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냉방기 사용 급증
노후 아파트 전기설비 과부하 우려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이 공동주택 전기설비 안전점검 과정에서 변압기 열화상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한국전기안전공사]
[아파트관리신문=박수인 기자]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폭염이 예고되면서 냉방기기 사용 급증에 따른 공동주택 전기설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에는 냉방기 사용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기설비에 높은 부하가 걸린다. 변압기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과열되거나 보호장치가 작동해 전력 공급이 끊길 수 있다. 차단기와 부스바, 단자대 등 접속부가 열화하면 발열과 소손(타서 손상됨), 화재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특히 1991년 이전에 지은 공동주택은 세대당 약 1kW 수준을 기준으로 전기설비를 설계한 경우가 많다. 반면 최근에는 가구당 평균 전력 사용량이 3~5kW 수준으로 늘었고 시스템에어컨과 인덕션, 건조기, 전기차 충전시설 등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노후 단지의 전기설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정전은 감소하는 추세다. 2023년 168건이던 정전은 2024년 118건, 2025년 96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전체 사고의 43%는 냉방 수요가 집중되는 7~8월에 발생했다. 준공 후 20년이 지났거나 세대당 전력 용량이 3kW 이하인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정전도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해 노후 공동주택의 전기설비 관리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정전 사고의 약 86%는 12시간 이내에 복구되지만 공동주택에서는 짧은 정전도 승강기 갇힘과 급수 중단, 지하주차장 조명 소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폭염 속에서는 냉방이 중단돼 고령자와 영유아 등 건강취약계층의 온열질환 위험도 커진다.
변압기 적정 부하 관리와 수배전반 점검 필수
정전 예방을 위해 관리주체는 먼저 변압기 용량과 최대수요전력, 시간대별 사용량을 비교해 과부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변압기 최대전력 사용량이 통상 설비 용량의 80~9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특정 시간대 용량 초과로 인한 정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평소 전기안전관리자의 직무고시에 따른 점검기록과 최대전력 사용 실적을 함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혹서기에는 냉방부하가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피크 시간대의 전력 사용을 분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과부하가 예상되면 방송 등을 통해 냉방기 사용을 분산하거나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 소비전력이 큰 가전제품의 사용 시간을 조정하도록 안내하면 변압기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배전반 내부의 차단기와 부스바, 단자대 등 접속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관리직원은 변색과 그을음, 탄 냄새, 비정상적인 소음, 볼트 풀림 등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해 육안으로 찾기 어려운 발열 부위를 점검할 수 있다. 변압기 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수전실의 환기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 시 냉각용 선풍기나 냉방설비를 활용해 내부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다만 고압설비 점검과 조작은 반드시 전기안전관리자나 전문업체가 안전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비상 대응체계 구축과 사전 예방 조치 강화
관리사무소는 평소 한전 계통 문제인지 단지 내부 설비 문제인지 신속하게 구분할 수 있는 대응 절차를 마련하고 승강기 갇힘 사고와 비상발전기 가동 상태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담당자별 역할을 정해 둬야 한다. ATS(자동절체개폐기), VCB(진공차단기), ACB(기중차단기) 등 주요 설비의 조작 방법도 관계 직원이 숙지해야 한다.
비상발전기는 정기적으로 시험 운전해 실제 가동 여부를 확인하고 배터리와 냉각수, 윤활유 등 소모품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변압기 고장에 대비해 COS와 파워퓨즈, 애자류 등 비상자재를 확보하고 제작업체와 긴급 복구업체 연락망도 미리 정비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전실과 발전기실에는 가연성 물질이나 불필요한 적치물을 두지 않아야 하며 고양이나 쥐 등 동물이 침입하지 않도록 출입구와 틈새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관리주체는 점검 결과와 보수 이력을 기록하고 지적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정전이 발생하면 침수나 누전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전원을 차단해 2차 사고를 막아야 한다. 이후 한전 계통 이상인지 단지 내부 수전설비 이상인지 원인을 신속히 확인하고 승강기 갇힘 사고 발생 여부와 비상발전기 정상 가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한국전력과 전기안전관리자, 유지관리업체에도 즉시 상황을 알리고 복구 예상 시간과 진행 상황을 입주민에게 안내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전이 완료된 이후에는 전기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사고 원인과 복구 과정, 후속 조치 사항을 체계적으로 기록·관리해야 한다.
관리사무소에서 꼭 알아야 할 정전 대응 가이드
■ 사전 점검
1. 용량과 최대전력 사용 현황 확인(피크 사용량 80~90% 이내 관리)
2. 전력 사용량 분석 및 과부하 여부 확인
3. 차단기·부스바·단자대 점검
4. 냉각·환기설비 점검
5. 비상발전기 정상 작동 여부 및 소모품 점검
6. 파워퓨즈 등 비상자재 확보
7. 적치물 제거 및 출입구·틈새 관리(고양이·쥐 등 동물 유입 방지)
8. 대응 매뉴얼과 비상연락망 정비
■ 정전 발생 시
1. 누전이 의심되면 전원 차단
2. 계통 문제인지 단지 내부 설비 문제인지 확인
3. 갇힘 사고 여부와 비상발전기 가동 상태 점검
4. 전기안전관리자·유지관리업체에 즉시 연락
5. 예상 복구 시간을 입주민에게 신속히 안내
■ 복전 후
1. 이상 여부 재점검
2. 계전기 정상 작동 여부 확인
3. 결과와 보수 이력 기록·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