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의 진도여행(2015.08.14~15)
나도 어찌어찌 휴가(?)를 얻어 열흘간 천안에 내려가 쉴 수가 있게 되었다.
그동안 아이 보느라 늘 사방팔방 쏘다니려 하는 다리를 붙잡아 매 두었다가 잠시 자유로워지니 또다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어부인 모시고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 텔레비전에서 여름철 보양식 ‘민어’에 대한 방송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래, 바로 이거다!’하고 마음을 굳혔다.
사실 나는 보양식에 관하여 별 관심 없다. 오래 살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고,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하여도 기름져 내 입맛에 안 맞는 것은 거저 줘도 안 먹는다.
실지로 사슴목장을 하던 지인이 사슴뿔 자를 때 사슴피를 먹여 줄테니 오라고 몇 번이나 연락이 온 걸 안 간적도 있다.
‘산낙지도 못 먹는 위인이 사슴피는 어떻게 먹어?’
장어, 삼계탕, 메기탕, 삼겹살 등도 너무 기름져 내돈 주고는 절대 안 사먹고 얻어먹더라도 대체음식이 있으면 안 먹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는 조금 먹는다.
다만 보신탕이라는 유치한 이름의 개장국만은 유일하게 좋아하는 편이다.
한참 옆으로 샜네! ^^
민어는 회, 무침, 전, 탕 등으로 옛날 양반들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겨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방송을 보니(회는 나름 좋아하는 편)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
주산지는 신안의 지도라는 섬인데 거기까지 가기는 시간이 너무 걸리고, 목포에서 먹고 진도 가서 하루나 이틀 관광하고 다음날 올라오기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다.
나는 오래전부터 '진도아리랑'에 관심이 있어서 이걸 한번 본고장에 가서 공연도 보고 배울 기회가 있다면 배워도 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여행’ 자체보다 ‘계획’을 더 즐기는 편으로 어떤 때는 며칠 동안 자료를 수집하여 계획을 세워놓고도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바보! ^^
우선 천안에서 공주, 논산을 거쳐 서천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까지 간 다음 민어횟집으로 유명한 목포의 ‘영란횟집’을 들려서 민어회 한접시 먹고 진도로 가서 몇군데 돌아보고 ‘진도아리랑’공연이나 체험을 해보고자 자료를 찾아보았다.
자료를 찾다보니 아쉽게도 진도에 있는‘국립남도국악원’에서 하는 1박2일 짜리 ‘민속문화체험’이 거의 매주 금, 토요일에 걸쳐 있는데 8월 중에는 무슨 다른 행사로 실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매주 금요일 7시에 국악공연은 무료로 시행한단다. 무료? 그거 좋지! ^^;
아, 참! 우리가 출발하는 8월 14일(금)도 국가에서 정한 임시공휴일로서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고속도로 통행료도 무료라 한다. 뭐 몇푼 되진 않지만 그것도 좋다!
# 참고 : 진도 민속관련 공연
ㅇ국립남도국악원(061-540-4034) 공연 - 매주 금요일 19:00시
- 셔틀버스 진도읍터미널 18:20발
- 가족주말문화체험(매월 4째주 금 18:30 ~ 토 14:00시 1박2일, 60,000원/2인)
ㅇ향토문화회관(061-544-8978) 공연 - 매주 토요일 14:00시
ㅇ진도민속문화예술전수관(061-544-1196) 공연 - 매주 일요일 14:00시
ㅇ소포전통민속전수관(=체험관?)(061-543-0505) 매주 토요일(민박가능)
-1박2일 소리공연체험, 숙박, 저녁 뒤풀이 비용과 식사 2식 4만원/n
ㅇ진돗개테마파크(061-540-6308) : 공연 3월 ~ 11월까지
- 월~금 : 공연 - 10:30, 14:30, 16:30
- 토 : 공연 - 13:00, 15:00 경주 - 16:00 어질리티(장애물경주) - 16:30
- 일 : 공연 - 13:00 경주 - 14:00 어질리티(장애물경주) - 14:30
서해안 고속도로가 끝나는 목포IC를 빠져나와 한참을 가다 목포역 인근의 민어거리에 있는 영란횟집을 찾았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여러 횟집 중 유일하게 이집만 문밖까지 대기행렬이 있었다. 20여분을 기다려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보니 메뉴판이 보였다.
여러 가지 음식이 나와 있었지만 민어가 아닌 메뉴를 찾는 사람 하나도 못 봤다.
우리도 민어회 한접시(45,000원)를 시켜 둘이 먹었는데 회를 잘먹는 편이 아닌 우리 인점을 생각하면 양이 많은 편은 아니다.
회의 맛은 우리가 늘 먹어오던 활어회(살아 움직이는 생선)가 아니고 선어회(숙성시킨 생선)로서 쫄깃한 식감은 덜하나 부드럽고 고소했다. 더러는 활어처럼 탱탱 쫄깃한 식감이 부족하여 거부감도 있을 듯!
다 먹고 매운탕(5천원/n)과 밥을 한공기 시켜 먹었는데 나는 생선 매운탕을 잘 안먹는데 이건 꽤 먹을만 했다. 이집 음식 중 제일 먹을 만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식사 후 바로 진도를 향했다.
진도대교 건너자 마자 우, 좌회전하여 진도타워를 올랐다. 전망대에 오르니 진도대교와 울돌목이 바로 발아래로 보이고 진도의 서부 풍경이 잘 조망된다.
내려와 이순신장군 동상이 있는 공원으로 내려오니 공사중으로 막힌 곳도 있고 별 볼것이 없는 것 같아서 바로 돌아나와 진도 읍내를 지나 우선 숙소를 잡으려고 접도 수품항으로 갔다. 수품항은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기위한 명소이다.
수품항 주변 마을에는 마땅한 숙박업소도 눈에 띄지 않고 규모가 꽤 되는 2층으로 된 민박집이 보여 찾아갔더니 에어컨 시설이 안되어 있단다. 날씨도 꽤 더운데......!
이어 이곳저곳 헤매다가 진도시내로 가려고 나오다가 꽤 큰동네 임회면 소재지 길옆 제왕장모텔이 눈에 띄어 들어가 방을 잡았다.(35,000원으로 에어컨도 빵빵하고 괜찮은데 방에 약을 뿌려도 죽지않는 모기가 몇 마리 있는게 문제, 사실 에어컨은 30분도 가동을 안했다.)
이후는 간략하게 설명
저녁식사를 옆 서진도식당에서 했는데 7천원짜리 백반이 반찬도 정갈하니 먹을 만했다.
19:00시에‘국립남도국악원’에서 하는 국악공연을 봤다.
무료이고 내용이 연주, 창, 무용, 단막극 등으로 매우 충실하고 꽤 재미가 있었다.
돌아와 샤워 후 취침,
다음날 아침 5시에 일어나 일출명소인 접도수품항으로 이동했으나 이미 해는 두어발 떠 있는 상태. 날씨로 보아서 괜찮았을 것 같았는데 그놈의 아침 잠이 많은 체질 탓에 또 놓쳤다.
다음은 고려말에 몽고군에 항거하여 삼별초를 이끌다 전사한 배중손장군 사당 방문.
사당은 건립되어있지만 관리가 허술하여 안팎으로 잡초가 무성하였다.
이곳 뿐 아니고 몇군데 유적지를 지나치다 보니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관리가 안 된 것이 확연히 보였다. 아마 군세가 약한 진도군이 미처 곳곳에 신경을 쓸 수가 없어서 그랬나 이해는 되지만 관광지이니 국가의 지원이라도 받아서 관리좀 했으면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세월호 참사로 한동안 뉴스에 자주 나오던 팽목항으로 갔다.
여기저기 사람이 북적대던 광장, 시설물, 조형물들이 을씨년스럽다.
사진 몇장 찍고 진도 시내로 나가 돌아다니다가 토박이식당이 눈에 띄어 들어가서 조기매운탕(8천원)으로 아침식사를 했는데 여기도 괜찮은 편이다.(사실 나는 입맛이 고급스럽지도 않고 여행을 다니면서 먹는 것에 별로 돈을 쓰지 않는 편이다. 백반이나 국수, 햄버거 등으로 간단히 먹고 한두번 정도만 지역별 특식을 먹는다.)
다음으로는 진도의 최고봉 첨찰산 아래 자리잡은‘운림산방’으로 갔는데 아마 이곳이 볼거리로는 진도에서 가장 나은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쌍계사와 같은 주차장을 쓴다. 남도전통미술관, 진도역사관 등도 있어서 여유있게 두어시간 보내기 좋다.
운림산방은 조선말기에 소치 허련화백이 열고 그의 손자 남농 허건화백이 복원하였으며 대를 이어 ‘남종 문인화’를 대표하는 호남화단의 산실이라고 한다.
이어서 바로 옆의 고찰 쌍계사를 둘러보고 다시 진도 시내로 나와서‘성게-꽃게 비빔밥’이라는 커다란 간판에 이끌려 ‘신호등회관’이라는 식당으로 들어가 성게비빔밥(12,000원)을 시켜 먹었다. 이 음식은 마치 거제도의 유명한 ‘멍게비빔밥’과 비슷했는데 마누라와 나는 서로 의견이 달랐다. 나는 여기 성게비빔밥이 더 낫다하고.....!
오후 2시부터는 시내 가까운 ‘향토문화회관’에서 민속공연이 무료로 실시된다.
군립이라해서 그저 그러려니 했더니 규모가 매우 컸다.
공연은 여러 가지 진도의 민속공연을 했는데 그날은 진도출신 국악인 2분의 추모공연을 겸한 행사라 그런지 ‘진도북춤’을 빼고는 흥겨운 가락이 없이 ‘씻김굿’중심의 무겁고 애절한 공연이 대부분을 차지해서 매우 열심히들은 하고 있지만 외지인인 내가 즐기기엔 별로 흥미가 없었다.
어디 가서 하루를 더 묵을까 했지만 다소 조급한 일면이 있는 내 성격상 특별한 구경거리가 있지 않는 한 일단 집으로 가고 나중에 다시 친목회 친구들 부부와 다시 와야겠다 생각하고 규모가 작은 진도수산시장에 들려 농어 2kg(45,000원)을 회를 떠서 집으로 향했다.
진도 대교를 넘어서자마자 무화과 파는 노점이 있어서 한박스(2만원)를 샀는데 집에 와서 먹어보니 아직은 단맛이 좀 덜하다. 시월초가 맛이 가장 좋다는데 나중에 한번 더 사 먹어봐야겠다!
다음에 한번 더 가게 되면 이런 곳을 꼭 가보고 싶다.
ㅇ더 가볼곳 - 해양생태관, 관매도, 상록수림, 용장성, 노적봉, 세방낙조, 진돗개 공연, 신비의 바닷길
ㅇ등산 - 금골산, 동석산, 첨찰산, 여귀산, 남망산
ㅇ사진 - 일출(접도 수품항, 남망산 전망대), 일몰(세방낙조, 전망대)
## 1. 횟집 앞에 밖에까지 줄이 서 있다. 식사 후에 나올 때 보니 들어갈 때보다 줄이 훨씬 더 길었다.
## 2. 메뉴판엔 여러 생선이 있지만 먹는 사람은 모두 '민어'!
## 3. 진도타워-진도대교 건너 바로
## 4. 진도타워에서 바라본 진도대교, 울돌목
## 5. 국립남도국악원 사무실 - 전체적인 규모는 꽤 커서 작은 대학의 캠퍼스 크기이다.
## 5-1 국악원 공연장 로비에서
## 6. 수품항의 아침 - 여기 어디서 일출을 보려고 했는데 다음 기회로......!
## 7. 탑립마을 앞의 길옆 탑들 - 동네 이름에 맞춰 많이 세워놓은 듯 한데 특색이 없이 어디서 많이 보던 탑들이다.
## 8. 배중손 사당 - 안팎으로 잡초 투성이로 옆에 서 계신 장군의 동상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 9. 남도석성(진성) - 몽고군에게 항전하기 위하여 배중손 장군이 쌓았다는.....
## 10. 성안 풍경 - 이 안에 마을이 있었던 것을 밖으로 이주시키고 철거한 모양인데 집집마다의 경계 돌담은 그대로 있고 잡초 투성이로 보기 싫어서 코스모스를 밀식재배하였으나 아직은 잡초를 이기지 못하는 모양!
## 11. 팽목항
## 12. 팽목항의 세월호 참사 조형물
## 13. 운림산방 - 진도 최고의 볼거리
## 13-1
## 13-2 쌍계사
## 14. 신호등회관
## 15. 신호등회관 성게비빔밥의 상차림
## 16. 향토민속회관의 공연 - 씻김굿
## 17. 향토문화회관의 공연 - 진도북춤
첫댓글 진도는 산악회에서 가봤었는데 굴물회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진도하면 진돗개가 나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워낙 개를 좋아하다보니 진돗개쇼가 제일 보고싶네
개는 좋아만 하고 키울 생각일랑 하지를 마라잉?
@영배 키울 생각은 없는데 먹고 싶은 생각은 있삼^^*
진도는젊어을때 관광뻐스타고 둬번다녀 왔는데 건성으로 다녀와서 쌍계사만 생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