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입암산(笠岩山) 입암산성 갓바위(笠岩) ♤ 산행거리는 11㎞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30분~4시간
근교산&그너머 <799> 장성 입암산 단풍산행 진수성찬 단풍 잔치… 색색의 나무터널 따라 느긋한 '만찬' |
근교산&그너머 <799> 장성 입암산 단풍산행
진수성찬 단풍 잔치… 색색의 나무터널 따라 느긋한 '만찬'
단풍이라고 하면 대다수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내장산이다. 그만큼 내장산 단풍은 우리나라 단풍 유람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내장산이 화려한 단풍뿐만 아니라 기암절벽과 계곡 등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하면서도 특징 있는 산세를 지닌데다가 해발 600~700m대의 높지 않은 산이 이어져 남녀노소 구분 없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로를 따라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어 산 아래에서도 얼마든지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내장산에는 국내에 자생하는 단풍나무 15종 가운데 11종이 있으며 이들이 어울려 화려한 색을 빚어낸다.
흔히 내장산은 백암산 상왕봉이나 서래봉, 신선봉, 까치봉을 잇는 코스를 많이 찾는다. 계곡과 능선이 엇갈려 코스를 다양하게 잡을 수 있고 산행하는 맛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그 때문인지 내장산국립공원의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입암산(笠岩山·687m)은 발길이 드문 편이다. 발길이 드물다고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내장산의 다른 코스에 비해 번잡하지 않다는 것이지 단풍철이면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더라도 조금은 여유 있게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입암산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도로 주변에도 단풍나무를 심어 터널을 이루고 있다. 산행을 하기 전부터 단풍에 흠뻑 취하는 길이다.
◇ 내장산국립공원 코스 중 상대적으로 호젓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입암산은 전북 정읍시와 전남 장성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 안의 내장산이나 백암산보다 100m 정도 낮아 산세가 험하지 않지만 갓바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일품이다. 북쪽에서 서쪽으로는 가까이 높은 산이 없어 너른 벌판 뒤로 시원한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입암산에는 정상과 갓바위를 잇는 능선에 조선 시대 개축한 입암산성이 있다. 현재 정상은 휴식년제로 출입할 수 없어 이번 답사에서는 갓바위(638m)를 올랐다가 오는 원점회귀 산행을 했다. 코스가 길지 않고 길이 완만해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다. 이 코스가 아쉽다면 남창탐방지원센터 갈림길이나 장성새재 옛길로 들어서면 백암산 상왕봉으로 이어갈 수 있다.
입암산 산행은 내장산 국립공원 남창지구 주차장을 출발해 전남대수련원 입구~탐방지원센터~장성새재 갈림길~은선동 삼거리~안부~삼거리(등천리 방향)~전망대~석문~갓바위 정상~입암산성 북문~윤진 순의비~성내마을터~남문을 거쳐 은선동 삼거리로 온 뒤 주차장으로 되돌아간다. 전체 산행거리는 11㎞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30분~4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30분 안팎 걸린다.
◇ 갓바위에선 선운산·변산반도 막힘없는 조망
남창지구 입암산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도로를 따라 잠시 올라가면 전남대수련원 입구를 지나 다리를 건넌다. 곧바로 남경산기도원 왼쪽 흙길 임도로 들어선다. 여기서부터는 계곡 옆을 따라 올라간다. 거의 경사가 느껴지지 않는 넓고 완만한 길이다. 초입부터 단풍나무가 반긴다. 100m가량 가면 남창탐방지원센터다. 센터 오른쪽으로 나 있는 오르막 길은 몽계폭포(1㎞)와 상왕봉(3.8㎞)을 거쳐 백양사(5.8㎞)로 이어진다. 답사로는 직진이다.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자연탐방로가 있다. 계곡 주변으로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이다. 답사로는 직진해서 계속 올라간다. 새재화장실을 지나면 곧 장성새재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장성새재를 거쳐 백암산과 백양사로 갈 수 있다.
길은 조금 경사진 곳은 굵은 돌을 깔아두었고 완만한 곳은 편안한 흙길이다. 새재 갈림길에서 5분가량 올라가면 다리를 건너고 오른쪽으로 숲 체험장이 있다. 여기서 답사로는 갓바위(4.3㎞) 방향 직진이다. 전남대가 1960년대 조성한 삼나무 숲을 지난다. 잠시 뒤 삼나무 숲이 끝나면 다리를 건너고 경사가 잠시 가팔라졌다가 다시 완만해진다. 길이 넓은데다 경사가 완만해 걷는데 별 어려움은 없지만 좌우로 늘어선 단풍나무를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레 걸음이 느려진다. 곧 다리를 건너면 계곡 합수점인 은선동 삼거리(입암산성 갈림길)다. 답사로는 여기서 왼쪽으로 올라 갓바위를 거쳐 다시 오른쪽 길로 내려오게 된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오른다. 등산로 주변뿐만 아니라 좌우의 산 사면도 단풍나무의 붉은색을 비롯해 색색으로 물들어 있다. 10분 정도 오르면 다시 삼나무 숲을 지나는 흙길이다. 지난 태풍에 넘어진 나무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걸 흔하게 볼 수 있다. 완만한 숲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20여 분 호젓한 길을 여유 있게 걷다 보면 길이 계곡과 헤어져 왼쪽 산 사면으로 오른다. 2~3분이면 능선에 올라선다. 답사로는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가면 방장산으로 이어지지만 비법정탐방로다. 곧 삼거리다. 왼쪽은 등천리(1.7㎞) 방향이고 답사로는 직진이다.
◇ 산성 안 하산길은 마을길 걷듯 편안한 산책
완만한 길을 잠시 걸으면 이정표(갓바위 0.5㎞)를 지나며 곧 가파른 오르막이다. 전망대를 지나면 곧 거대한 바위들이 맞물려 있는 석문(石門)을 지난다. 20여 m 계단을 올라가면 오른쪽에 다시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부터 길은 완만하게 갓바위까지 이어진다. 정상 바위가 보이면 길은 오른쪽으로 우회해 오른다. 데크 계단을 올라가면 갓바위 정상이다. 펑퍼짐한 정상부에 집채만 한 바위 하나가 누워 있다. 정상부 끄트머리엔 전망데크가 있다. 정면의 호남고속도로 뒤로 입암저수지와 그 왼쪽의 방장산이 보이고 멀리 선운산도립공원과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윤곽이 뚜렷하다. 답사로는 정상에서 내려와 반대쪽 북문(0.8㎞) 방향이다. 철계단을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면 곧 우뚝 선 바위 옆 계단으로 내려간다. 갓바위 입암(笠岩) 바로 옆에 선 바위 입암(立岩)이 자리 잡은 격이다. 여기부터는 입암산성 성벽 위를 따라 완만한 길을 걷는다.
10분 정도면 이정표가 선 입암산성 북문 삼거리다. 왼쪽은 만화제(1.5㎞) 방향이고 답사로는 오른쪽 남창주차장(4.8㎞) 방향 내리막이다. 올라오는 계곡 길과 달리 북문 주변은 단풍나무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윤진 순의비 입구다. 왼쪽으로 100m가량 올라가면 정유재란 때 의병장 윤진의 순의비가 서 있다. 되돌아나와 계속 내려간다. 하산하는 길은 완만한 분지처럼 보인다. 지형만 봐도 예전 산성 안에 많은 이가 머물 수 있었을 듯하다. 5~6분 내려가면 성내마을터다. 성내리라는 마을이 있었던 이곳을 지나는 길은 산길이 아니라 여느 마을길 같은 분위기다. 5분 정도면 한창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입암산성 남문이다. 주차장(3.3㎞) 방향 길을 따른다. 남문을 지나면 유독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길이 가파르지는 않지만 잔돌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20분이면 은선동삼거리에 닿고 여기서부터는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남창탐방지원센터를 거쳐 30분 정도면 주차장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삼한 시대 축조한 입암산성엔 곳곳 '항쟁의 역사'
입암산 산행은 사적 제384호인 입암산성을 중심으로 한다. 산성 왼쪽으로 올라 갓바위를 지난 뒤부터는 산성 성곽을 따라 걷고 북문에서 남문까지는 입암산성 안을 걷는다. 산행하는 곳곳에 입암산성과 관련한 유적이 있다. 들머리인 남창마을이라는 지명도 산성과 관련해 있다. 남창(南倉)은 산성 남쪽의 창고라는 의미로, 입암산성에서 쓸 물건을 저장하던 데서 유래했다. 창고는 지금의 전남대 수련원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곧 나오는 장성새재 옛길은 장성 사람들이 정읍으로 장을 볼 때 넘나들던 길이다. 옛날에는 발길이 잦아 주막도 있었다고 하지만 1960년대 말에 성내의 주민이 떠나고 군사용 도로로 이용하다가 지금은 자연 탐방로로만 쓰이고 있다.
갓바위를 지나 성 안에 들어서면 잇달아 옛사람들의 자취를 만난다. 입암산성은 장성군 북하면과 정읍시 입암면의 경계로 삼한 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백제 때는 견훤이 요새로 쓰기도 했다. 고려 때는 송군비 장군이 몽골군을 물리쳤고 정유재란 때는 의병장 윤진이 왜적에 맞서 싸우다가 전사한 곳이다. 과거엔 네 곳의 포루(砲樓)와 두 곳의 성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북문은 이름만 남고 남문만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 교통편
- 남해~호남고속도로 타고 백양사IC서 빠져나와
내장산국립공원 남창지구로 가려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순천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탄다. 대덕분기점에서 고창담양고속도로로 바꿔서 달리다가 장성분기점에서 다시 호남고속도로를 탄다. 백양사IC에서 빠져나와 백양사 방향으로 가다가 남창(입암산) 방향으로 들어가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상당히 불편하다. 일단 부산에서 광주까지 가야 한다. 광주에서 백양사역 앞 장성 사거리터미널 가는 버스는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있다. 장성 사거리터미널에서 남창으로 들어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8시20분, 10시, 오후 1시50분, 4시50분 네 차례 있다. 남창에서 나가는 시각은 여기에 30분을 더하면 된다. 사거리 개인택시 (061)392-8234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