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망넨 영 살았수다의 주인공은 단연
우리 할머님들이십니다.
바로 그분들이 살아오신 모습 그대로이니까요.
이곳 애월 주사랑요양원의 할머니들은
때묻지 않은 10대 소녀의 모습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간
공연을 하기 위해 소품을 늘어놓는 순간부터
환호가 일면서 부지런히 날라다 다른 친구분들에게 구경시킵니다.
그분들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상적으로 쓰던 물건인데도 말입니다.
밥상에 이어 애기구덕까지...
이미 그분들의 공연은 시작된 듯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열심히 준비중입니다.
또 한 분은 고레 골기에 나섰습니다.
바라보는 할머님들의 시선이 사뭇 진지합니다.
마치 견학 나온 어린 학생들 같습니다.
기계조작 실수로 공연 시작점부터 중반까지 장면을 놓쳐버린 관계로
공연에 반응하는 소녀같은 할머니들의 생생한 표정을 잡지 못했네요.
할머니들은 우리 공연을 보고,
우리들은 할머니들의 생생한 공연을 서로 구경하며,
어느덧 공연은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물질 나간 어멍을 대신해 애기를 보던 개똥이 아방,
바닷물때가 되었는지, 동네 삼춘에게 아기를 맡겨놓습니다.
바로 애기구덕 흥글며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는 자장가
개똥이 아방이 갈치를 낚는 사이...
동네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개똥이 동생 어진이가 동네 할망들 손에서 돌고 돌고...
둥글리멍 키운 애기 성격도 무난하고 둥굴둥굴 세상을 산다는데,
우리 어진이는 둥글려도 심하게 둥글리는 것 같습니다. ^^;;;
그래도 까르르 까르르 잘만 웃는 어진이.
할머니들도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귓속말하는 소녀들처럼 키득키득 키득키득... 끝도 없이 웃어댑니다.
아이구 이 공을 어떵 다 갚으코 양?
우리 어진인 삼춘덜이 다 키와수다~!
개똥이 어멍이 어진이를 찾으러 왔습니다.
앗, 이건 또 웬 상황?
애기를 더 봐주겠다네요.
공연을 하다보면 이런 일도 많이 있답니다.
우리 어진이가 너~무 예쁘다나. ㅋㅋㅋ..
덕분에 맘 놓고 할 일 하는 개똥이어멍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갑니다.
첫댓글 어머니에 어머니들에 삶을 우리들은 그 삶을 반에 반도 따라가지 못하지만
공연으로 라도 추억을 보여 들일 수 있어 좋아들 하셨겠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