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영하 21도, 한파경보
2023년 12월 18일 월요일
음력 癸卯年 동짓달 초엿샛날
한파경보가 내려졌다더니 또다시 기록을 갱신한
날씨, 오늘은 어제보다 더 떨어져 영하 21도까지
사정없이 곤두박질이다. 언론에는 시베리아 한파,
북극 한파, 최강 한파, 혹한, 살을 에는 듯한 추위,
매서운 강추위 등등 온갖 수식어가 등장하고 있다.
정말 춥다. 그나마 이런 날에 바람이 없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칼바람까지 불어제끼면 몸으로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야말로 상상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심술궂은 하늘이 그래도 양심은 있나보다.
불과 며칠전까지 따뜻한 겨울이라고 했던 그 말도,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기대하는 것 또한
이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고 없을 것만 같다.
장기예보에 기온이 연일 영하 10도 이하라서...
어제는 봉평 5일 장날이라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갑작스레 내린 눈에 이어 한파가 몰려와서 그런지
장골목은 여느 때와 달리 한산했다. 상인들도 많이
나오지 않아 썰렁했고 행인들의 발길 또한 뜸했다.
그래도 필요한 생필품이 있어 나간 것인데 제대로
장이 서지않아 대충 몇 가지만 산 다음 장을 나와
장평으로 향했다. 산골 사람들이 장에 나가는 날,
짜장면 한 그릇 하고 들어오는 재미를 느껴보자는
아내의 말에 촌부도 말은 안했을 뿐이고 그랬으면
했었다. 이런 것을 보면 함께 오래 살다보니 생각도
같아지는 것을 이따금씩 느끼게 된다. 장평에 가서
'먹쇠루'라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한 그릇씩을 먹고
들어왔다. 짜장면 맛보다도 재미를 맛본 것이다.
집에 들어와 아내는 느닷없이 주방에서 분주했다.
모닝롤을 이용 '에그타르트'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간편식으로 만드는 방식이지만 의외로 맛이 좋다.
아주 이따금씩 만들어 우리도 먹지만 선물도 한다.
이번에는 얼마전 이장 부인 송이 엄마가 불고기,
밤, 쌀까지 갖다주어 고마운 마음에 뭔가 보답을
해야 하는데 딱히 할 것이 없다며 '에그타르트'를
만들어 구운 것을 하나씩 포장하여 불고기 담았던
용기에 넣어 주었다. "언니는 못하는 것이 뭐야?"
라며 너무 좋아했다. 아내가 "별 것 아니지만 갖고
가서 이장님하고 맛있게 먹으면 돼~" 라고 했다.
우리의 산골살이는 이렇다. 서로 정을 나누며...
어제 밤늦게 아들 녀석이 산골집에 다니러 왔다.
아내의 형제들 2세인 아이들이 모임을 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수원에서 모였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모여 중국요리를 먹었단다.
녀석들 모임은 아들, 처남 아들 둘, 조카 딸내미
이렇게 넷이다. 사촌간이지만 친형제자매나 다름
없이 이렇게 모임을 하는 것이라서 대견스럽기도
하고 보기도 좋고 고맙기까지 하다. 아들은 수원,
큰조카는 용인, 작은조카는 서울, 조카 딸내미는
원주에서 제각기 나름의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이번에는 작은조카가 주말에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게 되어 송별식을 겸해 송년회를 했다고 한다.
아들 녀석이 맏이라서 그런지 여동생 혼자 보낼
수 없다며 원주에 데려다주고 기왕 원주까지 온
김에 집에 다니러 온 것이다. 때마침 오늘이 쉬는
날이라서 겸사겸사 내려왔단다. 우리야 얼마든지
좋고 대환영이다. 지난주 생일인데 혼자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아내가 끌탕을 했는데
잘 되었다. 녀석이 오자마자 아내는 화색이 돌고
이것저것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이라 너무 좋다.
자식은 이렇게 얼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흐뭇함이요, 뿌듯함이면서 기쁨이구나 싶다.
모처럼 산골집에 온 아들 녀석과 함께 노닥거리며
놀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일기 쓰는 것까지
잊고 말았다. 부랴부랴 쓰다보니 횡설수설이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춥지만
오밀 조밀 멋스럽게 살아가시는
촌부님 부부의 모습에서 사랑이 느껴 집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파이팅 하세요
춥긴 하지만
주변 여건들이 훈훈하여
추위도 잊고 삽니다.
매서운 한파에
늘 건강 잘 챙기세요.
감사합니다.^^
매서운 한파속에서도
행복도 느끼고 사랑이 함께하니
그얼마나 좋은일 인가요.
소소한 행복이 많은것이
더 바람직한일
늘 부러운 삶을 사시는것 같아요.
봉평 장에가니 닭 강정집에 사람이
꽤나~
오히려 속초보다 더 맛있었어요 ㅎ
그럼요.
우리네 서민들은
소소한 것에서 느끼는
뿌듯함과 흐뭇함이
바로 행복이지요.
그 집에 가보셨군요.
참 맛있지요.
늘 건강 잘 챙기시고
편안한 나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한파에 건강 잘 챙기시기를...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담 달에 70
내년 상반기
해운대를 떠나 철책이 보이는
경기북부
연천 골짜기 갑니다
유심히 보고있고 고맙습니다..
이 촌부가
감사드립니다.^^
저보다 한 살 더 드신 듯합니다.
해운대에서 연천으로 가신다면
아무래도 한동안 기후 적응에
고생을 좀 하실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뽀식이 그렇지요
야튼 훌륭하신 선생님
건강하시길~
@맹호하사 감사합니다.^^
사촌 남매들이
스스로 의리를
다지고 아껴주며
살아 가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두 분 내외께서도
몸 아끼지 않고
에그타르트도 만들어
나눔도 하시고 사랑의
가족이십니다.
추위에 건강도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모여
좋은 시간을 갖곤 하네요.
그 모습을 보는
저희는 뿌듯합니다.
에그타르트는
이따금씩 만들어
여기저기 나누곤 합니다.
서로 정을 나누는 것이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