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다음주 토요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결혼식 한복 때문에 머리가 아픈 일이 있어서요..
결혼 전 우여곡절이 참 많았고 그야말로 하나님 은혜로 어렵게 어렵게 결혼 직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식 한복문제까지 저희 머리를 아프게 하네요.
다름이 아니라 예비장모님 한복과 저희어머니 한복 색 때문에 그런데요.
예비장모님 한복은 새로 분홍색 계통으로 맞췄습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는 외사촌형 결혼식 때 저희 외숙모가 맞춰준 연두색 저고리에 녹색 치마 한복을 그냥 입으시겠다고 고집을 부리셔서요..
새로 맞춰드린다고 하는건 한복 잘 안입는데 뭘 그러냐고 하시고 심지어 대여하시는건 어떠냐고 하는데도 그 돈도 아깝다고 그러시네요.
(저희 부모님은 결혼식을 간결하게 하는걸 원하셔서 번잡한걸 싫어하시고 예물 예단도 따로 안하시겠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예비장모님은 어떻게 신랑어머니가 녹색한복을 입냐고 화가 많이 나신 모양입니다.
예비장모님은 예단 생각하셔서 준비하셨던 돈을 저희(신부와 저)에게 주셨고 그 돈으로 결혼준비하는데 보태라고 하셨는데 그 돈으로 저희 어머니 한복도 해드리라고 하셨었습니다.
장모님은 결혼식장에서 하객들이 저희 어머니 한복 보고 예단안했냐는 얘기를 듣기가 싫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냥 결혼식 관련해서 다른 사람들 얘기 듣기가 그러신 것 같구요..
반면 저희 부모님은 주위사람들 보기에는 궁색하다고 여길 수 있을 정도로 워낙 검소하게 사시는 분들이라.. 쓸데없이 돈쓰는건 엄청 싫어하시는데 전 결혼식에는 그냥 신부가 행복해하는게 좋아서 비용을 많이 아끼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아시면 이것도 많이 싫어하실 얘기죠;;
아무튼 전통적으로 신랑 어머니 한복이 녹색계통이면 절대 안되는건지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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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어머님께서 말씀하시는것으로 보아 당연히 신랑님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결혼은 신랑신부 두사람만이 하는것이 아니고 부모님들과 함께한 양가의 대사랍니다.
두집안이 모여서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일이므로 큰일(大事)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대사이기에 예식(禮式)을 치루는것이기도 하구요.
큰일이 아니라면 굳이 하객을 초대하고 예식을 치룰 일도 없을것 같아요.
결혼식을 허례허식 없이 검소하게 치루는것 정말 좋은일 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렇지만 예식을 치루는데 있어 관습을 벗어나지 않는것이 좋을텐데
어머님께서 그렇게 주장을 하시니 많이 난감하시겠습니다.
우리 관습에 새색시가 입는 한복이 녹의홍상이었답니다...다홍치마에 녹색저리...
관습은 나혼자만 하는것이 아니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수십년내지는 수백년동안 이어온 전통이기도 하구요.
그런관습을 깨뜨리는것을 파격이라고 하는데요.....
연예인이나 특별한 사람들이 파격을 하면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데 일반사람들이 파격을 하면
이상한 눈초리로 보거나 또는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도 신랑님도 걱정을 하시고 장모님께서도 걱정을 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예식에서 신랑신부가 결혼당사자로 주인공이지만 그예식을 주관하는 사람은 혼주이기에
혼주로서 예의를 가추는것은 일반상식으로 보면 당연한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예의를 무시하시겠다는 어머님을 설득이나 이해하시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군요.
아마도 어머님 사고방식이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바꾸시도록 설득하기에는 아마도 어려움이 있을것 같습니다.
외사촌 결혼때 외숙모가 시누이가 되시는 신랑님 어머님께 한복을 지어드렸는데
반대를 하셨을지는 모르지만 얻어 입으셨잖아요....
그렇다면 반대로 이제 아들을 결혼시키니까 외숙모 한복을 한벌 지어드리고 결혼식에 참석하라고
하는것이 이치에 맞는데....그것은 차치하고라도 본인 한복도 새로 마추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비속어로 말해서 ...황소고집....이신것 같거든요.
황소고집 누가 이기겠어요....이길수 없을것입니다....신랑님께서 어머님 한복 저고리 때문에 고민하신다면...
이렇게 하는것은 어떨지 한번 제안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님 한복치마가 녹색이라고 하셨으니 치마는 그냥 입으시고 저고리만 한벌 대여하세요.
대여하는것 어머님께 비밀로 하시고...장농속에 있는 어머님 저고리를 어머님 모르게 가지고 나오세요.
그리고 그저고리를 갖고 한복대여점에 가서 어머님 저고리 사이즈와 맞는 한복을 대여하세요.
저고리 색깔은 어느것이라도 어머님께서는 입으실테니까...연한 미색이나 아이보리계열로 준비하면
치마와 저고리가 매치가 되니까 그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원단도 어머님 저고리와 비슷한것으로 하면 어색하지 않을테니까요.
그렇게 저고리만 대여하면 대여비용도 그리 비싸지 않답니다....5만원내에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대여한 한복을 결혼식 전날이나 당일날 어머님께 드리세요.
시간이 된다면 대여보다는 마춤으로 해드리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한복저고리 빨리 바느질 하면 이틀이면 가능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한복 저고리를 드려보세요.....꾸중은 좀 하시겠지만....
그리고는 아드님께서 주장을 확실히 하세요...
아들 장가가는날 ...엄마 한복 새것으로 한벌 해드리지 못하느냐고...궁상맞게 그러지 마시고 입으시라고...
그렇게 해드린 한복인데도 어머님께서 설마 안입으시겠어요?
아들 장가 가는날인데 말이예요.
설득하려고 다투시는것 보다는 그렇게 실행하심이 좋을것 같다는 의견을 드립니다.
행복한 결혼하시길 바라며 아들딸 많이 낳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