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에 홀린듯 여러가지 일을 하다.
밀린일이 다 끝나면
갑작스럽게 가슴이 휑하면서 허전하기조차 하다.
모처럼의 여유를 누려본다.
이럴땐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
순아님이 보고싶기도 하고...
제주의 에메랄드빛 하늘을 바라보며
공활한 마음과 함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듯한 카타르시스을 느낀다.
오늘은 <하늘>님이 무척 생각난다.
왜 이렇게 생각이 날까?
조용하고 포근한 모습과
기품을 유지하는
단아한 자세의 하늘님
그분의 모습 속에서
오래전에 돌아가신 이모님을 발견한다.
내가 시골 오지에서 가난하게 사는게 마음에 걸려
방학때 이모님 집에 가면
촌놈티를 완전히 벗겨주셨던 이모님이셨다.
당시 이모님은 군산에서 아주 잘 사셨다.
그래서 방학때 놀러가면
항상 새로 옷을 사입혀 주시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완전 변신을 시켜주신것이다.
거기다가 새학기에 쓸 학용품일절을 사주셨다.
화려한 나의 변신은
산골 작은 학교에 단연 돋보였고
나는 스타처럼 군림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개학과 동시에 다음 방학이 기다려지곤 했다.
그렇게 나를 귀여워해주신 이모님이
암으로 고통받고 계실때에
성인이 된 나는 변변히 치료비조차 드리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보내드린것이 지금까지 가슴에 아리다.
살기가 어려웠던것도 아니었고
고마움을 잊은것도 아니었는데
왜 이모님께 잘 해드리지 못했는지
지금에 와서 크게 후회가 될 뿐이다.
잘 사셨기에 내가 아니라도 된다고 생각을 했나 보다...
운명하시기 직전에 묵주를 손에 쥐어주며
기도를 드린것이 내가 해드린 마지막 보답행위였다.
하늘님을 생각할때마다
어릴적 내 기억속에 남아 있는 이모님과
너무 흡사한 외모와 분위기가
돌아가신 이모님으로 착각하게 된다.
오늘은
불현듯 하늘님이 많이 생각난다.
하늘님이 군산을 가신다고 한다.
나도 가고 싶다.
방학때 이모님집에 가듯 말이다.
전화를 드리고 싶지만 번호를 알아야지 ....
하는 수 없이 이곳에 글을 올려 본다
(다른분들이 오해을 하겠지만...)
순아님 오해하지 마세요.
그리고 마야, 누리님 도...
하늘님도
깜짝놀라서 왠 이모? 하고 의아해 하겠지!!
오늘은 이모님이 많이 그립다.
군산에 가고싶다.
가슴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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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강의를 마치고 허탈한 기분을 달래며
첫댓글 하늘님을 한 번 뵙고 싶습니다. 어떤 분이신지. 모두 이웃을 위해 열심인 사람들이 많으신 것같은데 전 그러질 못 하고 있어 부끄럽습니다.
동방의 금님! 이모님이 무척 그리우신 것 같네요.저까지 그리워지는걸보니...잘해주신 이모님께 감사드립니다.한 어린이에게 꿈을 주셨던 분...
조용하고 포근한 모습과 기품을 유지하는 단아한 자세의 하늘님 .....오오우~ 저 절대 그런 사람 아니어요. 저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표현인지라 어찌 할 바를 모르겠어요. 어쩌나???어쩌나??실망하실텐데...절대 내 모습 보여주지 말아야지...결심 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