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월) 발행
"다시 한 번 잘살아보세"
“다시 한 번 ‘잘살아보세’의 신화를 만들겠다.”-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확정 후의 대국민 인사 그리고 그 이틀 전인 선거운동 마지막 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토로한 다짐 말의 한 대목이다.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르겠지만 이 대목이야말로 ‘박근혜 시대’의 성격을 예견할 수 있는 ‘키 워드’(열쇠 말)라는 것이 개인적 판단이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과정에서 뿐 아니라 당선 후에도 ‘민생·약속·대통합’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국민에게 더 큰 울림으로 들린 말은 바로 ‘다시 한 번 잘 살아 보세’가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국가적 목표를 훨씬 더 포괄적이고 더 명료하게 함축하고 있는데다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박당선인의 모든 대선공약 역시 결국 잘살아 보세를 위한 수단으로서 수렴된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잘살아보세’는 그 말 자체의 긍정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와 함께 정치· 사회적 금기어(禁忌語)처럼 여겨져 왔다. 아니 더 정확히는,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사어(死語)의 신세가 돼버리고 말았다. 이른바 ‘유신독재’를 상기시키는 구호로 굳어진 것이다. 그러나 잘살아보세는 빈곤극복을 위한 국민적 의지의 집약된 표현이었다. 말하자면 산업화의 동력(動力)이었던 셈이다.
물론 박근혜의 잘살아보세는 아버지 박정희 시대의 그것과는 그 포괄적 함의(含意)가 달라야하고 다를 것이다. 아버지 시대의 잘살아보세가 물질위주였다면 박근혜시대의 잘살아보세는 국가사회의 도덕적 지향까지를 포함해야 하고 그런 의미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경제적 성취만으로는 참된 의미의 ‘국민행복’을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실로 뼈아프게 확인해 왔기 때문이다.
그럼 박근혜 시대의 잘살아보세는 어떻게 구현 될 수 있는가. 박 당선인은 이를 위해 국정의 기본 틀을 어떻게 짜야 할까.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대통합이 절대적 요건이다. 그렇다면 대통합을 위한 정책적 의지는 어디서부터 가시화되는가. 당연히 인사정책이다. 따라서 인수위원회의 구성에서부터 대통합의 의지를 국민에게 확실히 보여 주어야한다.
박당선인은 대국민 인사에서 “모든 지역·성별·세대를 골고루 등용하는 대탕평으로 반세기이어진 분열의 역사를 끝내겠다.”고 했다. 대통합을 위한 국정의 큰 틀을 제시한 것이다. ‘시대교체’라는 말로 새 시대를 공약한 그의 국정포부는 이 말로서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집권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헌법질서에 도전하는 세력에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진보를 자처하는 좌파 정권 10년, 실용을 내세운 허울만의 보수정권 5년 동안에 대한민국의 이념적 정체성은 물론 역사적 정통성까지 훼손됐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후보TV 토론을 통해 종북 정치세력의 존재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에 얼마나 위협적인가가 여실히 확인됐다.
그렇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경험해 온 수많은 사회적 혼란의 배후에는 예외 없이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극좌 종북 세력이 존재해 왔다. 지난 MB정부의 실패를 거론 할 때 그 원인으로 반드시 지적되는 것이 그런 반(反)대한민국 세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대통합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해도 반대한민국· 반헌법 세력까지 용인·용납해서는 안 된다. 법치주의의 확립과 공권력의 회복이 무엇보다 긴요하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패자인 문후보에게 ‘국민을 위해 협력·상생하자’고 제의했다. 박당선인은 이제 그 제의의 실천을 위해 문 전 후보가 선거기간에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기회평등· 과정공정· 결과정의’를 국정지표로서 수용할 필요가 있겠다.
평등·공정·정의는, 그것의 추구가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틀 안에서라면 국가의 도덕적 지향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먼저 빈부 양극화를 해결하고 지역·세대· 이념의 갈등을 청산해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국가사회의 도덕성 확보를 위해서이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의 그런 자각이야말로 진정한 ‘잘 살아보세 신화’의 창출기반이 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만들어 갈 새 시대를 기대한다.. <조 규 석/ 위클리오늘 객원논설위원 >
첫댓글 시대, 연령, 학연, 지연을 망라한 탕평책을 쓴다니
5060 뿐 아니라 70도 한 몫 할수 있을지 기대 해도
될랑가 모르겠네...ㅎㅎㅎㅋㅋㅋ
하여간 잘 살아져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