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의 1.6배 규모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고나 기타 결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력을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가 미비해 거래전 일단은 색안경을 끼고 중고차를 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오토모티브(SIA SHOW 2008)는 자동차 전시회 형태로 다양한 중고차를 직접 보고 거래할 수 있는 형태의 선진 자동차 문화로 한걸음 진보한 카쇼(CAR SHOW)다.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차종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자유롭게 전시된 분위기로 영업사원(?)의 눈치 없이 마음 편히 둘러 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물론 이곳에 전시된 차량은 모두 중고차다. 정식 수입 업체를 통해 수입된 차도 있고 병행 수입 업체를 통한 차종도 눈에 띈다. 물론 국산차도 있다.
중고차 시장은 전자상가 만큼이나 상인(딜러)들의 호객행위와 미끼매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를 근절하고 보다 양성적인 방법을 통해 자동차 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것이 이번 전시회를 담당하는 김필수 조직위원장의 목표다.
고급 호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차량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전시장 입구에서 일본 경차 삼총사를 볼 수 있었다. 혼다 피트(Fit)는 '무겐'이라는 혼다의 전용 튜닝 업체덕에 경차임에도 다양한 튜닝 파츠를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닛산 마치(March). 요즘 종종 연예인들이 타고 다니는 피가로와 비슷한 모델로 미쓰비시 아이(i)와 더불어 일본에서 인기 경차 모델 중 하나다.
요즘은 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닛산 큐브(Cube)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엄청난 크기의 포드(FORD) F-150 모델. 6인승 모델로 미국에서 2만불 이하로 팔리는 대표적인 픽업 모델이다.
전시장 한켠에는 국산 자동차도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수입차를 전시장 입구에 배치해 참관객의 발길은 뜸하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현대 그랜저 TG의 수출형 모델 AZERA.
정식 수입 브랜드도 전시회에 출품 했으나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SLK 모델 하나만을 전시했다.
중고차 위주다 보니 차량 외관 관리나 복원에 필요한 용품 업체도 몇몇 눈에 띄었다. 사진은 일반 왁스 코팅막보다 두껍고 내구성이 높아 차량 도장면에 코팅이 오래 지속되는 유리막코팅 업체 부스다.
가죽 시트는 일반 직물 시트에 비해 정전기 발생이 적고 착좌감이 좋아 요즘은 거의 채택하는 옵션 중 하나다. 하지만 가죽은 오래쓰면 벗겨지거나 얼룩, 변색 등의 문제가 있는데 이를 말끔히 복원하는 업체도 출품했다.
전시회에서 눈에 띈 아이디어 상품. 비가 올 때 사이드미러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막아주는 액세서리다. 기존 사이드 미러에 부착하는 형태로 위쪽에 사각 방지용 미러가 추가로 달려있다.
튜닝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보니 각종 캐미컬 제품이나 에어크리너, 브레이크 관련 업체의 부스도 보인다.
지금까지 봐온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적어도 주차장에 가지런히 놓여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국내 중고차 시장과는 다르다. 미국에서는 차량을 거래할 때 미리 딜러가 차를 출고하고 전시해 놓으면 고객이 보고 가격을 흥정해 구입하는 방식을 쓴다.
따라서 미국내 권장소비자가인 MSRP는 말그대로 정찰 가격일 뿐 구입을 하는 고객의 거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가격으로(Invoice) 구입이 가능하다. 차량 딜러는 구하기 어려운 차종은 기준 가격인 MSRP보다 높게 팔 수 있고 반대로 구매자는 인기가 없는 차종을 골라 훨씬 싼 가격에 구입이 가능한 제도다.
아직까지 이런 거래 방식은 적용되지 않고 전시 방법은 미국 방식을 차용하고 거래 방식은 기존 국내 중고 판매에 기반한 '신 한국형 중고차 거래'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첫 술에 배부를리 없겠지만 이런 제도가 국내 실정에 맞게 제대로 정착된다면 보다 성숙한 자동차 문화로 변화하는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물론 제대로 정착하는 것으로 가정했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