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아트 디자이너 박시영
1977년 구미 태생. 포스터를 비롯해 영화를 알리는 모든 종류의 비주얼 작업물을 디자인하는 키 아트 디자이너. 시네마테크 ‘문화학교서울’과 인연을 맺으며 디자인을 시작했다. 상업 영화 포스터 데뷔작은 2006년작 <짝패>. 계원예대와 성공회대 사회학과를 잇따라 중퇴한 이력은 역설적이게도 그를 미대를 졸업하지 않은 비전공자 디자이너로 더 잘 알려지게 했다. 그가 2007년 문을 연 '빛나는'은 <마더>, <하녀>, <관상>, <곡성>, <남산의 부장들>, <사냥의 시간> 등의 블록버스터부터 <우리들>, <꿈의 제인>, <플로리다 프로젝트>, <벌새> 같은 국내외 다양성 영화까지 커버하는 독보적인 키 아트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했다.
[ 동주 (2016) ]
1차 시안
최종본
“너무 인위적이었죠. ‘윤동주를 연기하는' 강하늘 배우가 보이잖아요. 뒤의 배경들도 그렇고 시 구절에 아련한 표정까지 정보 과잉이기도 했고요. 누구나 알고 있는 윤동주를 떠올렸을 때 그 인물에 붙어 있는 감정들을 다 떼어 버리고 시대상만 가져오자고 생각했어요. 실제 그 시대 속에 있었던 한 명의 학생을 보여줄 뿐이죠. 졸업사진처럼. 여기선 ‘강하늘’보다는 ‘윤동주’가 보여요. 훨씬 담백해졌죠.”
[ 불한당 (2017) ]
1차 시안 3종
최종본
“아마 이 버전들은 어디에도 공개된 적이 없을 텐데요. 두 남우가 어깨를 기대고 앉아 있는 장면은 조금 야릇했고, 개인 컷의 경우 너무 감정이 짙었어요. 여러모로 수위 조절을 했다고 할까요. 국내에서 퀴어 코드가 아직 쉬운 주제는 아니기도 하고, 영화가 한 시각에 갇힐까봐 우려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임시완 배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정했죠. 지금 초안을 공개하는 건 이 영화를 좋아해 주셨던 '불한당원'들을 위한 일종의 팬서비스 차원도 있어요. (웃음)”
[ 변산 (2018) ]
1차 시안
최종본
“지방 출신 애가 서울에 와서 시작되는 이야기라 제가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하고 좋아한 영화였어요. 인물의 고향이 아주 시골이라는 것과 그곳의 친구들이란 소재를 더 보고 싶어서 이런 초안을 만들었죠. 그런데 저같은 맥락이 없는 분들이 보면 배우 얼굴도 잘 안 보이고, '좀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지방보다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민들을 강조해서 보편성을 주고 조명으로 무대 위를 표현하는 방향으로 수정했어요.”
[ 독전 (2018) ]
1차 시안
최종본
“흰 여백이 핵심인데, 많이 줄었죠. 흰 부분에 원래 반짝이는 흰색 가루를 뿌렸었어요. 마약쟁이들 얘기니까요. 일단 가루는 바로 탈락. (웃음) 여백도 많이 줄었죠. 표제 폰트가 작아지고 서브 카피가 추가됐어요. 장식적이었던 영문 제목 폰트도 모두 고딕이 되고요. 상업 영화 포스터가 지녀야 할 정보 전달의 기능을 생각하면 이 버전이 더 맞죠. 그런데 영화 자체가 굉장히 스타일리시해서, 그 흐름을 잇기에는 초안이 더 낫지 않을까 지금도 남 몰래 생각합니다.”
[ 완벽한 타인 (2018) ]
1차 시안
최종본
“이건 다른 거 없어요. 뭔지 모르겠대서 탈락. 극이 식탁 주변에서 전개되다 보니 스틸 컷 9천몇백 장이 다 식탁에서 밥 먹는 장면인 거예요. 그래서 얼굴만 가져와서 전화 키패드를 만들었어요. 인물들이 모두 중산층이니 1950년대 미국의 중산층이 등장하는 코카콜라 광고를 생각하면서 색을 잡았고요. 배터리가 31퍼센트 남은 건 31일 개봉이니까… 의미 없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웃음) 다들 이게 뭐냐고 했지만 포기가 안돼서 버튼에 입체감을 주기도 하고 별짓 다해봤는데, 여전히 열에 아홉이 다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식탁 주위로 인물들을 또 얼굴 따로 몸 따로 합성해서 한 장면을 만들었어요. 식탁에 앉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 잘 보이죠.”
[ 레토 (2019) ]
1차 시안
최종본
“1차 시안에서처럼 이렇게 띠를 두르고 사진을 불규칙하게 붙인 이미지들이 이미 몇 장이 있었는데, 메인 포스터라면 조금 다르게 가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다른 최종본이 뽑혔어요. <레토>는 처음부터 ‘힙스터용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한국 배우가 나온다고 해도 러시아 음악 영화인 데다 흘러간 펑크에 하드락까지... 절대로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겠다고요. 이걸 엽서로 뽑아서 카페에 두었을 때 음악에 관심 있는 관객들이 많이 집어가게 하는 게 목표였어요. 다양성 영화는 한 명이라도 더 영화를 발견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포스터에서 한번도 못 본 레이아웃으로 갔죠. 배경도 시꺼멓게 가고. 예쁘지 않아요? 잘 만들었어요, 이것도. (웃음)”
Q. 초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누구와 가장 많이 상의하나요. 감독, 제작사, 마케터 등 수많은 관계자 중에서.
A. 마케터죠. 영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대중의 시선에서 보는 사람들이니까요. 감독은 영화의 기획부터 시작해서 완성까지 한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이야기 속에 빠져 있을 수 있어요. 관객 입장에선 잘 안 보이는데 자신만 아는 히스토리가 있잖아요. 제작사는 너무 상업적으로만 흐를 수 있고, 저는 반대로 너무 그림 예쁜 거만 생각할 수 있고요. 그럴 때 마케터가 이거 뭔지 모르겠어요, 별로예요, 하면 정말 실제로 별로일 가능성이 큽니다. 바로 고치죠.
+ 이건 밑 출처 다른 시리즈에 있는 내용인데 흥미로워 가저와봄 !
거의 새로 촬영하는 수준의 합성이에요. <마더> 때 김혜자 선생님의 소매를 꼭 붙잡은 원빈 배우의 손을 따로 촬영해서 붙였다는 일화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그렇죠, 그거 제 손. (웃음) 원래 김혜자 선생님을 중심으로 '마더'에 집중한 시안들이 있었는데 도저히 원빈 배우의 얼굴을 빼고 갈 수가 없었어요. 그 과정에서 제 손이 들어가게 된 거예요. <사냥의 시간>은 포스터 촬영 스케줄을 아예 못 잡았어요. 베를린 영화제도 있었고, 워낙 바쁜 배우들이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 많죠. 영화 포스터에서 합성은 대단한 게 아니고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되게 흔한.
원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esignpress2016&logNo=221899355811&categoryNo=6&proxyReferer=http:%2F%2Fblog.naver.com%2FPostView.nhn%3FblogId%3Ddesignpress2016%26logNo%3D221899355811%26categoryNo%3D6%26parentCategoryNo%3D0
영화 포스터가 변하는 과정과 이유가 흥미로워서 가져와봄 !
박시영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는 원출처로 들어가면
시리즈별로 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출처로 ㄱ ㄱ
첫댓글 난 왜 1차 시안이 다 좋지 ㅎ
나도.....
불안당 존나웃기다 시벌 ㅋㅋㅋㅋㅋㅋㅋ 1차시안 진짜 퀴어영화같고 최종본 진짜 상업알탕영화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한당 퀴어였어?!! 걍 팬들이 엮는거인줄 알았는데;
감독이 시완이 몰래 넣어놓음..
진짜 디자이너한테 알아서 하라고 다 맡겨야함 담당자 눈 믿지마 ..디자이너 눈 믿어라 ㅠ 죄다 1차 시안이 좋네
완벽한타인은 1차가 훨 나은데..? 최종본은 뭔가 보고싶지않게생김 ㅠ
완벽한타인 1차시안 개좋은데,, 근데 최종본 얼굴 몸 식탁 따로 합성햇다는게 충격적ㅋㅋㅌㅋㅋㅋㅋㅋ
개인적인 취향은 1차가 좋은게 많은데 2차시안은 ㄹㅇ제작사에서도 별 태클없이 지나갈 디자인같이 잘 뽑았닼ㅋㅋㅋㅋ 감각 대박
오잉 나는 거의 다 최종 시안이 더 좋음...
특히 완벽한 타인은 1차 시안 갔으몉 난 절대 안 봤을 거야
불한당 완벽한타인 변산 1척 더 좋은데..
내 취향은 1차여
아 불한당 실제로도 내용에 퀴어적 스토리가 있눈거였어? 그래서 둘이 밀었구나.....
동주는 확실히 1차보다는 최종안이 훨 좋다
1차안은..디자이너가 이대로 통과되길 바라는 염원이 깃든 작품이야..
ㄹㅇ^^ 디자이너로서 매우 공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렇구나.. 역시 전문가가 왜 저렇게했지 했는데 ㅋㅋㅋㅋ
동주는 확실히 최종이 훨 좋다
나도 불한당이랑 완벽한타인 1차가 완벽하게 좋아보이는데... 퀴어적 요소는 최종본에서 더 느껴지는거같음ㅋㅋ 변산도 분위기가 1차가 훨씬 좋아보여. 최종본 대체 먼지모를 느낌.....
동주빼고 거진 1차가 나아보여
직관적인 건 최종이긴 하네
나도 디자인전공이지만... 완벽한 타인 말고는 최종이 더 나은데.. 완벽한 타인도 상업영화면 최종 시안이 사실 더 나아보여 디자인관점에선 아니더라도..
이분 유퀴즈 나온거 인상적이었음
유퀴즈 몇화야??
와 합성...
난 완벽한타인 전자 후자 다 넘좋다
근데 후자가 훨씬 더 헉 무슨내용이지??? 싶어
레토빼고 1차가 다좋은뎈ㅋㅋㅋ
댓글보니 1차가좋은이유알겟닼ㅋㅋㅋㅋㅋㅋ
다 갈아엎은것들 왤케 슬프지ㅜ..
불한당,완벽한타인 1차 너무 좋은데ㅜㅜ
독전 1차 기깔난다
나도 디자인전공인데 거의 2차가 더 좋아보인다 뭘 보여주고 싶은지 1차보다 명확하달까..?
진짜 멋있다잉
독전만 1차가 더 좋네
불한당이랑 레토 빼고 다 2차가 좋다 난 ㅠㅠ
오 나는 왜 최종이 최종인지 알겠어~ 영화에대해 아무런사전정보도없이 첫마주하는 비주얼이라고봤을때 애매하고 모호한것은 안보게될것같아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굿
완벽한타인 1차 기획의도랑 디자인이랑 다 쩐다고생각해.. 내스탈
오 나는 전부 최종본이 납득간다. 그리고 불한당은 안봤는데 최종이 오히려 퀴어+상업적 요소 다 들어가서 적당히 흥미 있어.
헉 독전이랑 완벽한타인 1차 넘이쁘다 동주 변산은 확실히 최종이 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