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선 스님의 묘법연화경 강의] 19. 본성으로 황정 비춰 모든 경계 수용
19. 황정의 형성
기운이 미세하고 부드럽게 순화되어야 내단전이 감지된다. 내단전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호흡도 미세해져야 한다. 숨을 멈춘 것처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호흡이 미세해져야 한다. 툭! 하고 걸리는 느낌이 없으면 기운의 순화가 덜 된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다시 주천(周天)을 반복해주어야 한다. 감지될 때까지 반복한다. 이때 툭! 하고 걸리는 느낌은 신장의 선천기와 한 물건이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장의 선천기를 신화(腎火)라 한다. 한 물건이 하단전과 명문 사이를 오고 가다 보면 신장이 자극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신장에 내장되어 있던 선천혼이 깨어난다. 신화는 신장의 선천혼이 생성해 내는 선천기이다.
하단전에서 배양된 한 물건은 명문의 선천원기와 후천기, 밝은 성품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그 한 물건이 진화해서 나중에 양신(陽身)으로 변화된다. 비상비비상처정을 이루는 목적 중의 한 가지가 양신배양이다. 한 물건이 양신으로 진화되려면 육장의 선천기를 얻어야 한다. 그 시작이 신화를 얻는 것이다. 내단전은 신화와 한 물건이 합쳐지는 자리이다. 신화와 한 물건이 합쳐지면 네 종류 에너지가 합쳐진 것이다. 채약을 이루게 되면 다섯 가지 에너지가 합쳐지게 된다. 순화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한 물건이 내단전에 안착되면 속이 메슥거린다. 그런 경우에도 반신 소주천을 반복해 주어야 한다. 계속되는 주천은 다음의 과정을 따른다.
이 과정에서는 ‘옴’자 발성을 하지 않는다. 호흡의 감각만으로 반신 소주천을 행한다. 숨을 들이쉬면서 내단전에 깃든 한 물건을 주시한다. 숨을 내쉬면서 한 물건을 명문으로 밀어낸다. 명문에 한 물건이 맺히면 다시 중심으로 이동시킨다. 숨을 들이쉴 때, 명문을 주시한다. 이때 후천기는 섭취하지 않는다. 숨을 내쉬면서, 중심과 명문을 함께 주시한다. 명문의 한 물건이 영대를 통해 중심으로 끌려온다. 영대를 주시하며 숨을 들이쉰다. 중심의 한 물건을 갈비뼈를 타고 영대로 이동시킨다. 숨을 내쉬면서 중심과 영대를 함께 주시한다. 영대의 한 물건이 중심으로 이동해 온다. 가슴바탕이 텅 비워질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들숨에 영대를 인식하고 날숨에 중심, 하단전, 내단전 경로를 인식한다. 툭! 하고 걸리는 느낌이 있으면 그대로 내단전에 안착시킨다. 순화되지 않은 한 물건이 내단전에 내장되면 주변 장부의 고유성이 훼손된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업식들이 깨어난다. 내단전에 한 물건을 내장시키면, 공부의 성취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이때를 일러서 황정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황정이 형성되면 저절로 살갗 호흡이 일어나고 몸 전체로 후천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훈훈한 열기와 함께 백회에서 발끝까지 몸 전체를 감싸는 기운의 막이 형성된다. 몸의 다른 부위들은 텅 비워진다. 무념·무심은 투철해져서 바늘 끝 하나 들어가지 않을 만큼 튼튼해진다. 감정이나 분별이 일어나도 그대로 내단전에 흡수되어 버린다. 번뇌 망상이 일어나면 즉시에 제도된다. 비로소 흐트러짐이 없는 안정을 얻게 된다. 여기까지가 반신 소주천의 완성이다.
이 상태에서 꼬리뼈 순화를 행한다. 황정이 형성되면 ‘마음 달이 떠올랐다’라고 말한다. 이때는 황정을 정(定)의 주체로 삼는다. 지극하게 본성으로 황정을 비춰보면서 모든 경계를 그 자리에 집어넣는다. 아기를 밴 듯, 알을 품은 듯, 황정의 기운을 본성으로 비춰준다.
이때가 되면 꼬리뼈에서 진동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엄청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고관절이 벌어지면서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얼음 같은 냉기가 발바닥으로 빠져나가면서 용천혈 부위가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다. 그러면서 신체적인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