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정원 꾸미듯 스타일리시하게
키친 가든 만들기
아직도 ‘도시 농사’라 하면 상자를 활용한 샐러드 박스만 떠올리는가? 작물의 특성을 고려하면 도심에서도 얼마든지 아기자기하게 농사지을 수 있다. 채광이 좋지 않고 통풍이 잘되지 않는 열악한 실내에서 작물을 키우려면?
1. 유리병을 활용한 수경 재배
|
채소를 기르고 싶지만 바닥에 흙이 떨어지거나 흙에서 벌레가 나오는 등의 문제 때문에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면 수경 재배를 추천한다. 수경 재배는 식물의 뿌리를 물에 담가 영양분을 물에서 공급받는 방식으로, 잎채소를 기르기에 적합하다. 취향대로 고른 유리병에 식물을 매치하되, 식물 뿌리보다 병 입구가 넓으면 뿌리가 흔들릴 수 있으므로 주트jute 끈(식물 소재로 만든 친환경 끈)을 감아 지지대를 만들어준다. 애플민트, 셀러리, 딜, 바질, 상추처럼 뿌리가 예쁜 작물을 식재하면 더욱 멋스럽다. 물은 뿌리가 썩지 않도록 매일 갈아주거나 적어도 3일에 한 번씩 갈아줘야 하며, 수경 재배용 영양제를 넣어주면 생장 속도가 빠르다.
2. 공중에 매달아 키우는 채소
|
최근 화기를 천장에 매달아 공중에서 식물을 기르는 행잉 가든이 인기다. 이때는 작물 선정이 중요한데, 난쟁이방울토마토나 딸기처럼 뭉글뭉글 자라면서 밑으로 처지는 식물을 심어야 제격이다. 식물을 촘촘하게 심어 창가에 걸어두면 열매가 열릴수록 멋스러운 공중 정원 완성! 행잉 가든 전용 화기를 사용하거나, 주트 끈을 그물망처럼 엮어 화기를 담아도 좋다. 물은 흠뻑 준 뒤 물기가 완전히 빠지면 다시 걸을 것. 행잉 가든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공간에서도 유용한 방식이다.
3. 토분을 모아 만든 허브 농장
|
디자인과 크기가 다양한 토분을 매치하면 텃밭 없이도 허브를 근사하게 키울 수 있다. 국내산은 물론 독특한 분위기의 중국산 빈티지한 토분, 토분의 전형을 보여 주는 독일산 토분, 색감이 곱고 섬세한 장식을 갖춘 이탈리아산 토분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므로 취향에 따라 매치하며 입체감 있게 꾸밀 수 있다. 이때 식물이 옆으로 퍼지는 애플민트나 타임 같은 허브는 처음 심을 때 면적이 넉넉한 토분에 심고, 나무처럼 위로 크는 레몬밤・로즈메리・스테비아・레몬버베나 등은 깊이가 있는 토분에 심을 것. 특히 후자에 속하는 허브는 다년생식물로 오랫동안 기를 수 있으므로 처음 심을 때 마음에 드는 화기를 사용하길 권한다. 토분은 습기를 머금는 소재이므로 바깥쪽에 뿌옇게 곰팡이가 피곤 하는데, 이 점이 꺼림칙하다면 시멘트 화기로도 불리는 FRP(무게가 가벼운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화분을 사용해도 멋스럽다. 화분을 배치할 때는 햇빛을 충분히 쬐도록 작은 식물을 앞에 놓고, 뒤로 갈수록 큰 식물을 놓되 크기가 비슷하다면 작은 사다리를 활용해 계단식 으로 배치하면 입체감 있고, 좁은 공간에 많은 식물을 들일 수 있다.
4. 미니어처 샐러드 텃밭
싱글 가구에서 여러 가지 작물을 동시에 기르고 싶을 때 유용한 아이디어. 화기 하나에 셀러리, 적근대, 아삭이상추, 레드 치커리, 청치마상추, 케일, 오크 등 물 주는 시기가 비슷한 잎채소를 모아 심는 것이다. 빛이 들어오는 방향부터 키가 낮은 식물을 심고, 대가 가느다란 식물은 키가 낮은 식물을 지지대 삼아 심으면 된다. 식물을 실내에서 키우면 외부에서 키울 때처럼 풍성하게 퍼지지 않으므로 간격을 촘촘하게 심는다. 이때 목공소에서 제작하거나 리빙 마켓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 프레임을 씌워주면 미니 온실처럼 예쁜 풍경이 연출된다. 채광이 부족하다면 식물에게 좋은 파장을 발산하는 식물 생장등을 프레임에 달아 사용해도 좋다. 식물 생장등은 을지로나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최근 LED 전구를 사용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5. 초록을 담은 DIY 컨테이너 가든
바로 지금, 컨테이너에 수수나 옥수수 모종을 심으면 여름철 작물을 수확한 뒤 가을이 되기 전까지 초록이 무성한 텃밭을 즐길 수 있다. 키 큰 식물을 심을 때는 깊이가 깊은 컨테이너를 사용해야 건강하게 잘 자라고 미관상으로도 좋다. 햇빛이 잘 드는 벽 쪽에 놓으면 별도의 지지대는 세우지 않아도 된다. 마음에 드는 컨테이 너가 없다면 DIY로 컨테이너를 제작하는 것도 방법. 원하는 규격의 나무 상자를 만든 뒤 작물과 어울리는 색상의 오일 스테인을 칠하면 된다. 물이 충분히 빠질 수 있도록 바닥을 띄워서 제작한 뒤 배수판과 펠트를 차례대로 넣고 흙을 담아 모종을 심을 것. 가을에는 보리를 심으면 싹이 움튼 채 겨울을 나고, 다른 작물이 싹을 틔우기 전인 초봄까지 초록빛을 선사한다. 완전히 자라면 황금빛 보리가 바람에 살랑이는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기자/에디터 : 글 이새미 기자 | 사진 민희기, ⓒ 한국일보 주요뉴스
위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