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불모지 고성서 '셔틀콕 향연'
고성군 체육관 등 시설 지원 덕…
'스파링 상대'배드민턴팀 없는데도 전국서 전지훈련팀 속속 몰려와
배드민턴 불모지 고성군이 새로운 전지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고성군에서는 창원의 성지여중을 비롯한 전국 중등부 배드민턴부 5개 팀이 합동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대개 겨울철 전지훈련은 스파링 상대를 찾아 장소를 정하는 것이 불문율이어서, 배드민턴팀이 전혀 없는 고성군에 배드민턴 전지훈련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것은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고성을 택했을까?
이번 전지훈련에 참가한 이들은 고성군의 좋은 시설과 고성군 배드민턴연합회의 아낌없는 지원을 꼽았다. 고성군은 이번 전지훈련팀을 위해 고성실내체육관을 흔쾌히 대여해줬고, 그동안 실내체육관을 사용하던 연합회에서도 전지훈련팀 방문을 환영했다.
?고성실내체육관에서 창원 성지여중, 서울 양동중, 수원 명인중, 경북 청송여중 등 전국 4개 팀이 실전훈련을 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성지여중 강복승(46) 코치는 "그동안 동계훈련은 배드민턴팀이 있는 지역을 찾아 연고지역팀과 함께 훈련하는 게 관례였지만, 올해는 체육관 사정 등이 여의치 않아 고민이 많았다"면서 "실내체육관을 통째로 전지훈련팀에 내주고 인근 웨이트장과 수영장까지 이용할 수 있어 참가한 모든 팀이 만족했다"고 말했다.
밀양여중은 2박 3일의 짧은 일정으로 참가하고 나서 먼저 짐을 꾸렸지만 서울 양동중, 수원 명인중, 경북 청송여중은 모든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처음 고성군을 찾은 배드민턴팀도 이번 고성전지훈련에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서울 양동중 손미진(34) 코치는 "훈련할 수 있는 시설과 주변 환경도 마음에 들고, 5개 팀이 함께 훈련을 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도 크다"면서 "이번 합숙훈련을 통해 2월 있을 소년체전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은 오전 고성실내체육관에서 줄넘기와 근력보완훈련을 마친 뒤 9시부터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병행했다. 오후에는 인근에 있는 공원에서 140개 계단을 수차례 오르내리고, 인근 수영장에서 피로를 풀며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
고성군에서 창원 성지여중을 비롯한 전국 4개 팀이 합숙동계훈련 후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강복승 코치는 "훈련 뒤 수영장에서 몸을 풀면 뭉친 근육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여러 지역을 번갈아가며 전지훈련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좋은 시설과 다양한 혜택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고성군과 배드민턴연합회에 감사함을 전했다.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은 체육관을 흔쾌히 빌려준 배드민턴 동호인들을 위해 친선경기를 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성군 배드민턴연합회 최낙순 회장은 "해마다 고성은 태권도와 역도, 축구팀들이 자주 찾았는데, 이번 전지훈련을 계기로 배드민턴팀들도 고성을 자주 방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