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5~11.6 일본, 큐슈
일본인은 사생활을 침해받는 걸 아주 싫어한다구 듣고 있었는데
뜻밖에 자신들의 생활공간을 방문자와 공유하는 농가민박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여쭤보니 우리가 알고있듯 극단적인 이야기들은 대도시의 경우이고
시골에선 비교적 허물없이 왕래하며 종종 이웃집과 함께 밥도 먹고 한답니다.
이 농가민박은 "시골에 친척집 하나 만들었다"는 개념으로 운영하는 것이고
민박 운영자 또한 친척이 왔을 때처럼 집에 함께 거하며 대접하는 형태입니다.
당근, 대가로 받는 돈보다 훨씬 더 많은 품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생계가 아주 급한 농가는 못 합니다.
소득사업이라기 보단 기반이 안정된 농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운동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묵어가는 어린 이들이 장차 후대의 농촌에는 고객이 될 거라는, 사회를 하나로 묶기 위한 투자입니다.
그래서 농가민박협의체는 참여하는 회원을 대단히 신중히 심사하여 받아들이고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게끔 합니다.
요몇년 전부터 농가민박을 시작하여 주도하시는 분은 지금 70세가 넘으셨고, 말없이 도우시는 남편분은 지역 기관의 은퇴자이셨습니다.
이 사업을 지도하는 농업진흥센터입니다.

요기서 민박협의회가 손님들을 맞이하죠.

자체교육과 연구를 위한 조리실습실.
이건 일본의 전통 목욕장입니다. 워낙은 여기서 목욕하고 농가로 가는데, 넘 피곤해서들 패스~

건물 밖에서 불을 때는 아궁이 위로 설치된 목욕통.
우리끼리는 인간삼계탕이라며 낄낄거리던 이 목욕솥에는 보통 3명쯤 들어간다고 합니다.

목욕솥에 불을 때는 아궁이.

농업진흥센터는 높직한 언덕 위에 있는데, 건너편 얕은 산언덕이 모조리 벚나무입니다.
벚꽃이 피면 작은 축제도 연다고 하는데, 저기에 다 벚꽃이 피면...... 상상이 가시남요?

히메시마 마사오씨와 부인 히메시마 교오코씨의 농가. (일본은 결혼하면 보통 남편 성을 따릅니다)

울밑으로 화단이 있지만, 안채의 앞에 가꾸는 작은 정원.

평상 위에도 화분과 항아리, 조가비로 자연스럽고 정감있게 장식하였습니다. (저건 우리 보따리)

바지런한 농부 히메시마씨. 둥근마를 캐는 삽을 보여주십니다.

일행과 사진을 찍는 히메시마씨.
당근 말 안 통합니다. 히메시마씨도 시골농부이고 우리 셋도 참 딱하게 일본어 배운사람이 없습니다.
그저 헤아릴 밖에요.... - -;;

부인께서 차려주신 밥상입니다.
그릇 하나하나가 꽃처럼 예쁘고, 채소의 찜과 절임이 주된 반찬입니다.

비쌀 거인데, 연어까지 사오신 히메시마 부인.... - -;
오른쪽에 보이는 건 레몬이 아니구 여기 오이타현 특산물인 요리용 "가보스"입니다.
가보스는 레몬보다 신맛이 덜하여 부드럽고 향기가 더 좋습니다. 향미료로 많은 양념에 넣고 과자도 만듭니다.

꽃으로 장식한 연두부찜. 바쁘실 거인데... - -;

재작년에 일본에서 반해버린 수란이 아쉬웠는데 딱 그만큼 익힌 노른자의 계란지짐.
맵지 않은 고추꼬치는 짭잘하고 맛있습니다. 손맛에 농업진흥센터에서 닦은 내공이 더해졌겠지요.

이분도 농가민박을 하시는 분인데 요번엔 부추 비닐하우스 견학만 치르셨습니다.
농협이 판매를 해주고, 농민은 품질좋은 부추만 생산하면 되는군요.

향이 강한 향신채는 안 먹지만 부추는 비교적 많이 이용한다는군요.
일년에 여섯번 정도 베어 수확하고 2~3년 안에 새로 심는다는 부추(일본어 : 니라) 재배포장.

첫댓글 사진 잘 보았습니다. 감사드리구요, 자세한 설명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샬롬!!
일본의 정원을 보면 한국의 전통조경이 저러 하였을거라 생각됩니다 낮은 경계 편안한 시야... 그란디 우리는 그것들을 잊고 살아간다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