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새 삼국지연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제일주의」로 다루미 히데오 전 주중국대사 기고 / 2/6(목) / 산케이 신문
국제정치는 대난세 시대로 접어들었다. 민주주의 체제와 전제주의 체제의 대립은 미국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줄곧 설파한 구도지만 전자의 진영은 전 세계적으로 피로골절을 일으키고 있다. 극우세력과 좌파세력이 대두하는 유럽 각국의 정권은 불안정해지고 동아시아에서도 일본과 대만의 정권이 소수여당으로 전락하고 한국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혼란이 계속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미국이다. 본래는 민주주의 진영을 견인하는 리더일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관심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제일주의인 셈이다.
일본을 포함한 동맹 관계의 중시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보장상의 위협을 이유로 일본 제철에 의한 미 철강 대기업 US스틸의 매수를 저지하는 명령을 내린 바이든 씨는 지긋지긋하다. 하지만, 트럼프 씨는 차원이 다르다. 관세라는 자유무역주의에 완전히 어긋나는 수단으로 동맹국인 캐나다와 덴마크를 위협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에는 스스로 국제정치경제질서를 지키려는 발상이 없다.
요컨대 국제법을 가볍게 어기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기존의 국제질서 변경을 꾀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씨의 새로운 삼국지연의가 시작된 것이다.
그럼 일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명제에는,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국제법이나 세계무역기구(WTO)의 룰을 소중히 해야 한다, 라고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깨끗하게 일본의 국익을 지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예를 들어 US스틸 문제에서 미국의 주요 철강회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보다 "일본은 더 나쁘다. 일본은 1945년부터 배운 게 없다" 고 쏘아붙였다.
전후 일본의 방식을 부정하는 듯한 폭언에 「개별 기업의 경영자의 발언에 조목조목 코멘트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공가님과 같은 대응으로는 국익을 지킬 수 없다.
※ 공가(公家)란 중세부터 메이지 2년까지 조정 내에서의 업무를 담당한 사람들로, 그 업무를 세습받은 사람들을 말한다.
일본은 경제나 안전보장상, 미·중·러 중에서 미국을 선택하지만, 그 때도 「미·일 관계가 기축」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일본의 국익 최우선으로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어야 한다.
트럼프 씨가 임기 중 대중 강경 노선을 관철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이 없다. 단지, 과거 미·중 양국이 접근한 예는 몇개나 있고, 그때는 동맹국 일본은 항상 「패싱」(무시)되어 왔다. 또, 과거에 미중이 딜(거래) 했을 때는, 반드시 미국측 관계자가 우선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취임 100일 안에 방중하겠다는 트럼프 씨가 합성마약 단속이나 대미 투자를 놓고 시 주석과 딜을 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비해야 한다.
체제 문제에 관심이 없는 트럼프는 중국에서 보면 대응하기 쉬운 상대이기도 한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수상에게는, 트럼프 씨와 맹우 관계가 되는 것과 동시에, 시 씨와도 양호한 관계를 쌓아 올린 아베 신조 전 수상의 수법을 허심탄회하게 배워, 일본 제일주의의 입장에서, 대담하고 강하게 외교를 전개해 주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