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단풍이 유난히 늦게 들었습니다.
이제나저제나 절정을 기다리던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번개여행을 만들어
문경과 괴산의 명소로 <모듬 단풍 번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목요일 저녁 급히 공지문을 만들며 주말에는 이미 걷기 일정이 잡혀있었고, 월요일에는 비가 온다
해서 화요일을 가장 빠른 출발일자로 선택했어요. 기다리는 4일 동안 주말 저녁부터 시작된 비가
월요일까지 내려 조마조마함으로 기다리다 화요일에 달려가니 어쩌나요 안타깝게도 절정에 오르던
단풍들이 거의 비바람에 떨어지거나 시들어 버려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후기를 쓰고 있는 오늘은 수능 시험일, 어김없이 기온이 떨어졌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디제이 멘트가 딱 들어맞는 그날이였습니다.
"자신의 진짜 성격은 상황이 좋을 때보다 나쁠 때 더 들어난다고 합니다.
좋을 때 좋은 사람이 되기는 쉽지만 나쁠 때 한결같이 좋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위기는 나를 더 잘 알수있는 기회가 된다고 합니다."
먼저 아침 안개가 자욱한 문광저수지에 도착했을 때 그 노랗던 은행잎이 폭삭 떨어진 난감함이란....
당황스럽고 민망해 하는 저에게 '노란 은행잎은 어디서든 볼수 있지만 이렇게 짙은 물안개에 휩싸인
호숫가에서 앙상한 실루엣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언제 쉽게 만날 수 있냐'며 격려하며 즐기십니다.
"좋은 것도 한 때고 나쁜 것도 그 때가 지나가면 좋은 것이 됩니다.
힘든 시간을 덜 힘들게 지나는 방법은 서로 응원해 주고 격려해 주고 믿어주고...."
바로 그런 분들, 익히 알고 있던 발도행 님들의 품격을 다시 확인한 날입니다.^^
급~번개라 접수인원을 최소화해 20명 신청 기준의 대형버스 운행으로 공지를 올렸습니다만
13분이 신청하여 16인승 미니개조버스로 변경해 진행했습니다.
충북 괴산을 향해 달려가는 화요일 아침길~
짙은 안개에 시야가 짧습니다.
<< 충북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
첫번째 여행지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에 도착했습니다.
오마나~
그런데 이게 왠일이랍니까??~~~
며칠 전 인터넷에 올라왔던 그 샛노랗던 은행잎들은 모두 어디 가고 이렇게 텅빈 앙상한 가로수길이라니....
노란 단풍길을 기대하고 달려왔던 제 마음은 마침 옆에 찌그러진 의자처럼 부서지고,,,,,
당황한 마음에는 잔잔한 파문이 일어나네요~^^;;...
겨우 몇 잎 남은 온전한 은행잎에,,,,
아직 잎사귀가 붙어있는 나무는 오직 한 그루 뿐....
아무리 주말에 비바람이 몰고 지나갔다 해도 어쩜 이럴수가 있다지요....흑~~^^;;
노란색으로 가득한 안개 낀 호숫가를 그리며 달려왔는데 이게 뭐람요~~
겨우 붙어있는 빛바래고 늘어진 은행잎 마냥 저도 기운이 쪽~빠지려합니다....
혹여 은행잎이 떨어졌다해도 바닥에 노랗게 깔린 낙엽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만족스러울거라
생각했는데 그 마저도 무산되고 젖은 낙엽은 오래된 골동품 마냥 그 빛이 완전히 바래졌습니다...
1주일 전에 올라온 이 사진을 공지문에 올렸는데, 어찌나 난감하고 당황스럽던지요...
저 혼자 여행이라면 이런 분위기 저런 분위기 모두 좋다 즐기련만
단풍 기대하고 모시고 온 회원님들께는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소심한 토로 어쩔줄 몰라하는데 역시나 배려심 많은 발도행 님들 긍정적 시각의 여행을 즐기시네요.
노란 은행나무길도 좋지만, 호숫가의 이런 몽환적인 분위기 가로수길을 언제 쉽게 걸을 수 있겠냐
하시며 저를 격려하며 다들 밝게 짙은 안개 속으로 걸어가시네요.
흑~ 감동이에요. 그래서 다시 용기내어 저도 출발입니다.~~^^
문광저수지의 은행나무길은 괴산지역의 떠오르는 명소로 부상했습니다.
노랗게 물들은 은행나무가 저수지에 반영되는 수채화 같은 풍경에 사진사들에게도 인기가 높지요.
1979년 마을 어른이 기증한 300그루의 은행나무를 40여년 동안 마을주민들이 가꾸어 지금은 멋진 가로수길이
되었습니다. 마을 진입로에 있는 평범한 시골 저수지를 두른 400m 길이의 은행나무길이 가을 사진 명소로
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저수지 수면에 노란빛 반영을 만드는 은행나무길과 야트막한
산자락이 어울리는 모습도 멋지고, 저수지 주변을 노랗게 덮은 낙엽도 멋지답니다.
저수지 안에 떠 있는 좌대와 수초들의 반영 또한 사진사들에게 인기있는 오브제입니다.
해지기 전 햇살이 드리우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새벽 물안개가 낄 때의 몽환적인 분위기도 매력적
이여서 이번 여행은 물안개가 짙은 가을에 마추어 아침에 첫 일정으로 들렸습니다.
비록 노란 가로수길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몽환적인 아침 물안개길은 확실하게 성공입니다~~ㅎ
산책길을 즐기시는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미엘님 먼저~
개인 사진은 몇 컷만 먼저 올리고, 후기 아래 부분에 함께 올렸습니다.
꿈속을 벗어나듯 걸어오시는 이든님도 한 컷~
뒷모습 찍어드릴께요 하는 소리에 갑짜기 어깨가 얼음땡 되신 솔낭구님 뒷모습도 조신히 담구요~^^
'다 잘 될꺼야'라는 격려의 마음을 나누며 환타님도 찍어드리고~
오늘 하얀 점퍼의 커플룩으로 곱게 단정하신 청산님, 하얀구름꽃님도 예쁘게 ~
그리고, 안개 속에 숨어있는 주변을 한번 둘러 봅니다....
살아있는 것들과 사목이 만드는 아름다운 반영들.
작년은 가을 가뭄으로 저수지에 물이 말라 반영이 이쁘지 못했는데 올해는 담수량이 꽤 됩니다.
오늘은 아침 9시가 다 되었는데도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아 호수는 안개에 묻혀 있습니다.
가로수길을 끝에 이르니 <은행나무 산책길>이라는 안내판이 보여 좀 더 산책을 즐겨보기로 합니다.
행여 밟으면 그 고약한 냄새 때문에 조심조심 비켜 걷지만 발끝에서는 톡톡 터지는 소리가 자주 들려옵니다.ㅎ~
햇살은 보이지 않지만 그 빛은 이슬 방울에서 반짝이는 아침 인사를 건네옵니다.
겨울을 채비하며 잎새를 떨구어 몸을 줄이기 위해 물이 공급되는 수관이 막혀버린 이 마지막 잎새에
이슬은 어떤 의미일까요??....
산자락 밑으로 걸어가니 이쪽은 좌대가 더 많네요.
수변 데크길 산책로가 놓여 있습니다.
짙은 안개에 휩싸인 지금은 아직 어둠이 존재하는 시간같습니다....
안개가 너무 짙어 렌즈 핀도 잘 마추어지지 않는군요.
햇님을 호수에서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흐릿한 하늘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잔잔한 수면 위로 햇살이 드리웁니다.
얌전히 일렁이는 물결 따라 햇살의 흔들림이 매끈합니다.
시계는 아직 짧기만 합니다.
멀리 계신 청산님, 구름꽃님이 수묵화 속의 모델들 같습니다.^^
제가 이 열매 이름을 참회나무라고 알려드렸는데 틀렸네요. 참회나무는 껍질이 빨간색입니다.
데크길 산책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는 길....
이제 해가 높이 올라오며 안개가 걷히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리풀님, 환타님 오랜만에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멀리서 빛이 감지됩니다.
외로운 밤을 보내고 빛을 기다리던 가여린 나무는....
이제 빛을 만나 외롭지 않습니다...
희미하던 물체들도 자신을 드러냅니다.
아침 해가 수영하듯 호수를 돌며 아침잠을 깨웁니다.
이제 제법 길이 보일 만큼 밝아지며 안개도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평일이라 우리팀만 이 아침에 한적한 이곳을 찾은 줄 알았는데
몽환의 호수를 담으려는 몇몇 사진사들도 보입니다.
직선의 단조로움도 멋지고,,,
잔가지의 산란스러움도 멋지게 반영을 만듭니다.
은은한 회색 위에 심플함을 좀 더 강조해 보기도 하고,,,
잔가지가 유난스러운 수초의 반영도 강조해 봅니다.
모두들 스스로 비움으로, 작아짐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
저도 마음을 비우는 시간이였습니다....^^
화려함을 잃었기에 북적이던 인파들은 떠나고 한적하고 고요한 시간....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비밀스런 호수는 우리들만의 온전한 차지였습니다.^^
돌아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안개가 걷혀가는 호수를 한번 더 담고, 다음에는 노란빛에 물든 호수를 기대하며
선유동 계곡으로 이동합니다.^^
<< 개인 사진입니다. >>
하얀구름꽃님.^^
청산님, 하얀구름꽃님^^
환타님 ^^
솔낭구님 ^^
환타님 ^^
미엘님 ^^
이든님 ^^
솔낭구님 ^^
이든님 ^^
이어서 2편에서는 버스를 타고 선유동천길로 멋진 계곡길을 만나러 갑니다~~~^^
첫댓글 사진으로만 접했던 문광저수지 간다는 번개공지를 보니 눈이 번쩍~ 노란은행나무잎은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몽롱함속의 밝은 빛을 찾아 은행나무길 걷는 묘미도 좋았어요.
그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 내년에 또 오리라 마음먹으며...
아직도 몽롱몽롱합니다 ㅎㅎ
환상적이어서 아름다웠던 문광저수지 길을 다시 한번 걸어봅니다~♡
공지에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보는순간
떠나자! 사그리 떨어진
은행잎..그러나 항상 이면이
있기에 몽환적 분위기에
운치있는 길..나름 좋았답니디ㅡ.
늘 한결같은 토로님
학술적 설명이 깃들인
후기 그 정성과 열정에
새삼 숙연해지는군요.
덕분에 다시 돌아보며
되새깁니다.
정성어린 후기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처음 가 본 문광저수지
노란은행나무잎은 없었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그 길을 걸었네요 토로님 길은
늘 기다림으로..
토로님 감사합니다 ~^^
안개자욱한 문광저수지의 몽환적인 분위기~~아주 칭찬합니다~~~ㅎ
그냥저냥마냥 그 시간을 함께 즐기지 못했음이 아쉽기만 합니다~^^;;
사진과 글 읽으며 빵~ 터졌어요.
문광저수지에서 은행나무잎은 비에 다 떨어지고, 습기 머금은 자욱한 길을 걷는 중 토로님이 다소 찌그러진 의자를 찍길래 ‘토로님이 이 의자를 왜 찍지?’ 했는데, 토로님의 무너진 마음 표현했군요~ ㅎㅎㅎ
재치 넘치는 토로님~
안개 낀 문광저수지 환상입니다,,,,,,,,,,
좋은곳 좋은님들과 다녀오심을 축하드립니다,,,,,
멋진사진 감상 잘 하고 갑니다
물안개 핀 문광저수지의 또 다른 멋, 멋집니다.
좋은 사진들 즐감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안개 낀 문광저수지 환상입니다,, 내년 가을에는 한번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