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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관
남쪽 전시공간은 메소포타미아,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인도•동남아시아, 고대 그리스•로마 등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전시합니다.
메소포타미아실
중앙아시아실
인도 동남아시아실
중국실
일본실
고대 그리스ꞏ로마실
메소포타미아실
전시실 소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메소포타미아실’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개최
○ 전 시 명: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전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 기 간: 2022. 7. 22.(금) ~ 2024. 9. 29.(일)
○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메소포타미아실(306호)
○ 전 시 품: <사자 벽돌 패널> 등 66건 66점
○ 관람절차: 예매나 발권 필요 없이 상설전시관 306호에서 무료 관람 가능
○ 전시해설: 11:00, 13:00, 15:00 (메소포타미아실에서 출발) ☞<해설 운영 여부 확인>
*세계문화관 전체 해설이며, 해설 초반 15~20분이 메소포타미아실에 해당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상설전시관에 ‘메소포타미아실’ 을 신설하고 국립 박물관 최초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주제로 한 전시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을 개최한다. 메소포타미아 문화유산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 상설전시로, 세계적인 메소포타미아 소장품을 보유한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공동 기획하였다. 전시는 2022년 7월 22일부터 2024년 9월 29일까지 열린다.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운영한 이집트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인 세계도자실에 이어 개최하는 세 번째 주제관 전시이다. 메소포타미아실 신설 역시 상설전시관에서 세계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세계문화관 연차 운영계획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인류 최초로 문자를 사용해 당시의 철학과 과학을 후대에 전하며 인류 문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고대 문명으로 현대 사회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 그러나 이집트 문명과 같은 다른 고대 문명에 비해 크게 조명 받지 못해 그러한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이 전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주요 성취를 소개하되 전문적 배경 지식이 없이도 관람할 수 있도록 문자, 인장, 종교, 초상미술 등을 접점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문화 혁신’ 은 도시의 탄생으로 시작한다. 노동이 분업화·전문화되고 신전을 중심으로 물품의 수합과 재분배가 이루어지면서 사제 계급과 정치 계급이 통제권을 갖는 위계 사회로 나아갔음을 그릇을 키워드로 해 설명한다. 쐐기문자의 창안은 메소포타미아가 이룬 대표적인 문화 혁신이었다. 문자로 교역과 거래의 내용을 기록하였으며, 추상적인 개념을 발전시키고 주변 세계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갔다. 문자 창안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원통형 인장도 발명되었다. 전시에는 13점의 쐐기문자 점토판 문서와 11점의 인장을 선보인다. 작은 점토판에 빽빽이 담긴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각 점토판의 내용과 해설을 담은 키오스크를 별도로 배치하였다. 또 신상과 의례 물품을 중심으로 메소포타미아의 주요 신과 신전 건축, 의례 행위를 소개하였다. 거대한 신전을 짓고 그에 수반되는 다양한 형태의 예술품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 또한 문화 혁신의 한 부분이었다.
2부 ‘예술과 정체성’ 에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인장 역시 인장의 소지자가 섬기는 신과 글을 도안에 넣어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쓰였다. 우르의 왕실 묘에서 발굴된 장신구들은 착용자의 신분을 드러내거나 죽은 자가 지하세계에 내려갔을 때 힘을 보태기 위해 고가의 수입 재료를 포함한 재료의 물성에 따라 맞는 형태를 선택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초상’ 에 대한 메소포타미아인들의 태도는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주제이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인물상을 만들 때 개별 인물의 개성적 특징을 본뜨는 것이 아니라, 지위와 업적에 걸맞은 이상적인 속성을 조합했기 때문에 개별 상의 생김새는 매우 유사하다. 구데아, 우르-남마의 상에는 누구의 상인지 밝히는 명문이 몸체에 남아 있어, 글과 상의 보완적인 관계를 잘 알 수 있다. 또 <나부쿠두르우쭈르(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명문을 새긴 원통>은 통치자의 군사적·종교적 공적을 적은 문자 기록이 통치자에게는 초상 미술만큼이나 중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3부 ‘제국의 시대’ 에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대표하는 두 제국인 신-앗슈르(신-아시리아) 제국(기원전 약 911~612년)과 신-바빌리(신-바빌로니아) 제국(기원전 약 626~539년)의 대표적인 예술을 다루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반기에 등장한 두 제국은 정복 전쟁과 강력한 통치력 못지않게 왕성한 예술 활동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 신-앗슈르 제국은 궁전 내부를 장식한 아름다운 석판 부조로 이름이 높았다.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는 당시의 정세를 정교한 조각 기술로 담은 작품이며 <강을 건너라고 지시하는 앗슈르 군인> 등 여러 부조에서 상이 현실을 대리하는 힘을 가진다는 앗슈르인들의 사고방식을 드러낸다. 신-바빌리 제국은 수천 년 전통의 벽돌 제작 기술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수도 바빌리(바빌론)에 당시 세계가 경탄할 만한 건축물을 세웠다. 메소포타미아 건축을 통틀어 가장 잘 알려진 이쉬타르 문·행렬 길을 장식했던 <사자 벽돌 패널> 2점이 전시된다. 전시의 마지막은 이 모든 성취의 바탕에 소박한 벽돌 한 장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장식 벽돌로 끝맺는다.
전시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네 편의 영상도 준비했다. 전시에 출품된 인장을 실제로 사용하여 인장 찍는 법을 알려주는 영상과 그 인장에 대한 큐레이터의 상세한 설명 영상이 1부에 상영된다. 전시품을 대여한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고대근동미술부의 킴 벤젤(Kim Benzel) 부장과 나눈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대한 이야기도 2부에서 들을 수 있다. 영상실에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세계관과 예술적 성취를 테마로 한 4미터 높이의 미디어큐브가 관람객을 맞는다. 메소포타미아를 상징하는 땅과 강,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인장 그리고 일상을 빼곡하게 기록한 쐐기문자가 담겨 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손바닥 안의 작은 점토판에 세밀하고 집요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적어 놓았다.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오늘의 우리 이야기와 놀랄 만큼 닮아 있어 수천 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아주 먼 동료 인간과 오늘의 나를 잇는 희로애락의 이야기가 큐브 영상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고대근동학회와 협력하여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지명과 인명을 쓰는 대신 악카드어 원어의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표기하였다. 악카드어는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보편적인 공용어로 사용된 언어이다. 전시는 무료이며 전시 설명은 하루 3회(11:00, 13:00, 15:00)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물론 국외에서도 직접 보기 어려운 메소포타미아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가 인류 역사에 큰 걸음이었던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문화적 혁신과 뛰어난 기술, 그리고 그들이 남긴 생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메소포타미아실 전시실 소장품
맥아와 보릿가루 수령 내역을 적은 장부
파종 축제 때 바칠 동물의 수를 적은 장부
5단 곱셈표
채무 변제 증서와 보관함
결투 장면을 새긴 원통형 인장
날씨를 관장하는 신과 정령 등을 새긴 원통형 인장
수호 여신 라마의 비
이쉬타르 알현 장면을 묘사한 원통형 인장
이쉬타르 신상에 기도하는 장면을 새긴 원통형 인장
봉헌용 상
금귀걸이, 초커와 목걸이 구슬, 은핀
구데아 왕의 상
두상
낫칼
앗슈르나찌르아플리 2세의 명문을 새긴 쐐기문자 석판
맹견 상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
사자 벽돌 패널
아다드-슈마-우쯔르 왕의 명문을 새긴 벽돌
[촉각전시물] 쐐기문자를 새긴 점토판
[촉각전시물]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
중앙아시아실
전시실 소개
아시아 대륙의 중심에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일반적으로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가리킨다. 우리는 이 지역을 ‘투르키스탄(투르크인의 나라)’ 또는 ‘서역西域’이라고 부른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중앙아시아 소장품은 대부분 현재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지역은 타클라마칸사막의 남단과 북단을 지나는 서역남도와 서역북도를 통해 기원전 2세기 무렵부터 인도, 서아시아, 중국 간의 교류가 본격화되었고, 여러 오아시스 도시가 세워져 상업과 종교의 중심지로 번영했다. 중앙아시아실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대표적인 석굴사원 벽화와 조각, 서역남도의 로프노르(羅布泊)·누란樓蘭 수집품, 서역북도 아스타나(阿斯塔那) 무덤 출토품 등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제적이고 복합적인 중앙아시아 문화와 미술의 특징을 이해하고, 더불어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교류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중앙아시아실 전시실 소장품
비슈반타라 왕자 본생도
서원화
서원화
보살을 그린 번
부처의 머리
여인
세라피스
연꽃에서 태어나는 모습
천부의 머리
서원화 장막
얼굴 조각
나무 받침
구슬무늬 토제 명기
가매구의 부인 삭겸의의 묘표
진묘수 머리
여인상
말을 탄 여인상
문인상
목조 건축모형 편
복희와 여와 그림
신발
[촉각전시물] 여인
[촉각전시물] 사람 얼굴 조각
인도 동남아시아실
전시실 소개
인도·동남아시아 전시는 ‘인간을 닮은 신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미술에서 인간을 닮은 신상神像의 출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간 형상의 신은 사람들에게 친숙함과 함께 종교적 신앙심을 고취시켰고, 그들 삶의 일부가 되었으며 고전 문학과 미술에 소재가 되었다. 인도·동남아시아실에는 불상의 발원지인 간다라와 마투라 지역 불상, 크메르 미술에 등장하는 신상, 세밀화에 그려진 여러 힌두교 신 등 인간을 닮은 다양한 모습의 신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당시 사람들이 종교적 관점에서 숭배의 대상인 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했는지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인도 동남아시아실 전시실 소장품
미륵보살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여신
미투나, 사랑을 나누는 남녀
시바와 파르바티
가네샤
우마
보살
시바, 파르바티 그리고 스칸다
부처의 생애를 새긴 비상
비슈누
문수보살
[촉각전시물] 코끼리 얼굴을 한 신, 가네샤
중국실
전시실 소개
'황하에서 꽃핀 예술' 이라는 주제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실입니다. 고대 문화를 대표하는 옥기와 청동기, 종교 신앙을 보여주는 도용과 불비상, 공예기술이 집약된 칠기와 도자기를 전시하여 시대별 특징을 나타내는 문화재의 가치와 의의를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명청 시대의 산수화, 화조화, 인물화 등의 작품을 전시하여 다채로운 중국 회화의 세계를 소개하였습니다. 더불어 휴게공간에는 명청 회화의 미디어아트 영상과 청대 학자의 방을 재현하여 당시의 미학적 품격과 취향을 생동감 있게 담아내었습니다.
중국실 전시실 소장품
옥벽
고기 삶는 세발솥
매를 든 인물도용
무덤을 지키는 괴수 도용
누각모형
무덤을 지키는 괴수 도용
악기 연주하고 춤추는 사람 도용
말 도용
매병
소나무 대나무 매화무늬 항아리
청화백자 길상무늬 납작병
인물무늬 법화자기 항아리
은으로 장식한 화장품 칠그릇
죽림칠현도가 새겨진 주칠 접시
동자무늬 은제 주전자
난정에서 열린 문인들의 모임
[촉각전시물] 매를 든 인물
[촉각전시물] 굽다리잔
일본실
전시실 소개
전사戦士에서 통치자統治者로
일본 문화와 예술의 후원자, 무사武士
재개관일: 2021.1.25.(월)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794~1192) 말기, 강해진 사원 세력을 누르고 수도 교토의 치안을 유지하고자 고용한 무사들이 중앙 정계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무사는 처음에는 귀족에게 고용된 신분이었으나 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중앙 조정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토지를 지배하며 점차 전국으로 세력을 넓혀 나갔다. 결국 이들은 막부 체제를 탄생시키고 지배 계급이 되었다.
그러나 무사들은 무력만을 앞세운 지배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일본 문화와 예술을 후원하며 각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 흐름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전 지배 계층이었던 궁정 귀족들과는 다른 독특한 미적 감각으로 전통 예능, 다도, 회화, 공예, 도자 등에서 자신들만의 예술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예술은 무사가 '전사'라는 자아를 유지하면서 '통치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이루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2021년 1월 새롭게 개편하여 개관하는 세계문화관 일본실에서는 문화와 예술을 발전시킨 무사의 새로운 면을 바라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칼과 갑옷 등 무사를 상징하는 무구와 함께 무사 계급의 후원으로 발전했던 노(能), 귀족 계급과는 다른 무사의 미학을 반영한 다도(茶の湯), 무사 계급의 여성이 혼례를 올릴 때 지참하는 마키에(蒔絵) 혼례 도구, 그리고 다이묘(大名)가 도쿠가와 쇼군(徳川将軍)에게 바치기 위해 만든 고급자기 '나베시마(鍋島)'를 전시한다.
칼을 든 전사이면서 교양을 갖춘 문화인이자 통치자였던 무사를 아는 일은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바르게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일본실 전시실 소장품
와키자시
여러 색 끈으로 엮은 도세구소쿠 갑옷
목조대일여래좌상
목조남신좌상 / 목조여신좌상
노 가면 한냐
노 가면 고히메
구로오리베 다완
벗풀・덩굴무늬 마키에 가마
접시꽃무늬 모란 당초 마키에 미미다라이・와다이・누키스
여인 입상
토끼무늬 접시
기예천
닭 모양 주둥이 꽃병
[촉각전시물] 관음보살
[촉각전시물] 꽃병
고대 그리스ꞏ로마실
전시실 소개
○ 전시명: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
○ 전시기간: 2023. 6. 15.(목)~2027. 5. 30.(일)
○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3층 고대 그리스·로마실(311호)
○ 관람방법: 예매나 발권 필요 없이 상설전시관 311호에서 무료 관람 가능
○ 전시안내: 11:00, 13:00, 15:00 (306호 메소포타미아실에서 출발) ☞ <해설 운영 여부 확인>
*세계문화관 6개실 전체 해설입니다.
* "전시기획자가 들려주는 전시해설" 영상을 개인 휴대기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전시실 내 QR).
상설전시실 내 세계문화관에 새롭게 ‘고대 그리스·로마실’이 조성됩니다. 전시 제목은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입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와 문화를 중심으로 두 문화의 관계를 살펴보려는 전시입니다. 전시실은 크게 '신화의 세계'와 '인간의 세상' 그리고 '그림자의 제국'의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출품작은 126건으로,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 소장품으로 꾸몄습니다. 전시는 2023년 6월 15일부터 열리며 2027년 5월 30일까지 이어집니다.
이 전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모두 대상으로 하는 드문 전시입니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열렸던 그리스, 로마 관련 전시는 대부분 그리스나 로마 중 한쪽에 집중했습니다. 물론, 그리스를 주제로 한 전시에도 필연적으로 로마 시대 작품이 다량 포함되곤 했지만, 이번 전시는 처음부터 그리스와 로마 두 문화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두 나라의 신화와 문화를 살펴보려 한다는 점에 차별점이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남긴 유산은 넓고도 깊습니다. 민주정, 로마법, 철학과 같이 오늘날의 사람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제도적 유산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 컴퓨터 게임, 영화, 브랜드를 한국인의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로마’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는 각각 역동적인 역사와 풍요로운 문화를 가졌음에도 두 나라를 이렇게 함께 묶어 이야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을 품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신화의 세계, 인간의 세상, 그림자의 제국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1부 ‘신화의 세계’에서는 그리스에서 로마로 전래된 신화를 다루었습니다. 여기에는 신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리스 도기와 토제 등잔, 로마 시대의 대형 대리석 조각상, 소형 청동상 등 55점을 전시합니다. 중요한 신들의 권능과 관장 영역, 관련된 일화를 전시품과 영상으로 소개하는 한편으로 고대인들에게 이 같은 신화가 왜 필요했는지를 중심에 두었습니다. 또 그리스의 신화를 로마인들이 받아들이면서 세계에 대한 해석, 즉 세계관을 공유하게 되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 밖에도 신의 모습을 아름다운 인체로 표현한 이유와 신화의 종교적 성격에 대해 알려주는 전시품들이 소개됩니다.
2부 ‘인간의 세상’에서는 그리스와 로마의 독자적인 발전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초상 미술에 초점을 맞추고 결과적으로 서로를 도운 두 문화의 관계에 집중했습니다. 그리스가 기원전 2세기 로마에 점령당하는 역사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신화, 철학, 문학, 조형 예술은 로마에 깊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조형 예술에 있어서 로마는 그리스 고전기의 조각 걸작들을 수집하고 대규모로 복제해 공공장소와 개인 저택에 세워두곤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같은 로마의 그리스 애호 덕분에 그리스의 문화 요소가 로마 제국 곳곳에 전파될 수 있었고, 그리스의 원본 걸작들이 대부분 없어진 지금에도 그 모습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부 ‘그림자의 제국’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후관을 살펴봅니다. 그리스·로마인들은 죽음으로 삶이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 형태로 이행하거나 전환된다고 생각했고, 무덤과 장례의식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 이들은 산 자가 계속 기억해 준다면 망자는 영원히 산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족뿐만 아니라 행인들이 죽은 이의 이름을 읽고 새겨진 형상을 보고 그를 기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서, 무덤의 위치를 길에서 가깝게 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도록 호화롭게 꾸몄습니다. 유골함과 석관에도 글과 이미지를 새겨 죽은 이를 기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시 말미에는 다시 처음의 질문, 그리스와 로마 두 문화의 관계로 돌아옵니다. 신화는 한 공동체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했던 방식인 만큼, 신화의 공유는 생각과 가치의 공유로 이어졌습니다. 이 공통된 세계관과 사후관이 그리스와 로마의 기반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로마는 그리스라는 자양분을 토대로 예술과 철학과 문학을 꽃피울 수 있었고, 그리스는 로마 덕분에 잊히지 않는 영원한 고대의 문화로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이 전시는 신화, 초상 미술, 장례 등의 주제를 통해 마치 이인삼각二人三脚처럼 얽혀 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함께 나누고 또 따로 이루었던 예술과 문화와 역사의 장면들을 강조하는 것으로 끝맺습니다.
그리스와 로마 문화의 가지는 다양한 분야에 아주 넓게 뻗어 있고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음악평론가, 물리학자, 패션디자이너, 사제,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명사 8인의 인터뷰를 모은 영상인 “나의 원픽”을 상영합니다. 전시품을 한 점씩 골라 각자 분야의 시각으로 본 감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품을 보는 다양한 방법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 전시에는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을 위한 쉬운 해설 정보와 촉각전시물, 점자안내판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시는 무료이며 전시 설명은 하루 3회(11:00, 13:00, 15:00) 진행합니다. 이번 전시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그리스와 로마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고대 그리스ꞏ로마실 전시실 소장품
제우스상
'에우로페를 납치하는 제우스'를 그린 킬릭스
베누스상
아테나/미네르바
'봉헌 제의'를 그린 암포라
'헤카테의 경고'를 새긴 부조
청년의 토르소상
아리스토텔레스 두상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초상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초상
귀부인의 초상
'하데스로 가는 문'을 새긴 묘비
루키우스 아틸리우스 클라브리오의 유골함
소년의 초상
국립 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이 위치한
3층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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