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풍차(무랑루즈)
돈키호테는 기사(騎士) 라만차가 되어 길을 떠난다.
갖은 기행을 일삼으며,
판초를 끌어내어 동행하면서
풍차(風車)를 보고 괴물로 생각해 공격도 한다.
마지막엔 고향에 돌아와 정신 차렸는지
자신의 묘비에 이름을 새기지 말라고 유언한다.
소설 <돈키호테>는 이렇게 끝을 맺는데,
평자(評者)들은 현실과 공상을 섞은 이야기라 한다.
그 공상은 시대적 꿈이라고도 하나
여하튼 독특한 캐리어를 창조했던 거다.
안병균은 1970년대 무일푼으로 함평에서 상경한다.
최종학력 국졸로 막노동하면서
닥치는 대로 돈을 벌어 서울 한복판에
대형 술집을 차리고
나산그룹의 사주(社主)가 된다.
<무랑루즈>, 이건 그가 차린 극장식 술집 중 하나인데
불란서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의 술집 <무랑루즈>를
본 땄을 거다.
파리의 무랑루즈는 1880년대에 생긴 것으로
캉캉 춤의 상징이요
세계의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성지지만
서울의 무랑루즈는 1970년대, 개발연대의 시기에
돈이 흥청거리던 시기에 물장사로 성황을 이루다가
아이엠에프를 맞아 휘청거리더니
모든 게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물장사에서 물로 돌아갔던 거다.
젊은시절, 퇴근시간에 간간 그곳을 기웃거리다가
들려보기도 했지만(ㅎ)
이젠 그것도 먼 기억으로 반추해 볼 뿐인데,
잠실롯데 갤러리에서
불란서의 화가 미셸 드라클루아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주로 파리 풍경을 담고 있는데
그게 다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거다.
지금쯤 파리의 그곳에 눈도 내릴 테지.
서울의 거리에도 토요일쯤 눈이 내린다는데..
그러면 빨간풍차, 무랑루즈도 떠올려보고
내 젊은시절도 회상해보리라.
*사진은 드라클루아의 작품 '무랑루즈'
첫댓글 무랑루즈의 기억으로
흥청망청하던
그 시절을 추억해보면서
미술작품전에 기대를 겁니다
그때 참 흥청거렸지요.ㅎ
이주일 이란분이 인기가 높았을때
TV광고에 무랑루즈 초원의집 광고가 자주 올랐었지요.
함평쪽을 지나다 보니 나산 이라는 지명이 보이기에 짐작만 했는데
그분과 그런 인연이 있는 지명이군요. 우리나라 유명 인사들이 고향 이름을 쓰시는 분들이 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후광이나, 정주영님의 아산이 그런 경우 이더군요. 석촌님도 그런 의미 신지요?
무랑루즈나 초원의집
흥청거렸었죠.
저는 그냥 저녁마을이라는 석촌이 아호입니닺
물랑루즈 영화로 본적이 있는데
원작그림도 아주 멋집니다
그랬군요.
요즘 시국 탓인지 심란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