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선 남자에게 미련을 가지는 여자가 세상에서 가장 미련. 자존심
구겨지는 짓이요, 인어 아가씨 버전으로 눈물도 안 나오면서 가슴이
오그라드는 일이다. 확 독기를 품고 죽기 살기로 복수를 해봐? 그래봐야 아까운 내 청춘에 스크레치만 생긴다. 돌아선 애인에겐 미련을 싹
버리자!
기획·정기재 기자/글·김수영(프리랜서)
1.가장 돈 되는 것은 벼룩시장에 팔아버린다
mp3플레이어, CD 등 선물 중에 돈 되는 것은 벼룩시장에 팔아버린다. 아깝다고 갖고 있으면 그래도 생각나고 그렇다고 없애자니 솔직히 아깝다. 선물 판 돈으로 친구들과 맥주나 마신다.
2.편지는 그에게 보낸다
왜 내가 성냥 긋고 태워? 어디서 태울 것인지 장소를 찾아 다니느라
눈치 보고 다리품 팔 거 없다. 그에게 보내버린다. 그도 태우느라 꽤나
애 먹겠지. 혹시나 다시 읽어보고 그때 감정 때문에 흔들릴지도 모르지. 흔들리지 않더라도 목석이 아닌 다음에야 스트레스는 받을 것이다. 받은 메일함도 다 보내버린다. 그리고 완전히 싹 지워버린다.
3.특별한 기념품은 망가뜨려서 돌려준다
반지나 목걸이 같은 특별한 기념품은 흠집내서 돌려준다. 다른 여자에게 주지도 못하고 들어간 돈을 생각하면 속이 좀 쓰릴 것이다. 선물
사느라 그은 카드 할부금을 다 갚지 못했다면 속이 쓰리겠지. “목걸이 줄이 끊어져서 미안한데… 내가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다시 돌려주는 거야!” 이왕이면 멀쩡한 것도 망가뜨려서 돌려준다.
4.친구들과 이별식을 한다
헤어졌다고 만천하에 고하고 위로를 받는다. 필름 끊어지게 춤추다
보면 잊혀진다. 한 번으로 안 되면 한 번 더 한다. 친구들과 한 번, 직장 동료들과 한 번.
5.남자 친구가 준 강아지나 고양이 등은 잘 키울 만한 사람에게 준다
남자 친구에 대한 정보다 강아지나 고양이한테 든 정이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눈 꼭 감고 잘 키워줄 만한 사람한테 줘버린다. 강지나 냥이를 잃어버린 슬픔으로 남자 친구와 헤어진 슬픔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6.혼자서 여행을 간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이 말만은 영원히 믿어도 된다. 그와
함께 여행 갔던 곳을 혼자 찾아가서 마음의 정리를 하고 돌아온다. 여행 중에는 스산할지 모르지만 아픈 건 빨리 아파버리는 게 좋다.
7.점을 본다
점쟁이는 달리 점쟁이가 아니다. 족집게 같이 애인과 헤어진 걸 알고
그 남자는 배필이 아니라고 일러줄 것이다. 만약 점쟁이가 점을 엉터리로 보면 한 번 더 본다.
8.변신을 한다
잘 안 입는 옷이나 신발 등 허섭스레기들을 몽땅 버린다. 주변이 정리되면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새옷과 새 신발, 새 헤어스타일로 바꾸면 사람도 달라진 것 같다.
9.성공한다
나에 대한 투자를 확실히 해서 나의 투자 가치를 높인다. 다른 물에서
논다.
10.용서를 해준다
가장 쉽게 잊는 길은 마음에 맺힌 게 없게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행복을 빌어주는 건 아무나 못 하는 일이다. 멋지고 강한 여자만 하는 것이다.(어차피 인연이 아닌 사람은 언제 깨져도 깨지니까).
1 추억이 담긴 허섭스레기들을 가지고 있는 것
이것을 봐도 울고, 저것을 봐도 운다. 스스로를 라푼젤로 만들어 추억의 성 속에 갇혀버릴 거라면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2 날 한 번만 더 쳐다봐줘?
메일을 보내볼까, 그가 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우연히 만난 척해볼까 등등 어떡하든 그를 다시 되돌릴 방법을 생각한다면 그건 불가능하다. 드라마에서도 안 나오는 황당한 방법이다.
3 변심한 남자 죽이기?
바퀴벌레를 선물할까, 하루에 100통씩 스팸메일을 보낼까, 차에 체온계를 깨서 나온 수은을 놓아두어 수은 중독으로 죽게 할까 등등 확실한 복수를 계획한다. 그러나 복수하려고 할수록 자신만 다친다. 그 남자보다 나은 남자 만날 거라고 발악을 해봐야 못한 남자만 만난다. 복수는 양날의 칼이다. 상대도 다치지만 나도 다친다.
4 옛 사랑의 징표를 믿는다
반지를 못 버리고 그가 선물한 속옷을 못 버린다. 그것들을 보며 그가
한 약속을 되새김질한다. 사람의 기억은 다행스럽게도 유한하다. 레테의 강이 흐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억을 환기할 것이 있으면 레테의 강변만 서성이게 된다.
5 금덩이를 버리고 다닌다?
아무리 치사하고 나쁜 인간이라도 그래봐야 나만 불쌍한 인간이 된다. 치사하고 나쁜 인간은 주변 사람들이 더 잘 안다. 헤어지고 난 뒤에는 침묵이 금이다.
6 망가지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사진을 찢어서 보내는 등 유치한 복수를 하려고 하고, 엉뚱한 남자를
만나 쉽게 사귀는 등은 화풀이하듯 안 하던 짓을 하는 건 자학이다. 미련의 가장 나쁜 선물이다.
7 좋은 기억만 기억한다?
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좋은 기억만 기억한다고? 그건 앞으로도
계속 안 잊겠다는 소리다. 한 번 끝난 건 깨끗이 놓는 게 좋다. 한마디로 플리즈 클린 업!
8 질질 운다 자기 연민에 빠지면 미련만 커진다. 눈물은 눈물을 부른다. 때로는 꿩이 되는 게 맘 편한데….
9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강한 척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도 상처를 덧나게 한다. 적당히 푼다.
10 아무것도 안 한다
남녀가 사귀다 보면 분명 헤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을 인정 안 한다는 건 스스로를 미련의 늪에 빠뜨리는 것이다. 미련은 악마보다 더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닌다. 생활에 충실하지 않으면 인생의 실패자가
된다. 사랑의 실패만으로도 실패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