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페의 글인데요... 대단히 감동적입니다. 끝가지 읽어보십시요.
===========================================================================
저도 다른분들과 마찬가지로 명문구단 감독맡아서 선수수집하는게 취미였습니다.
맨유로 리그 4년연속 우승하고, 챔스리그도 3번이나 먹고 컵대회는 수도없이 먹었죠.
주로 4-3-3을 썼는데 스리톱이 앙리,반니스텔루이,몬텔라에다가 백업이 클루이베르트였을 정도니까 말다했죠.
한경기에 보통 6점정도는 가뿐하게 넣어주더라구요.ㅡㅡ;;
이렇게 4시즌동안 하니깐 정말 지루했습니다.
경기만 했다하면 이기고, 벤치를 지키고 있는 어마어마한 선수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휴가찍고 돌아오면 우승해놓고..
그래서 과감히 맨유를 떠나서 초허접팀을 명문구단으로 만들자!!라는 포부를 가지고 감독직을 사퇴했죠.
그리고 나서 다른 팀을 물색중이었는데, 당시에 디비전1의 풀햄과 디비전3의 Southend Utd라는 팀이 감독을 찾고 있더군요.
풀햄을 맡으려고 하다가 그래도 더 모험을 걸어보고 싶어서 디비전3의 Southend Utd을 맡게 됐습니다.
맡고나서 선수들의 능력치와 구단의 사정을 보니 말이 안나오더군요.
선수영입자금 0원, 선수들의 능력치는 두자리수를 찾아보기 힘들었죠.
리그의 최고성적은 디비전3의 중하위권 정도더군요.
그냥 풀햄감독이나 할껄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해볼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Southend Utd의 감독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다른팀의 전력도 고만고만하다 보니깐 역시 전술에서 앞서는 팀이 이기더라구요.
저는 4-1-3-2를 쭉 썼습니다.
근데 제가 감독을 맡았을당시에 미리 임대되어있던 선수들도 우리 선수들과 큰 능력치의 차이가 없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소속팀으로 보내버리고 다른 임대선수들 찾았습니다.
선수수급할 돈도 없고, 그래도 임대선수들이 괜찮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야 상황이 좀 좋아질거 같아서요.
근데 디비전리그에서는 한시즌에 5명이상을 임대할수 없더군요.
당시가 4명까지 임대되어있던 상황인데, 그걸 모르고 2명다 소속팀으로 보내버렸으니 이제는 한명밖에 임대할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수들을 찾다가 윔블던구단에 있는 revell(?)이라는 선수를 임대했습니다.
공격수였는데 능력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괜찮더군요.
이 스트라이커의 능력치도 괜찮고 전술도 잘 먹혀들어서 리그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5,6위권내에 있었으니깐요..
근데 이 놈이 갑자기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어버리더니 홀연히 떠나버리더군요.
리그 경기를 한 7경기쯤 남겨놓고...ㅡㅡ;;
그리고 선수들은 줄줄히 부상을 당했습니다.
답답했죠.
결국 저는 한골넣고 잠그는 수비축구로 전술을 바꿨죠.
질경기는 비기고, 비길경기는 이기는등 참 지금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던거같네요.
결국 Southend Utd감독을 맡은 첫해에 2위를 차지해서 디비전2로 승격됐습니다.
Southend Utd의 두번째 시즌이 시작될때쯤 구단에서 말하길 힘든 시즌이 예상된다...리그에 잔류해달라..고 말하더군요.
저도 연패속에 다시 강등되면 어쩌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선수수급을 위한 돈도 몇천만원뿐이었습니다.(그나마 이게 어딥니까..첫시즌은 0원으로도 버텼는데..)
그래서 방출되어있는 소속팀이 없는 선수들을 찾았죠.
그나마 능력치도 두자리에 가까스로 턱걸이해있고, 꽤 쓸만한 선수들이 많더군요.
바르셀로나 B팀에서 뛰다가 계약만료로 무적신세가 되어버린 정조국 선수도 있었구요.
정조국 선수는 능력치는 그다지 썩 좋지 않았지만, 어려운 상황을 같이 극복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자유계약으로 데려왔습니다.
몇천만원으로 10여명의 선수들을 데려온거같네요.
35살의 몬테로 선수도 헐값에 사왔죠.
아~정말 맨유로 할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선수들이었는데..
제 신세가 한탄스러웠습니다.
그 당시 영입했던 선수들이 Abbott, Ivanov, Da Rocha, Zruderl, Bonazzoli, Montervino, Hofs, 정조국, 몬테로 등등이었습니다.
선수층이 많이 두터워졌죠.
더블 스쿼드가 가능해졌습니다.
기존에 있던 허접한 선수들을 벤치에 썩히기 보다는 체력적인 안배를 위해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 균형을 맞춰서 더블 스쿼드를 짰죠.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더군요.
리그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1위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15연승씩 할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새로 영입한 이놈들이 활약을 좀 하더니만 무지 거만해져버렸습니다.
조금 잘한다싶은애들은 큰구단으로 가고 싶다고 하고, 무단이탈해 버리고, 진짜 열받게 하더군요.
특히 바이아웃 조항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약을 했었는데...
바이아웃 조항때문에 정말 큰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간판 선수를 몇백에 팔아야하는 심정이란....ㅠㅠ
결국 리그경기 25경기에서 14골17어시스트를 했던 Zruderl와 몇몇의 선수들을 미련없이 보내줬습니다.
소속도 없던 진짜 가망성 없는 선수들이었는데, 좀 큰다싶더니 배신을 때려서 사람 서운하게 만들더군요.
그래도 2위팀과의 승차가 워낙 벌어져있어서 리그 1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죠.
정조국 선수도 꾸준히 기용해주니 능력치도 조금은 향상되었고 거의 3경기당 2골 정도는 넣어주더군요.
그래서 결국 이번시즌에도 디비전2에서 1으로 승격이 되었습니다.
저도 이렇게 빠른 전력의 상승이 있을지는 몰랐는데 정말 놀라웠죠.
그리고 나서는 10억원의 가까운돈이 영입자금으로 들어오더군요.
이제는 한결 구단 운영이 수월해졌죠. 훈련장도 개설하고..근데 구단에서 끝까지 구장확장은 안해주더군요...
자유계약 선수위주로 선수수급을 했지만, 마음에 드는 선수들이 있으면 이제는 당당히 오퍼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수들을 싹 물갈이 했습니다.
처음부터 같이 해온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전력의 상승을 위해서 과감히 방출하고, 팔아버리고..(팔아봤자 돈도 얼마안돼는 선수들이지만..)
새롭게 시작했죠.
계약 만료 되는 선수들중에서도 괜찮은 선수들이 많더군요.
아스날에서 2부리그 팀으로 임대되었다가 계약이 만료된 'Pop'Harrison선수부터...
PSV에서 제 계약에 실패한 Huntelaar...
비록 원 소속팀에서는 주전으로 뛰지못한 선수들이었지만, 우리팀에서는 핵심선수로 자리잡은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헝가리, 슬로베니아, 아이슬랜드..이런 유럽3류국가의 국가대표 선수들중에서도 싸고 능력치 좋은 선수들을 몇몇 영입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작년시즌 스쿼드는 이렇게됐죠.(더블스쿼드입니다)
---------Huntelaar----Wright----------
----Harrion-----De Groot------Pugh----
---------------Balitsch---------------
---Ucar----Van Diel----Kuiper----Dziaukstas
----------정조국--------Nemeth---------
------Reid-----Vaessen--------Mulryne---
--------------Haroarson-----------------
--Foy-----Mironov-----Kay-------Fornoni--
백업멤버=Zahinos, Daley, Hofs, Da Rocha, Ivanov, Abbott등등..
다 짜고보니 다른 디비전 1팀들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더군요.
당시에 디비전 1에는 뉴캐슬, 더비카운티, 입스위치, 레이체스터등 강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팀들과 붙어서 쉽게 깨지지 않더군요.
꼭 이상하게도 약팀이랑 붙건 강팀이랑 붙건간에 초반에 1실점정도하고...
후반전에 내리 3,4골씩 몰아 넣는 괴력을 보였죠.
시즌초반 잠깐 주춤하긴 했지만, 신기하게도 또다시 디비전1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리그 중반부터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다던 정조국 선수가 방황을 하는군요.
굉장히 애착이 가는 선수인데 임시휴가를 보내주면 무단이탈해 버리고...
다시 돌아올때 징계를 주니깐 또 불만을 표시하고...
이러기를 몇번째 반복중입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아스날같은 명문클럽에서 오퍼가 와도 구단에서 뛰는게 행복하다면서 이적할 생각을 안하네요.
어찌나 고마운지...^^
결국 이번 시즌도 디비전1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드디어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게 되었네요.
지금까지야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많은 리그에서 두터운 선수층을 구성해서 쉼없이 전진했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네요.
프리미어리그에는 엄청난 구단들이 많은데, 이번 시즌에는 우리의 자랑스런 Southend Utd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구단에서는 항상 승격을 할때마다 '리그에 잔류해달라. 어려운 시즌이 될거다'라고 하지만 정말 거침없이 올라왔네요.
첫댓글 감동적이네요^^
음냐... cm3 인가 보네... 2332 하는거 보니까 .... 솔직히 2332쓰면 프리며 입성 첫해에 리그 우승, 우에파 우승도 가능한데 -.-;;
감동적이군요 ㅋㅋ 카니오 님 -_- 말투가좀...
흠..컨퍼런스 팀으로 우승 시켜놔서 큰 감동은 안 되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