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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하게는 <리틀북카페>, 저속(?)하게는 <책팔이>
모임책만 한달에 거의 4권인 우리 책풍경 회원들은 이렇게나 읽기에 대한 욕구가 강하구나라는 걸 새삼 느낀 모임입니다. 다들 언제 소리 소문 없이 이렇게 읽고 있었나요? 게다가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는 모습은 마치 방판사원이 된 것 마냥 열정적입니다. ‘리틀북카페’보다 시카님이 지어 준 <책팔이>라는 표현이 찰떡이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책을 팔아 볼까요?
-시카
레이 달리오 <변화하는 세계질서> : 투자자로서 제국의 흥망사를 경제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책으로 경제와 역사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 과거 역사속의 제국들은 동일한 흥망사를 거쳐 왔고 그 과거를 바탕으로 우리의 현재, 미래를 바라본다. 우리 한국도 제국은 아니지만 제국의 흥망사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비교적 작은 나라들도 많이 언급되는 이 두꺼운 책에 한국은 전혀 언급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코로나도 등장할 정도로 최근에 나온 책이며 그래프가 많지만 그리 읽기 힘들진 않다. 저자가 의도한 대로 굵은 글씨체만 골라서 읽어도 요약본으로 손색이 없으니 두께에 부담 갖지 말고 읽어보시길...
-써니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 20대에 이미 <빨치산의 딸>이란 책을 낸 작가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중년이 된 후 다시금 자신과 부모님의 이야기를 투영하여 쓴 작품이다. 굉장히 재밌고 잘 읽히며 힘들었던 저자의 지난 삶이 느껴진다.
박주영 <어떤 양형 이유> : 헌법의 풍경에 좀 더 인간적인 이야기가 담긴 느낌이다. 문유석의 책과 비슷한 듯하나 문유석과 달리 판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판결문이라는 형식속에 유일하게 판사의 생각을 표현 할 수 있는 ‘양형이유‘에 사건당사자나 사회에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을 공들여 적었다.
이마미치 도모노부 <단테 신곡 강의> : 단테의 신곡은 시처럼 쓰여 있어 이해하기가 어려운 책인데 이를 하나하나 잘 짚어준다. 굉장히 잘 넘어간다.
-시나위
김기현 <선비> : 표지그림은 유학자가 공부할 때 입는 복장이지만 흰 옷에 검정 동정은 도교를 의미한다. 유학자는 왜 이런 복장일까? 불교, 도교, 유교 모두 ‘비움’을 지향한다. 하지만 그 비움의 의미는 각각 다르다. 불교는 지구, 천지의 비워둠을, 도교는 나를 비우고 자연과 같아지고 싶은, 자연과 다를 게 없는 비움이며 유교는 나의 사사로운 감정을 비우고 삶을 같이 이뤄나가고자 한다.
-단비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 : 중세시대에 관심이 많다.
-애몽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 작년 베스트셀러로 유명했기에 한번 읽어봤으나 청소년소설 같다. 하지만 읽는 중에 마음이 따듯해졌다. 타인에게 베푼 작은 도움이 돌고 돌아 우리를 따뜻하게 한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얽힌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되어 드라마로 각색하기 좋아 보인다.
Sun 도슨트 <그림들> : 이전에 읽은 몇몇의 미술책들은 미술 작품을 보여주고 그 작품의 특징과 화가의 일생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 책은 실제로 미술관에서 감상할 때 유익한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미술관에서 전시된 모습을 관람객과 함께 찍힌 사진으로 보여주어 작품의 실제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흘러내리는 시계로 유명한 달리의 <기억의 지속>이 이렇게나 작은 그림이었는지, A4만한 크기안에 엄청 자세히 그려넣었단 사실을, 모네의 <수련>이 이렇게나 긴 그림이었고 곡선의 형태로 전시해야만 수련이 핀 정원속에 관람자가 폭 빠져서 작품을 느낄 수 있단 걸 알려준다. <건초더미>하나만 봤을 때도 빛의 모습이 다양한 걸 알 수 있지만 수십개의 <건초더미>를 한 페이지에 몰아서 보여주었을 때의 빛의 다양한 색감이 확연히 비교되어 인상주의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 정성스런 편집 방식이 다른 미술책들과 차이가 있다. 해외의 유명한 미술관을 쉽게 갈 수 없는 우리를 위해 도슨트인 저자가 이해하기 쉽게 썼다.
비욘 나티코 린데브라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스웨덴 사람들이 성경 다음으로 머리맡에 두고 틈틈이 읽는 책, 성경 다음으로 필사하는 책이라는 광고에 연말연시의 분위기와 함께 낚였다. <월든>을 읽었던 시점이라 2년만 실험처럼 살고 나온 월든호수의 소로우와 달리 17년간 숲속에서 지낸 작가는 어떤 걸 통달했을지 궁금해서 읽으려 구매한 책이다.
-바신
김해남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현대 사람들의 상담내용이 거의 다 들어있는 듯하다. 페이지에 비해 읽기에 시간이 걸렸지만 다 읽고 나면 상담을 받고 나온 듯이 후련해진다.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난 책이라 그런지 나와 결이 맞았던 책이다. 이 작가의 여러 책을 읽은 써니님은 작가의 상황을 여러 책을 통해 계속 우려먹는 것 같다고 했지만 이 작가의 책을 아직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괜찮지 않을까.
-가랑비
<진짜 기본 베이킹 책> : 요즘은 1인 기준의 요리책도 많이 나오고 베이킹 분야도 굉장히 디테일해졌다. 레시피팩토리라는 출판사의 책들의 레시피가 좋은 편이다.
김성종 <여명의 눈동자> : 태백산맥을 완독한 후 생각나서 읽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10권임.
-해피데이
박영규 <에로틱조선> : 모임에서 하지 않은 책으로 읽으려 했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노골적이고 야했던 책이 아닐까
오가와 이토 <달팽이 식당> : 일본소설로 음식이야기다. 불편한 편의점과 심야식당스러운 이야기
드라마 <일타스캔들> 중 “뱃속에 뜨신 게 들어가야 살만해지지”라는 대사처럼 남이 구워주는 고기와 적당한 알콜 섭취로 인해 우리 모두는 한없이 너그러워져 누가 어떤 책을 소개해도 즐겁게 듣고 질문하는 활기찬 시간이었지요. 처음해보는 해피데이님의 이런 순서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 해피데이님은 공통의 책을 바탕으로 각자의 시나리오를 구성해보고 서로 읽어보는 것도 시도해보고 싶어 하시네요. 낯선 작업이겠지만 새로움은 늘 환영합니다. 저는 다음에 카페이벤트로 내가 읽은 <특이한 책>, 내가 먼저 읽어보니 <이 책만은 no!no!>에 어울리는 책을 소개하는 것도 특별하니 재밌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실이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리틀북카페>에서 소개되는 책들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는 사실입니다. 경제, 역사, 현대소설, 법, 동양철학, 고전소설, 미술, 요리, 에세이 등 우리는 다양한 관심분야를 골고루 가지고 있는 어벤저스급의 독서모임인 게 분명합니다.
뿌듯하니 좋네요.
첫댓글 후기도 어벤저스급으로 잘쓰신 애작가님 감사히 읽었습니다.
사가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도 다양한책 기대해봅니다
"리틀북카페' 는 무엇인가?" 궁금했던 1인이었습니다. ^^ 결론은 책팔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