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자 김경철씨 ㅣ 김지헌

[이철]

무연고자 김경철씨

봉고차 한 대가 도착 하더니

빠르게 한 주검을 옮긴다

24세 꽃다운 나이의 무연고자 김 경 철씨

마지막 길에서야 이름을 얻은 김 경 철씨

아무도 울어주지 않고

아무도 찾지 않던

그의 생을 요약해 준 건

관 위에 놓인 국화 꽃 한 송이

화장장 전광판에 떠있는 김 경 철씨

그 이름도 곧 지워질 것이다

염도 없이 화장을 하고는 산골장에 뿌려졌다 

무연고자 공동 산골 장에서야 비로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 김 경 철씨

그의 마지막은 아주 간결하게 해결되었다

무연고자 처리를 위해

경찰관이 지어준 이름 김 경 철

한 번도 꾹꾹 눌러 써본 일이 없는 이름

경찰관이 말하기를

내일이면 또 다른 김 경 철이

그 위에 뿌려 질 거라고 한다

그의 마지막 길

노란 눈물 뚝뚝 떨구며 고개 넘는 감국 조문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