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길을 걷거나 스마트 폰을 들고 문자를 두드리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전철 안 여기저기서 요란하게 들리는 카톡 소리도 이제는 일상화된 느낌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카톡을 통해 문자를 교환하는 쏠쏠한 재미를 맛보고 있음에 놀라곤 한다. 애인끼리 오가는 진한 밀담도 카톡은 현대 문명의 이기로 통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끼리도 전화번호를 주고받아 카톡을 즐기는 사람도 없지 않다. 처음만난 사람끼리 진하게 문자를 주고받다 가까워져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고 급기야 연인사이로 발전했다면 카톡이야말로 현대판 중매쟁이에 다름 아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어느 노부부는 스마트 폰으로 실시간 뉴스를 전하듯 인증 샷으로 거처를 알려 진한 부부애를 만끽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카톡은 사용법도 간단하지만 무료라는 강점 때문에 가입자가 갈수록 늘어나는추세다.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는 메시지도 하루수십억 건에 이른다니 바야흐로 ‘전 국민 카톡시대' 나 다름없다. 카톡을 즐기는 사람 들 간에는 그림문자(이모티콘)로 의사를 소통하기도 한다. 그림문자도 다양해서 순식간에 상대방의 의중을 읽고 문자를 두드려 의사를 전달하니 복잡한 수고를 덜 수 있어 재미를 더 해준다. 카톡은 문자나 이모티콘만 아니라 사진편집을 통해 자신의 프로필을 공개하기도 한다. 둘 만 보게 할 수도 있고 완전 오픈된 상태인 경우도 있다. 카톡이 갖는 교육적 효과도 적지 않아 보인다. 어린이를 비롯 성인에 이르기까지 집중력과 사고력, 손과 눈의 협응력 발달 등 다양한 학습효과까지 향상시키는 교육용 게임 콘텐츠가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트위터를 연계시킨 글로벌 퍼브리싱 서비스가 보편화 되면서 카톡은 어느새 필수 생활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야흐로 카톡을 못하면 꼰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노인들에겐 치매예방 효과까지 있다지 않는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자는 척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젊은이들이 이제는 노인 석에 앉아 스마트 폰 삼매경에 빠져 있어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자주 눈에 뜨인다. 마치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려고 하는 꿍꿍이 속 같아 입맛이 쓰다. 카톡에 정신이 팔려 차에 치인 사례나 카톡 중독증에 걸려 버린 사람들에다 카톡으로 오간 은밀한 문자가 문제돼 가정파탄으로 번지는 사례도 종종 있는 모양이다. 카톡으로 여직원에게 업무 이외의 문자를 보낼 경우 성 희롱이 될 수 있다는 법조계의 유권해석도 시사 하는 바 적지 않다. 카톡은 이처럼 부작용도 적지 않다. 정보의 바다를 공유한다는 잇 점도 있지만 무심코 공개된 사진이나 문자가 타인의 명예나 초상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기 쉽다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카톡에 너무 빠지다보면 신체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 문자를 두드리다 보면 목 뼈에 통증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른바 텍스트 넥(Text Neck)이라는 신조어가 바로 심각한 '카톡 증후군'이다. 카톡이나 스마트 폰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람만을 노리는 날치기 범도 자주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는 보도다. 이런 범죄를 유발한 원인제공자는 역시 카카오톡이 분명하다. 이쯤 되면 카톡이 문명의 흉기로 전락해 버린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 그대로 톡 톡 튀는 카톡이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세상을 더욱 밝게 하고 인간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이면에는 '카톡증후군'과 같은 부작용도 적지 않게 따라 다닌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평화세계 2013년 6월 1일자 지구촌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