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키, 젠베이스 등 플랫폼 등장, 세입자-집주인-신용평가사 연결
연체 이력도 기록, 신중한 가입 필요…신규 이민자·사회초년생엔 '기회'
캐나다의 높은 주택 가격 속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세입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매달 지불하는 월세(렌트비)를 공식적인 신용 기록으로 인정받아, 장기적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렌트 보고(rent-reporting)' 서비스가 새로운 금융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캐나다에서는 주택 소유자가 모기지 상환으로 신용도를 꾸준히 쌓는 반면, 세입자가 매달 내는 월세는 신용 기록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러한 '신용 격차'를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싱글키(SingleKey)', '젠베이스(Zenbase)'와 같은 렌트 보고 플랫폼이 등장했다. 이 플랫폼들은 세입자의 동의를 얻어 월세 납부 내역을 신용평가기관에 보고함으로써, 단순 지출이었던 월세를 개인의 신용 자산으로 전환시킨다.
이 서비스는 특히 캐나다 금융 기록이 전무한 신규 이민자나 사회초년생에게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신용 기록 자체가 없어 대출 심사에서 불리했던 이들이 월세 납부만으로 신용 파일을 생성하고 긍정적인 기록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심사에서 신용 점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내 집 마련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서비스가 가진 위험성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렌트 보고는 성실한 납부뿐만 아니라 단 한 번의 연체 기록까지도 예외 없이 보고하는 '양날의 검'과 같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은 연체 한 번이 신용 보고서에 부정적인 기록으로 남아 향후 몇 년간 금융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월세 납부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없다면, 오히려 가입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성공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캐나다 신용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한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용 점수에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은 한도 역시 '잠재적 부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복잡한 신용 시스템 속에서 렌트 보고 서비스를 현명하게 이용하려면, 먼저 자신의 재정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성실한 납부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