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
두보(杜甫:712~770)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
이백과 함께 중국 시문학사의 최고봉으로 평가되는 시인.
이백이 자연 세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선詩仙’이었다면
두보는 현실세계에 깊숙이 몸담고 세속 삶의 아픔과 기쁨을 노래하는
‘시성詩聖’이었다.
수루의 북소리에 사람의 발길은 끊어지고
戍鼓斷人行 수고단인행
가을 변방에 기러기 한 마리가 우네
邊秋一雁聲 변추일안성
이슬을 좇아 오늘 밤도 하얗고
露從今夜白 노종금야백
이 달은 고향에서도 밝으리라
月是故鄕明 월시고향명
아우들이 있으나 모두 헤어져 흩어지고
有弟皆分散 유제개분산
죽었는지 살았는지 물어볼 집도 없네
無家問死生 무가문사생
글을 써서 부쳐도 오래도록 전하지 못하고
寄書長不達 기서장부달
더 구다나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니
況乃未休兵 황내미휴병
*
변방의 수루에 북소리 울리고
사람의 인기척도 사라지고
어디로 가시는지
외로운 기러기 한 마리가 울면서 식구를 찾아간다.
하얗게 내린 이슬에 밤도 온통 하얀데
달까지 밝으니,
고향 생각이 절로 난다
거기에 네 동생들이 어찌 보고 싶지 않겠는가?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동생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潁(영). 觀(관). 豊(풍). 占(점).”
애타게 불러도 동생들은 대답이 없고
생사를 물어볼 집도 사라지고
편지를 써서 보내도 받아줄 사람도
없는데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생사조차 모르니
그 안타까움은 오죽하랴!
달 밝은 변방의 가을은 짧지만
밤은 쉬 가지 않는다
하물며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변방에서
한 목숨 부지하기가 얼마나 어렵던가
신은 인간들의 전쟁에 대해
참으로 관대하다.
하루빨리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