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의 비가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내 듯 연일 계속이다.
일기예보대로 산행 당일에도 5미리 안밖의 비가 오전 내-내 내린단다 과학의 발달로 기상관측이
정확하다보니 어떠한 기상 이변을 기대해 볼 수도 없다
몇번의 망설임 끝에 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3시간여를 달려 전용버스가 멈추어 선곳 서운봉 들머리 입구 기후관계인지 집행부에서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를
변경 하신다 A코스 B코스로 나뉘어진 일행분들이 전용차에서 내려선다
우비도 걸치시고 베낭에 방수카바도 씌우고 우중의 산행 대비를 단단히들 하신다 열명쯤으로 보이는
산우분들이 한줄로 서서히 오르면서 완주팀이 형성 되어진다 그러고 보니 여자는 나 혼자 뿐인 것 같다
산행만큼은 내 자신에게 대단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오래 남는자들만의 이야기들도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도 산속에선 들리지 않는다 산을 좋아하는 이유인지 모르겠다
얼마전부터 작은 꿈을 이루기 위해 만학을 하고 있다
시간의 여유가 없으니 행복 만족도 1위인 산행도 순위가 맨 뒤쪽으로
물러났다 2주만에 준비운동도 없이 곡진 오르막을 오르기가 쇠덩어리를 매달고 가는 것 같이 무겁다
거칠거칠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바윗길이 물기에 젖어 긴장 된다 의사봉 정상부의 국가시설물이 저 멀리 보인다
이구간은 통제 구간이다
조금 지쳐 갈 무렵 경이로운 경관이 눈앞으로 펼쳐진다 기이하게 생긴 거대한
바위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자락에 우뚝 솟아있다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처럼 패기와 당당함이 엿보인다
왼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실루엣을 걸친 여체를 벗겨내듯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신비스런 장면을 연출한다
천길 낭떠러지 발밑으론 저마다의 피부색으로 가을끝이 채색 되어지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미리 가 본 산행지였지만 오감으로 전달 되어지는 생생한 장면들과 느낌이 걷지 않고는 추억이 될 수 없기에 두다리의
건강에 감사함을 가져본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려나 낯이 설은 산우분이 깔개를 펼치신다
산이라는 매개체를 통한 5분은 전형적인 한국식 찬으로 금강산도 식후경을 해결 하신다
별 허기가 없다 산사랑의 수고스런 맛있는 찰밥을 반쯤 비우고 일어났다 속도감이 그렇게 빠르진
않으신것 같은데 전직 교장 선생님 보이질 않는다 쇠뿔 바위봉 3.1키로 지점에서 뵌 것이
마지막인 것 같은데..
시선을 멀리 아주 멀리 두고 두리번 거려 봐도 없으시다 예정된 목적지가 아직 남아 있기에 그 곳 정상을 을 향해 전진한다
거대한 바위가 또 나타나며 앞을 가로 막는다 우회로가 선명하다 조금후 계단길이 길게 이어진다 끝이 안 보인다
치악산의 사다리 병창만큼이나 버겁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찝찔한 액체가 눈속을 파고 스며든다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닦아내 보지만 따가움은 쉬 가시질 않는다
몸뚱아리는 어느새 눈물 빗물로 범벅이 되어진다 빗방울이 더 굵어진다
선택한 이 길 위에 서-서.... 아- 아 세상만사 예측할 수가 없구나....계단길이 끝났다
쇠뿔바위봉 475미터라고 씌어진 표지판이 정상임을 알린다
우측으로 돌아치니 시야가 반쯤 트이는 곳에 널찍한 암반의 전망대가 나타났다
고래등같이 긴 고래등 바위,서쇠뿔바위는 접근도 못하고 시선만 주고 지호지간(指呼之間)에서 마음만 동동였다
잔뜩 기대했던 암반 산행을 위해 장갑을 두켤레나 챙겨 왔는데 짜릿한 스릴도 만끽하지 못하고
진한 아쉬움을 뒤로 남기며 하산길로 접어든다 등로가 잘 다듬어 지지는 않았지만
육산이라 편안함을 느끼며 걷다보니 어사대 500미터 지점에 다다랐다 우측 내리막길에 다양한 식물들이 골고루 분포되어진
숲이 고즈넉해서 걷기엔 최상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 자주 들러 샘물을 마셨다는 어수대에 도착 조선중기의 기녀가 남긴
매창의 시비, 어수대 비석에서 기념사진으로 추억도 남긴다 어수대가 부안댐의 발원지이며 이고장의 상수도 보호구역이란다
오후 3시 약속된 장소 주차장 부근에 다른 코스로 가신 산우분들이 우리 일행을 향해 일제히 교장 선생님 안부만을 물으신다
먼저 묻고 싶었던 이야기였었는데...그려 앞서 갈분이 여러가지 정황으로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사실로 바로 증명 되어진다
약속시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알 수 없는 기다림이란 여간 지루하고 답답한게 아니다
회장님 산대장님 모두들 안절부절 하신다 안전도 걱정하신다
연락이 되셨다는 예기가 전해진다 어수대로 내려오고 계시단다 차안 분위기가 금새 환하게 바뀐다 박수로
낙오자의 안전하산을 축하해주며 수고 하셨다는 인사 말씀까지 아끼지 않으신다 약속시간 10여분 오버다
교장선생님의 사과말씀과 더불어 상황 설명이 이어진다 잠시까지의 모든 궁금증이 일시에 달아나며... 슬그머니 미안해진다
일금 십만원을 산악회를 위해 쓰시라고 내 놓으신다 곰소항 젓갈집 한켠에서 족발로 하산주 파티가 벌어진다
가져간 맥주한캔과 족발 고단한 하루의 피로가 녹아 내린다
여 총무님 휴게소에서 교장 선생님의 금일봉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서 하나씩 건네신다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유해분 여사님 거금을 들여 정성껏 해오신 떡, 족발 맛있게 먹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회장님이하 임원진 여러분 수고 많으 셨습니다 산우분들도 우중의 산행 하시느라 수고 많으 셨습니다.
첫댓글 가랑비속 우중의 산행이였음에도 구구절절하게 상세한 명작품의 기행문을 작성하시여 우리 산사랑의
갈채를 보내 드립니다. 대단히 수고하셨읍니다.
기록물로 남게하여 주심에 힘찬
회장님 감사합니다~~
목련님!
바쁘신 중에도 좋은 글 남겨 주심에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
쇠뿔 바위봉 에 대해 구수한 내력을 빠짐없이 올려주신 기행문 너무 감명 있게 잘보았읍니다 목련님 이 겨시여 산사랑이 날로. 발전 하지요 고생 많이 하셨 읍니다
산행 위원님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가랑비오는날 함께한자로서 한가지도 헛데게 넘기지안고 기록하여 잊지안게해준 목련님 항상고마워요 글쓰 느냐고 수고했어요 산사랑을 위하여 화이팅-------
오라버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