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챗봇(Chatbot) '챗GPT'가 출시 두 달 만에 월 사용자 1억 명 돌파하면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대화 수준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논문과 연설문 대리 작성까지, 인간과 비슷한 언어를 구사하며 전문 영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국 의사면허시험에서는 50% 넘는 정확도를 보였고, 로스쿨 졸업시험에서도 평균 C+ 이상의 학점을 받으며 의사, 변호사 시험까지 통과했다.
기존 AI보다 수백 배 많은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해서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챗GPT는 OpenAI라는 미국의 벤처기업이 개발했다. 인류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목표로 2015년 테슬라 창업자 머스크(Musk)를 비롯하여 여러 투자자들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OpenAI LP와 비영리 단체인 OpenAI Inc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체의 목적은 특허와 연구를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다른 기관들 및 연구원들과 자유로이 협업하는 것이다.
챗GPT란 GPT(Generative Pre-Training), 즉 생성적 사전학습을 기반으로 한 채팅 서비스로,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이 이미 만들어진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챗GPT는 매번 물어볼 때마다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Generative)해 보여준다는 점이 완전히 다르다. 물어볼 때마다 새로운 창조물을 내놓고, 또 그걸 기반으로 새롭게 학습해 다음번에는 똑같은 질문이라도 더 발전된 새 창조물을 내놓는다는 개념이다.
콜롬비아에선 한 판사가 판결문을 쓸 때, 챗GPT와 상담했다고 고백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챗GPT는 시나 소설 쓰기 등 창작의 영역까지도 파고들었다. 입춘대길을 소재로 시를 써달라고 하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오면, 새로운 꿈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라고 그럴싸한 시도 썼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영어시험을 풀어보라고 하자 수능 정답 자료를 학습하지 않아 순전히 기존 실력으로만 풀었는데, 단 6분 만에 3분의 2 이상을 맞혔다.
챗GPT는 지난해 12월 1일 공개된 이후, 하루 평균 천3백만 명 넘게 사용하고 있다. 월간 사용자 수 1억 명에 도달하는데 인스타그램이 2년 6개월, 틱톡은 9개월이 걸렸지만, 챗GPT는 단 두 달 걸렸다. 이같은 선풍적 인기에 개발사 오픈AI측은 이용료 월 20달러(약 2만4천 원)의 유료 버전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챗GPT의 돌풍을 계기로 구글과 네이버 등 국내외 IT 기업들도 앞 다퉈 AI 챗봇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편리함과 접근성도 좋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와 윤리 문제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챗GPT 개발을 주도한 Open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는 "챗GPT와 같은 제품은 너무 강력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심할 것이기 때문에 규제 당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나왔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로 무라티 CTO는 "인공지능(AI)을 책임 있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제공해야 하는데 우리는 소수이고 AI 시스템에는 기술을 넘어서는 정보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면서 "AI 시스템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에 대해 철학자, 사회과학자, 예술가, 인문학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