳤음이다... 그 발버둥의 흔적......
부들거리는 그녀의 어깨...... 이런 작은 그를... 너무도 상처 투성이인 그를... 도대체 누가...
이토록 잔인하게... 죽였는지.....
.........
돌아서서 가던 셋은 갑작스레 길가에서 걸음을 멈춘다
향과 부딪혔던 한 남자가 서버린 탓이였다... 그의 행동에 의문스레 한남자가 쳐다본다
"형님..... 그 커브 돌면.. 그 집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의 말에 너무도 창백해지는 남자..... 아까 향을 일으켜주던.. 그 사람이 미친 듯이 뒤돌아 뛰기시작한다...
나머지 둘도 그를 따라 다시 그집을 향한다...
서재의 문이 열려있다... 그 여학생이 들어왔음이 드디어 확연한 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는 갑자기 자신들을 또렷하게 쳐다보던 그 여학생을 다시 떠올리고는 나머지 둘을 향해 신경질 적으로 내뱉는다.....
"제길... 뭐하는거야 당장 뒤져... 아직 이곳에 있을지도 몰라"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들은 집안을 미친 듯이 뒤엎으며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그들의 예상대로..... 향은 집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향을 찾을 수 없다... 어린시절부터.. 늘 서인과 함께 숨박꼭질을 하며.. 단골로 숨던... 비밀다락..... 이곳은 집을 만든이와 서인... 그리고 자신밖에 모르는 곳이기에..
그 다락에서.. 향은 분노와 슬픔... 역겨움을 자신의 두손으로 꾸역꾸역 막으며 쏟아져 나오는 눈물사이로.. 그들을 주시하고 있다
"형님... 벌써 도망간 것 같습니다"
"네.. 그럼 어서 여길 뜨는 것이......"
"젠장..... 어르신께 뭐라고 해야하나....."
눈을 번뜩이는 세남자... 향은.. 그들을 향해... 증오의 눈빛을 내뿜는다... 그들 발 밑의 서인을..... 그들이 죽인 서인을... 죄책감없이 무시하고 있다......
자신의 햇살같던 그였다..... 그런 그를... 무슨 동물의 사체인냥.. 대해버리는 그들...을 향한 그녀의 분노...증오..... 그리고... 한편으로의 두려움과 위기감.....
이모든 것이.... 어린 그녀의 마음에 고스란이 남아버린다.,
'흑..... 오빠. 미안..... 지금 당장 내려가..... 저들을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싶지만... 나 ..... 미안..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내가 모든걸 걸어서라도... 저 자식들... 그리고 저 새끼들 조종해 오빨 그렇게 만든 놈마저..... 부셔줄게...... 꼭 반드시..... 되돌려 줄게..... 오빠가 느낀 그 공포... 눈조차 감지 못하게 했던 두려움... 내가 배로.. 그 수십아니 수백배로... 갚을거야.......'
그들이 나가고도.... 그녀는 가만 다락에 몸을 웅크린채... 온몸으로 울었다
온몸으로 복수를 다짐했다......
그리고....지금... 그런 그녀가...... 눈가에 한가득... 분노를 담고... 건들기마해도 터질 듯한 살기를 품고..... 지금 성화고등학교 교복을 입은채... 교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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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2탄 오늘 조금 올리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