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아버지는 농부 이시다 ."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 인간을 창조질서의 관리자로 "땅을 다스리도록"복을 주셨습니다.
농민주일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땅의 돌봄과 축복을 기억하는 주일입니다.
그런데 태초에 하느님께서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신 자연 재화는 오늘날 국가 간의 심각한 식량과 에너지의 불균형,
도농 간의 격차 심화 등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전체 인구의 6%뿐인 농가의 소득은
도시 근로자 가구 소득의 65% 수준에 불과 합니다.
또한 올해 3월 발효된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의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은 멕시코의 경우 수출 규모와 외한 보유고는 증가하였지만
농민과 노동자들의 생활은 오히려 악화되었고 결국 심각한 양극화 현상과 이논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FTA를 통해 세계 1위인 미국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같은 논리로 시작한 멕시코의 경우에서 처럼 결국 한. 미 FTA는 농민과 도시 월급 생활자들의 삶을 파괴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주신 재화는 모든 이가 '충만한 자기 발전'을 이루기 위해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재화의 보편적 목적'을 가르칩니다. 이 가르침처럼 한. 미 FTA는 지금이라도 약자 권리 보호, 재화의 보편적 목적과
공동선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재고되고 개선되어야 합니다.
한편 우리 교회는 그동안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이 운동이야말로 도시와 농촌 신자들이 만나
서로의 삶과 문화, 재화를 나누고 서로를 섬기는 생명 운동이요, 공동체 운동입니다. 이 운동을 통해 도농신자 공동체는
초대교회처럼 친교를 맺고, 음식을 나누는 연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삶의 외적 편리함과 물질적 소비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오늘날, 세상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생명의 가치를
선택하고, 매일 매일을 생명과 노동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농민들의 소박하고 청빈한
삶을 배우기로 다짐합시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농민들과 농촌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2012,년 7월15일 농민주일
주교회의 정의 평화위원회 위원장 이 용 훈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