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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요강에서 막사발까지-장작 한 개피의 예술혼 글/사진:이종원
도천 천한봉 선생님의 문경요 막사발만큼이나 한국인의 심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 넉넉한 공간에 술을 담으면 술사발, 밥을 담으면 밥사발, 차를 담으면 차사발이 될 정도로 그릇 안의 공간은 모든 먹거리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희미한 물레선은 도공들의 패인 주름이며 굽사이에 이슬처럼 맺혀진 유약방울은 고뇌를 간직한 눈물만큼이나 고귀하게 보인다. 바라만 봐도 마음 편해지는 것이 바로 우리네 막사발이다.
이번 문경 여정때 막사발의 명장 천한봉선생님을 뵙는 행운을 얻었다. 선생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14살 때 순전히 먹고 살기 위해 도자기 공장에 취직했다. 잡부로 일하다보니 급료가 거의 없었다. 도자기 기술자가 되어야 돈을 번다는 생각에 진흙과 불길과의 싸움을 시작했던 것이다. 드디어 18세에 도자기 기술자가 되었다. 그러나 쓰라린 역사는 그에게 물레를 돌리게 하지 않았다. 6.25때 국군이 되어 싸우다 횡성전투에서 중공군 포로가 되었고 평양포로수용소의 죽음의 공포를 이기며 삶을 이어나갔다. 국군포로로 풀려나와 고향으로 돌아와보니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어 있었다. 어차피 잡초같은 그의 삶은 맨주먹부터 시작하지 않았던가? 배운 것이 그릇 굽는 것밖에 없는데 어찌하겠는가? 가마를 올리고 그릇을 구워냈다. 그러나 가볍고 튼튼한 플라스틱과 스텐레스 용기가 들어오면서 도자기를 구워서는 더 이상 입에 풀칠 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가마에 불을 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 때는 것이 그의 숙명이며, 불이 꺼지는 자체가 그의 생명이 다하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살기 위해서는 뭔가 만들어내 팔아야 했기에 그때부터 요강을 만들어냈다. 도자기 요강은 냄새가 나지 않아 당시에 인기가 많았던 품목이다. 무려 10년동안 요강만 만들고 살았다. 차츰 경제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동안은 화분만 만들고 살았다고 한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붐이 일고 차츰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드디어 차그릇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만들어도 이도다완같은 전통 막사발을 만들어 낼 수 없었다. 손재주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우리 것을 찾기 위해 혈혈단신 일본으로 떠난다. 체계적인 공부를 하면서 일본도자기의 원류는 바로 조선임을 알게 되었고 우리 도자기가 세계 최고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지금도 우리 흙으로, 우리의 불길로 이도다완을 구현하고자 망댕이 가마의 불길을 보고 계신다.
-선생님. 이 도자기 굽받침은 왜 이리 울퉁불퉁하지요? "그것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유약이 줄줄 흘러 내려서 그렇습니다. 장작 한 개피가 그렇게 만들었지요. 일본사람들이 이걸 무척 좋아해요. 중국의 가마는 벽돌 찍듯이 도자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지요. 그러나 우리 장작 가마는 실패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4% 정도밖에 완성품이 나오지 않습니다. 서양의 경매시장에서 중국도자기보다 월등히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오차와 미완성이 만들어낸 예술 가치 때문입니다. 도자기가 완벽하면 맛이 떨어지잖아요. 투박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이 우리 도자기의 참 맛입니다."
-안쪽에는 왜 유약이 묻어 있지 않나요? "그걸 용발이라고 부르는데 가마에 도자기를 한 층만 올리면 효율성이 떨어지잖아요. 보통 20개를 겹쳐서 굽거든요. 그래서 받침이 닿는 곳에 유약이 묻지 않습니다. 유약이 없어 차그릇으로 사용할 때 차물이 스며들거든요." -굽받침이 갈라진 것은? "보부상이 짚으로 그릇을 엮어내기 위해 양쪽 에 홈을 패어 놓은 것이지요." -이도다완을 100% 구현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90%는 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머지 10%를 위해 여생은 바칠 생각입니다."
문경의 막사발이 발전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소백산맥이 동서로 뻗어 있어 산악지대를 형성하여 숲이 우거져 막대한 양의 원료공급이 가능했고 하늘재를 넘고 달천을 따라가면 남한강 나루터에서 쉽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문경의 가마터만 80여개에 이르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선생은 문명의 이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문경의 흙, 산간 천연수, 그리고 한국산 소나무 화력만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 가마에 불을 때면 15시간을 꼼짝달싹하지 않고 불빛만을 바라본다. 그 미묘한 차이가 명품으로 조명을 받을지 망치세례를 받을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문경요에 가면 선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질그릇도 아름답지만 그걸 구워낸 사람이 심성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시대의 아픔과 한이 질그릇에 녹아 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선생은 지금 72세다. 따님이 수제자가 되어 선생의 손놀림을 배우고 있다. 농담을 해도 얼굴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냉정하다. 오로지 도자기 만드는데 정신이 모아진 것 같다. 부녀간 애뜻한 대물림이 깊고 은은한 막사발을 바라 보는 듯하다.
문경도자기 전시관 천한봉선생님을 뵙고 문경의 도자기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문경의 도자기는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였기에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기에 보면 볼수록 민초들의 얼굴을 보는 듯하다. 기계물레나 가스불에 의지하지 않고 재래식 장작가마를 고집하고 있는 도예인을 보면 그저 머리가 숙여진다. 그런 숨은 노력이 오늘날 문경도자기를 일구어낸 것이다.
전시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이며 토기, 청자,백자, 수석등이 전시되어 있고 체험실습실, 전통가마 그리고 다도실까지 갖추고 있다.
도자기 명품을 감상 할 수 있다.
대형 찻사발 ..와 크다.
문경지역에서 출토된 도자기 파편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김정옥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찻사발 중요무형문화재 105호 김정옥 선생님 작품
다도실
문경지역의 전통가마인 망댕이 가마 외형은 불이 들어가는 봉통과 요리칸이 있으며 15도의 경사로 이어져 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열기는 밑에서 위로 올라간다. 각 칸마다 연결된 살창구멍을 통해 연기와 불꽃을 배출하고 열을 전달한다. 각 칸마다 칸문이 설치되어 있어 그릇의 출입구 역할과 불창 역할을 한다. 벽돌과 진흙으로 만든다.
일일 도자기 체험코스 자유성형, 물레 성형, 핀칭, 초벌그림 그리기등.. 1회 1만원 (택배비 별도) 망댕이 가마로 구워낸다.
개밥그릇 문경의 사기 그릇은 처음에는 일반 서민이 즐겨 사용하던 막사발이었다. 지금은 찻바발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민들이 사용을 하다가 금이 가거나 일무가 파손될 경우 버리기가 아까워 개밥그릇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래서 문경지역의 사람들이 이 찻사발을 가리켜 우스개소리로 '개밥그릇'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것에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점잖은 길손이 문경의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농가에 들러 물 한 바가지 청하였다. 나이 지긋한 주인이 마당의 우물에서 길러온 물을 받아 마신 주인은 우연히 개가 밥을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 개밥그릇이 하도 맘에 들었던 것이다. 자세히 보니 명품 중에 명품이었다. 그렇다고 그 개밥그릇을 사자니 체면이 아니고. 주인이 비싸게 부를 것 같아 궁리끝에 개를 사기로 하였다. "여보시요..주인장. 저 개가 아주 탐스럽고 좋으니 나한테 팔면 어떻겠소?" 이렇게 흥정을 한 후 , 개를 비싸게 샀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가격을 치르고 그 개를 끌고 사립짝 바깥으로 나가면서 점잖게 주인에게 한마디 했다. "여보시요. 내가 개를 샀으니 이제 저 개밥그릇은 필요 없을 터이니 개와 함께 가져가게 해주시요." 주인은 정색을 하며 말하는 것이었다.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십니까? 제가 저 개 밥그릇 때문에 그동안 판 개가 몇 마리나 되는지 알고 하시는 소리입니까?"
문경유교 문화관 도자기 박물관 바로 옆에 유교문화관이 있어 반가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반가의 고택처럼 안방과 사랑방으로 구분해 놓아 유교의 정신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경상감사 부임행렬
소박한 규방문화를 볼 수 있다. 자수, 바느질 용품이 전시되어있다.
신윤복 그림도 전시되어 있다.
도장에 글씨가 세밀히 세겨져 있다. 어찌나 작은지 돋보기로 봐야 한다.
유교 책자가 전시되어 있다.
문경도자기 전시관/문경유교문화관 서울-중부내륙고속도로-문경새재IC(12월 중순 개통)-2번국도-문경새재 들어가는 초입에 있음 전화번호:054-550-6416 입장료/주차비 없음
문경요 가는길 문경읍-901번국도-당포초등교-마을길-문경요 전화번호 054-572-3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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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문경에~^^; 언제 다시 가보지? 참~!!
천한봉선생님에 대한 글과 사진 고맙습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찻잔도 하나 소장하고 싶고. 문경에 가게 되면 묵조밥도 먹어야겠네요. 다시한번 감사
저와 같은날 비슷하게 그곳을 돌았군요...저고 예천과 문경을...도예지를 돌아 보았는데..지난주 목요일..참 빛깔이 곱습니다.막사발이..
그렇게 완벽하지 않아서 그 미완성의 가치가 주는 예술적인 멋이 우리에게 얼마나 편안한지요... 잘 감상했습니다.
문경 다시 가야지요....꼭.....대충 둘러 보고 갑니다..저녁에 조용히 앉아 찬찬히 읽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