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3. (일)
오늘 법회는 그동안 이곳 중앙교구교화못자리에 글을 올리던 제가 감상담을 발표하는 법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감상담은 발표하는 이유는 그동안 40여 년 가까이 다니던 동이리교당을 떠나 멀리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서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원불교와 맺은 인연과 원불교를 다니면서 나와의 약속, 평소 공부했던 내용들을 발표했습니다.
제가 감상담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제 법명은 승훈이고, 법호는 명산입니다.
동이리교당은 지금의 ‘법당 자리에 슬레이트 지붕의 법당이 있었는데 옆에 새로운 법당을 짓고 슬레이트 건물이 남아있게 되었는데 제가 묘한 인연으로 구 법당 자리에서 독서실을 운영했습니다.
제가 운영했던 독서실의 이름이 ‘명산독서실’이었는데 나중에 제가 받은 법호가 ‘명산’이니 참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불교를 다니면서 대산 종법사님이 희산 오철환 종사님을 처음 만나서 내려주신 법문이 ‘법회에 빠지지 말어.’라는 말씀이었다고 합니다.
참 싱거운 말씀이라고 생각했는데 분명 무슨 깊은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법회에 빠지지 않기로 결심하고 죽을 힘을 다해 법회에 참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제가 결심한 이후로 40여 년을 교당에 다니는 동안 법회에 빠진 날은 5번 정도입니다.
교당에 다니면서 딸을 2명 낳았는데 아기들을 낳고 일곱이레도 지나기 전에 교무님을 따라 문상도 가고 하관식에도 참석하였습니다.
주위 어른들의 염려의 소리가 많았지만 미신이 아닌 신앙을 하면 해결되는 일이라는 소신으로 임했습니다.
법회에 빠지지 않고 교당에 다니면서 겪은 어려움은 다른 사람이 원불교에 대해 물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던 중 대종경 교의품 27장의 말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원불교는 일체유심조 되는 이치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고, 그 이치를 알고 보면 불생불멸의 이치와 인과보응의 이치까지도 해결되고, 그 이치를 안 후에는 마음이 경계를 대하여도 요란하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게 하는 종교.
그러나 이 정도로는 상대를 이해시키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되어 고민을 하다가 교전을 공부하기로 하고 교전을 펼쳤는데 개교표어, 표어 다음에 교리도가 보였습니다.
교리도를 자세히 보니 좌우로 신앙문과 수행문을 표현해 놓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종교는 그저 믿는 신앙만 있는데 원불교는 신앙과 수행을 함께하는 종교임을 밝혀주셨습니다.
우리가 믿어야 할 인과보응의 신앙문으로 들어가면 사은사요의 44번 도로를 달려 보은이 불공임을 알게 해주셨고, 진공묘유의 수행문으로 들어가면 삼학팔조의 38번 도로를 달려 수행의 방법으로 무시선 무처선을 하도록 알려주셨습니다.
여기에서 진공묘유에 대해 의심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텅 빈 가운데 묘하게 생겨나는 원리, 아무것도 없는데 묘하게 생겨난다. 마치 말장난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수행품 7장 ‘혹 미리 노력을 하였으되 먹을 것이 넉넉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의 마음 가운데 일호의 사심이 없이 공부한다면 자연 먹을 것이 생기는 이치도 있나니, 예를 들어 말하자면 어린아이가 그 어머니의 배 밖에만 나오면 안 나던 젖이 나와져서 그 천록을 먹고 자라나는 것과 같나니라.’라는 말씀을 보고 진공묘유에 대해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고,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38번 도로를 달리는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법회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정진기도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도전하였으나 20일 정도 참석했을 무렵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껴 포기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정년퇴직을 하고 시작된 정진기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성과를 올리고 무척 기뻤고, 새벽 공기를 마시며 좌선을 하고 돌아가는 마음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새벽 정진기도에도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의 공부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 심고를 올리고, 간단하게 몸을 푸는 운동을 하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여유 시간에는 1분 선을 하고, 인터넷 법문 사경을 합니다.
처음 인터넷 법문 사경을 시작했을 때는 온갖 잡념이 생기고, 집중력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1시간 정도 집중하는 것도 무난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을 보면서 태권도 수련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이 겉으로는 차이가 나지 않지만 오래 수련을 하면 못 깨던 벽돌을 깨게 되고, 2장, 3장을 깨게 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조석심고와 선 수행을 계속하면 겉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지만, 내공이 생길 거라고 믿고 계속 수행하겠습니다.
우리 부모님께서 원래 명품으로 낳아주신 나를 경계에 따라 요란해지고, 어리석어지고, 그름이 생기는 짝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근무하시는 박인선 교무님께서 인사를 하고 계십니다.
첫댓글 우리가 공부했던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올려 놓으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