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정이면 불가근. 인정이면 가근
교무부 서한수
“非人情不可近(비인정불가근)…”(교법 3장 47절).
평소 자주 보고 접하던 『전경』의 이 구절을 ‘사람에게 정이 없으면 가까이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왜 이렇게 해석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이 해석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대순지침』을 꼼꼼히 읽어 나가다가 이 해석으로는 의미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는 구절을 발견했다.
“‘비인정(非人情)이면 불가근(不可近)’이라 마음의 정을 베풀어서 도인은 물론 비도인에게도 늘 너그럽게 대하라.”(『대순지침』 p.28)
이 구절의 ‘불가근’을 ‘가까이하지 말라’로 해석하면 ‘불가근’이 구절 전체의 문맥에 들어맞지 않고 다소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지금까지 맞다고 생각했던 ‘불가근’의 뜻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불가근’의 뜻을 정확하게 다시 알아보고, ‘비인정이면 불가근’을 다시 해석해 보려고 했다.
‘비인정이면 불가근’에서 ‘비인정이면’은 ‘사람의 정이 아니면’이라는 말이니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정이 있지 않으면’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불가근’의 ‘불가’는 가능의 부정형이므로 ‘가까이할 수 없다’라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비인정이면 불가근’을 해석하면 ‘사람에게 정이 없으면 가까이할 수가 없다’라는 뜻이 되고, 위의 구절은 ‘사람에게 정이 없으면 가까이할 수가 없으니 마음의 정을 베풀어서 도인은 물론 비도인에게도 늘 너그럽게 대하라’라고 자연스럽게 해석되었다.
‘비인정이면 불가근’의 뜻을 바르게 알고 나니 나도 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인정이면 불가근’이라면 누구에게라도 마음의 정을 베풀어 너그럽게 대하는 ‘인정’이면 ‘가근’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