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공립학교 부지를 아파트 건립 시행사 측에 시세의 절반 값으로 매각해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특히 매각대금과는 별도로 학교발전기금 5억원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공공재산 매각을 둘러싼 '뒷거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과 남구 신정동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시행사인 (주)리더스산업개발은 지난 2월 26일 아파트 부지와 도로부지에 편입되는 신정고등학교 땅 6필지 1,069㎡를 평당 450만원에 매각키로 하고 총 14억7천700여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정고 일대 주변 땅값은 시세로 평당 1000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이 같은 학교용지 땅값을 시세의 절반 값에 아파트건설 업체의 도로부지로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강북교육청 관할의 중구 우정초등학교 부지 3,857㎡를 감정가인 39억7천271만원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실거래가 75억2천550만원에 매각한 사실을 감안해 볼때 신정고 부지는 헐값에 매각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중구 약사동 울산동여중 부지 270㎡ 역시 평당 감정가는 30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할 강북교육청은 이 지역 재개발사업 시행사인 (주)아크C&C 측에 시세가인 평당 70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신정고 부지 헐값 매각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시교육청과 아파트 시행사측 간의 매매계약서 체결에 앞서 지난 1월 31일 신정고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장, 총동문회장 명의로 (주)리더스산업개발 측과 학교부지 매입에 따른 학교발전기금 5억원을 총동문회 통장으로 입금해야 한다는 약정서까지 체결한 것으로 확인돼 '뒷거래' 의혹도 받고있다.
신정고 부지 매각과 관련, 이 학교 총동창회 관계자는 "(주)리더스산업개발과 학교발전기금 약정서를 체결할 당시 5억원을 동창회 통장으로 입금한다는 조건으로 약정서를 체결했으나 기금을 지난 8일 시교육청으로 입금시켰기 때문에 약정서 체결은 원인 무효"라며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주)리더스산업개발 측은 "신정고 부지 매입 추진 당시 총동창회 등에서 민원이 발생하자 시교육청이 민원 해결 후 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총동창회에다 발전기금 5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학교 부지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지역이어서 감정가로 매각하게 됐다"며 "학교발전기금을 총동창회 명의로 줄 수 있는 명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