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편 119: 71).
♥† 두드려야 부드러워진다! †♥
TV에서 우연히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만화가 허영만 씨가 지역의 오래된 맛집을 탐방하며 그 식당과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인천에 있는 한 음식점은 47년간 한 자리를 지켜오며 소고기의 4가지 특수부위를 판매한다. 무쇠판에 고기들이 올라가고 지글지글 먹음직스럽게 구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무쇠판 옆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양념된 야채에 눈길이 갔다. 허영만 씨가 "이게 뭐요?" 라고 묻자, 주인이 답한다. "더덕이요! 차돌에서 기름이 나온 다음에 더덕에 스며들면 더 맛있어져요"라고 대답한다.
허영만 씨가 "더덕이 너무 맛있어요! 더덕을 어떻게 구웠는데 이렇게 말랑말랑하지?" 재차 묻자, 다시 주인이 답한다. "두들기잖아요, 두드려서 무쳐야지, 그냥 무치면 뻣뻣해서 못 잡숴요. 그냥 하면 양념이 안배요. 두들겨야 양념이 배이지."
그때 이 '두드림'이라는 단어가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두드려야 부드러워진다." 이 말 속에 '고난'이 연상되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난을 경험한다. 고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두드리시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첫째는,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이다.
뻣뻣한 이유가 무엇인가? 두드림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난이 주는 유익은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고난은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쳐 준다. 온유와 겸손의 특징은 부드러움이다. 부드러움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존귀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양념이 골고루 배이게 하기 위함이다.
고난은 인생의 다양성을 경험하게 한다.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 인생의 각종 양념이 고난이라는 두드림을 통해 배이게 되는 것이다. 질기면 양념이 잘 배이지 않는 법이다. 고난은 힘들다. 그러나 고난을 통해 우리 인생에 양념이 골고루 잘 배이게 되면 참 맛이 나는 인생이 된다.
셋째는, 진한 맛이 우러나오게 하기 위해서이다.
두드려야 진정한 맛을 내는 것은 '북어'다. 북어 하면,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시집살이 하면서 다듬이 돌 위에 올려놓고 방망이로 두들기는 생각이 난다. 북어는 두드릴수록 살결이 찢기고 부드러워진다. 깊은 두들김 속에 있는가? 더 깊은 국물이 우러나오게 된다.
지금 당신에게 하나님의 두들김이 있는가? 그것은 나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이며, 다양한 인생의 양념이 골고루 잘 배게 하기 위함이며, 진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깨닫고 주님의 두들김 속에 온전히 나의 인생을 맡기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기를 바란다.(이철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마포1대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