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노인복지의 독화살
어느 순간 우리나라 노인복지 분야에 독화살이 날아왔다.
그때부터 관계자들은 대책 마련에 들어간다.
법과 지침을 거의 해마다 바꾸는 등
주무부서의 노력과 함께,
국회차원의 노력도 계속된다.
국정감사, 간담회, 공청회 등등...
10년 세월을 그렇게 보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을 하지 않았다.
바로 독화살!
그동안 독화살이 계속 꽂혀 있었던 것이다.
독화살을 먼저 제거했어야 했다.
그 독화살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누가 쏘았는지
앞으로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먼저 독화살을 빼고 나서 그 나머지를 했어야 했다.
지금부터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노인복지와 독화살’에 관한 이야기이다.
2004년
그리고... 2011년 1월 10일 파이낸셜 뉴스
<노인복지시설인 (유료)노인복지주택 문제 요약>
1993년 <노인복지법>에 임대형 (유료)노인복지주택 도입
1997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임대형 외 분양형 (유료)노인복지주택 신규 도입
2004년경부터 계속해서 각종 문제점 발생, 피해자 양산
2011년 현재 아직까지도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답을 못 찾고 있음
노인복지의 독화살, (유료)노인복지주택 혹은 실버타운 이야기
30여년 전 <노인복지법>을 만들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급격한 고령화가 우리 사회에 들이닥쳤지만,
‘노인복지’와 ‘고령화 사회’를 열심히 준비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정책 책임자들로 인해,
지난 10여년의 세월 동안 그 빈틈을 엉뚱한 무리들이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 꼴입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당국은 고령화 사회에 제대로 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 모두의 어깨에 확실히 실려 있습니다.
30여년 전에 만들어진 <노인복지법>은 사실상 ‘조치시설 및 그 조치시설에 입소한 노인들에 대한 법’ 정도 되는 수준의 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근본 문제는 도외시 한 채 그때그때 땜질식 처방만 해 왔습니다.
새로운 유형의 노인복지 시스템을 시행해야 함에도 그 법적인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 고령화 사회가 닥쳐오고, 노인복지 분야에 민영화의 바람이 붑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제도가 시작된 것입니다.
새로운 제도의 시행에 관련 공무원들은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관련법과 후속 조치는 미비하고 정책책임자들과 일선 공무원들이 서로 손발이 맞지를 않습니다.
'실버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노인복지를 가장한 신종 사업이 생겨나고...
그들은 의외로 쉽게 이 빈틈을 파고듭니다.
그 세력들은 더 쉽게 돈을 벌 궁리만 합니다.
‘노인복지의 증진’이라는 입법 취지가 점점 무색해 집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노인복지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정책 책임자들부터 그렇게 해매는 사이 고령화의 속도계는 점점 올라갑니다.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유료)노인복지주택’은 사실상 (유료)양로시설과 다를 바 없는 복지시설이지만, 주택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감당할 능력도 되지 않으면서 너무나 쉽게 업자들의 요구를 다 들어 줍니다.
마침내 1997년 법개정으로 ‘유료노인복지주택’을 주택처럼 ‘분양’ 할 수 있게 허용합니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그들은 말합니다. 이것 또한 복지사업이라고, 그래서 법이 허술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와 부작용은 온전히 일반 국민들의 몫이라고...
“처음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냐? 니들이 이해해라”
처음 맞는 ‘고령화 사회’를 핑계 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일본이라는 훌륭한 ‘반면교사’가 이미 있습니다.
일본의 시행착오를 20년 간격을 두고 똑같이, 어떤 부분은 더 심하게 반복합니다.
유료노인복지사업, 새로운 신종 사업
일본에서도 '유료노인홈'은 90년대 한차례 대수술을 받아야만 했고,
2000년대 들어 개호보험(우리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전면시행에 맞춰,
그 근본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의 제도인 <유료노인홈>사업을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고령화 사회, 노인들이 넘치는 사회...
무능함을 너무 쉽게 드러낸 정부...
이는 결코 만만히 볼 문제가 아닙니다.
‘법’마저 자기들 입맛대로 마음대로 바꾸려는
이들의 농간을 그저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그래도 희망이 있을까요?
지금이라도 너무 늦지 않은 걸까요?
이 문제는 지극히 보편적인 문제이고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이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입니다.
보편적 노인복지
공무원들이 책상에서 생각해 낸 '노인복지정책'이 과연 현실과 맞는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끊임없이 노인복지 현장을 통해 피드백을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희망을 버리기엔 아직 늦지 않겠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만화 이미지출처 = 만화 <헬프맨(Riki Kusaka 지음 / 학산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