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고, 뜨거우며, 끈적끈적한 날씨에도
타이어는 고속도로와 밀착하며 수고 끝에 주차!
7월도 며칠이면 8월에게 아쉬운 웃음을 건낼 것 같습니다. 태풍의 영향이 각 지역마다 주는 습도와 열풍으로 거의 정신 혼미해져가는 날씨에 정진모임 때는 그나마 다행히 정신차릴 수 있는 날씨가 되어 주었습니다. 메르스 여파에 6월 정진모임을 건넌 탓인지 서로의 반가움을 만끽했던 선도회 금수산 영하산방 7월 모임은 복숭아 익어가는 달큰한 단내와 같이 시작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무위대자님, 도광거사님, 보현대자님 먼저 오셔서 정진 좌복 세팅해 주시고, 몸에 좋은 간식들이 단아하게 차와 함께 벌써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숨에 빨간 송편 한 입에 눈치가리고 넣었습니다(사실 삼색 송편은 도광거사님 부법사 인가에 저녁공양과 더불어 준비해 오신 거였네요). 보현대자님 블루베리 역시 저의 차례까지 안 올 것 같아 먼저 한 움큼 쥐어 입 안에 손살 같이 털어놓고 카메라 꺼내 좌복에 앉아 호흡 가다듬었습니다.
벽운거사님, 혜연대자님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 전하라는 인사 메세지를 대신 전하고 있는 사이 조금 늦게 환한 웃음으로 들어오신 선묵대자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여서인지 모두 반가운 표정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며 합장합니다. 그리고 전원법사님
“두 달 만이여서인지 모임이 설레였습니다” (모두 웃음... 그리고 합장.) 법사님의 입정죽비가 내려지고 도심 한 복판에서의 성성적적이 시작되었습니다.
참선 1
참선 2 & 입실
입실 방으로 들어갈 때의 무표정은 “다시 참구해 보겠습니다” 라는 재 몰입의 표정이 있는가하면 사진과 같이 환한 웃음으로 “좋습니다” 혹은 “다음 보세요” 라는 환희의 시간이 교차됩니다. 입실이 거의 끝나 갈 무렵 뒤늦게 무혜대자님 정갈한 모습으로 입실을 놓칠세라 겨우 입실 방 문고리를 잡기 전,
무혜대자님의 공포선언!!!
“이번에는 입실해서 경계가 통과 안 되면 테러할거야!!!”
무위대자님
“어떻게 이러한 과정(화두 한 칙 한 칙)을 지내왔지?”
“쉽지만 쉽지 않았다”
“한 가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있다.
어떻게 5년 동안 앉아서 화두수행을 해 왔는지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선묵대자님
“화두는 상식이 아니다. 우린 상식과 관념에 빠져있었다. 알음알음... 화두는 상식도 아니고 알음알음도 아닌 본질적인 것을 건드려야 되는 것 같다. 그것을 찾아가는 귀로이다. 마치 바람이 내가 없으니까 통과해 버린 것처럼...‘나’를 없게 만들 수 없으니까 내가 바람과 일체가 되는 것처럼 말이예요”
이와 같이 입실 후 잠깐의 시간을 빌려 여기저기서 소근 대는 소중한 수행경계에 대한 느낌표현을 훔치고 이곳에 담기에 벅찼지만 그래도 이렇게 헉헉대며 담아야 했습니다. 너무나 절실한 실참실수의 보석이기 때문이죠. 명상집중을 통하지 않고서는 화두수행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일입실과 좌선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수행의 두 가지 방식의 ‘오후수행悟後修行’은 ‘확실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동행해야 할 도반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선사들의 기본적인 가르침 즉, ‘도는 닦는 것이 아니라 본래 있고 다만 닦고 안 닦고의 차이다’ 라는 것을 알게 될 것 같습니다. 본래 있다는 것은 마치 수제비도 만들고, 칼국수도 만들며 도너츠도 만드는 밀가루가 아닐까요? 여기에 밀가루는 ‘불변不變’이요 수제비, 칼국수, 피자는 ‘수연隨緣’ 이라는 본질적 측면의 법의 느낌을 갖을 수 있겠는지요.
전원법사님 《간화선 읽기》 「인도불교사-6」 강의
http://cafe.daum.net/younghasanbang/LUVc/11
http://cafe.daum.net/younghasanbang/LUVc/11
도광거사님 부법사 인가
여유...(인증샷)
오랜만에 단체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조촐한 한 장의 사진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한 가지 이야기하자면 도반님들께서 무릎을 꿇고 몇 장의 사진을 위해 셔터를 누룰 수 있도록 무릎(관절들이 약하다 하십니다)들이 버텨주기 힘드니 빨리 찍으라는 주문에 겨우 두 번의 셔터로 이 한 장의 사진이 기록되었습니다.
저녁공양
도광거사님 부법사 인가에 대한 감사와 축하 뒷 풀이가 있었습니다. 풍부한 ‘전라도수랏간’에서 맛난 영양분 섭취시간을 주셨습니다. 공양 중 곡차가 빠질 수 없었습니다. 가양주를 놓고 보현대자님의 어렸을 적 추억담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막걸리를 받아오라고 하시면 홀짝홀짝 주전자 구연부를 입에 대고 마셨던 적이 있었고, 아버지는 꼭 반 되만 받아오라 하셨던 이유에 대해 “한 되(주전자 가득)를 받아오면 조금 더 얹어 줄 막걸리 양이 없는데 반 되면 시골인심으로 꼭 반 되보다 더 주시기 때문”이라 했던 것 같아요.
공양시간도 끝나 갈 무렵 무혜대자님 수행체험의 경험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간화선 수행을 하기 전에는 작품을 끝낸 후 허탈하여 여행을 가거나 술을 마셨는데, 간화선 수행을 하고나서부터 여행과 술 대신 좌복이 허탈감을 채워주웠고 영혼 없는 행복한 자리? 가 되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던데요. 우리 거사가 뒷 굽치 바닥을 먼저 밟는 습관으로 ‘쿵쾅’거리는 소리가 조금 커요. 그게 근데 아파트에 사는 관계로 아래층 여자가 시끄럽다고 항의를 할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주파수 올려가며 싸웠죠. (무위대자님 무혜대자님의 옛날과 지금 많이 달라졌다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과거에 국제선센터에서 참선수행을 같이 했을 때의 상황을 들추어내자) 아~그 일요? 국제선센터 참선 공부하러 갔는데 “ 좀 조용히 합시다 ” 라고 다소 조심스럽게 말을 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 이 놈의 노보살님들이 시끄럽게 하길래 “ 아 좀 조용히 좀 합시다!~!!” 하며 신도들에게 방석을 던졌지.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어졌고 하던지 말던지 그냥 보기만 해요. 과거의 예민함은 이제는 온데 간데 없고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그저 바라만 봐요.
공양 중에 무혜대자님의 수행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계신 도반님들 모두 고개를 끄덕끄덕....(함께 계신 도반님들 진짜로 많이 달라졌다는 동감의 모습들을 누구라 할 것 없이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식사와 곡차의 한 잔으로 서로의 추억을 마시면서 수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들은 근사한 은유를 사용한 사치스런 꾸밈도 아니였습니다.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 마시며 뱉어내는 한 마디들의 솔직함 바로 그 자리의 시간 속에서 갖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이제는 일어나야 할 시간임에도 지칠 줄 모르는 이야기들 하지만 재촉하는 각자의 일상들이 기다리기에 그 자리를 일어나야 했습니다.
해산 & Next time...
도광 부법사님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도반님들 반가웠습니다.
또
다음 정진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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