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루왁(Luwak) 커피
숙소 발코니의 망중한(2층) / 루왁 커피 / 사향고양이 루왁(Luwak)
우리 숙소에서 아래쪽으로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곧바로 자그만 커피숍이 있는데, 가게 앞에 시커먼 고양이를 닮은 동물이 있어서 처음에는 우리끼리 너구리다, 오소리다 하다가 주인에게 물어보았더니 말로만 듣던 루왁(Luwak)이라고 한다.
커피나무 열매를 따 먹고 똥을 싸면 소화되지 않은 커피 씨가 똥에 섞여 나오는데 그것을 분리해내서 볶아 분말을 만들어 걸러 내리면 말로만 듣던 그 비싼 루왁커피....
몇 마리는 장 속에 가두어 놓고 한 마리는 만질 수 있도록 내놓았는데 묶지 않았는데도 도망가지도 않고 쓰다듬으면 얌전히 커다란 눈을 껌벅거리며 빤히 쳐다본다.
커피값이 비싸서 엄두를 못 내는 것을 내가 아직 마셔보지 못했다고 우겨서 결국 마시게 되었는데....
우리가 커피 맛을 제대로 음미할 능력이 없어서인지, 사기를 당한 것인지 아무런 향도 나지 않고 그냥 평범한, 좀 부드러운 아메리카노 맛이다!! 아무래도 진짜 루왁 커피가 아닌 듯하다.
한 잔에 우리 돈 6.000원 정도... 발리 물가를 생각하면 엄청나게 비싼 커피다. 제기럴...
모두 떨떠름한 표정, 사기를 당했다는 표정으로 카페를 나오는데 내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멍청한 주인 놈, 커피에다 향수를 몇 방울 떨어뜨리던지 토끼 똥이나 쥐똥을 넣고 끓여서 조금 구린내가 나게 하던지... 하자 모두들 쿡쿡거린다.
어쨌거나 국내에서는 한 잔에 3~4만 원 한다니 친구들 만나면 마셔봤다고 자랑은 할 수 있지 않을까... ㅎ
<4> 발리 전통춤 관람과 갤러리 방문
발리 전통춤 뿌수빤잘리 / 갤러리 탐방(발리 미술)
우붓 왕궁을 둘러보다가 어린이들이 추는 발리 전통춤을 보는 횡재를 누렸다.
손동작과 발놀림, 특히 눈을 크게 뜨고 눈알을 굴리는 표현이 꼭 원숭이를 흉내 내는 춤인 것 같은데, 매우 이색적이었다.
그리고 미술작품을 직접 그리고 전시한 갤러리가 가는 곳마다 있는데 두어 군데 들러 감상을 했다.
다른 데서 보던 미술작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발리의 특징이 잘 나타난 원색의 그림들이 많다.
<5> 짜낭(Canang)과 콜람(Kolam)
발리의 짜낭(Canang) / 꽃, 음식, 돈으로 장식(발리) / 인도의 콜람(Kolam/그림)
발리는 인도네시아 다른 곳과 비교할 때 여러 가지로 발리 고유의 독특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모두 이슬람(Islam) 문화권인데 발리는 유독 힌두(Hinduism) 문화권이다.
그중에서도 힌두교 신에게 바치는 것인지, 토속신앙에 기인한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신께 바치는 짜낭(Canang)이 그 한 가지다.
짜낭은 신전이나 가정집 문 앞, 또는 가게 앞에 놓는 작은 바구니인데 몇 개씩 포개어 놓기도 한다.
내가 인도를 여행할 때 보았던 콜람(Kolam)이 언뜻 연상된다. 인도 콜람은 가정주부가 매일 아침 문 앞에 쌀가루나 돌가루로 정성껏 그리는 그림이다. 위의 콜람은 단순한 그림이지만 가정에 따라 다양한 색깔은 물론 면에 색깔을 넣기도 하는데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복잡한 그림도 있다.
가정마다 독특한 문양인데 부유한 가정일수록 크고 화려하다. 그뿐만 아니라 거대한 힌두사원 회랑(回廊)이나 방안에도 바닥에 아름다운 콜람(Kolam)을 그려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인도에서 콜람은 가정이나 사원에 행운이 들어오는, 방문하는 사람에게 신의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같은 힌두(Hindu) 풍습이겠는데 조금 의미는 다르지만, 집 앞에 있다는 것에서 유사점이 보인다.
우붓 숙소(Pondok Bambu)에서 2박을 한 후 곧바로 타나롯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숙소의 아들이 자신의 차로 직접 타나롯을 경유하여 시내 호텔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숙소주인은 아버지가 60세로 교원 출신, 20대 후반의 아들이 아버지와 같이 운영하는데 둘 다 영어도 제법 잘하고 무척 친절하다. 여기서 차 대절비 55만 루피아(44.000원), 우리와 함께 타나롯을 안내도하고 사진도 찍어주어서 친절이 고마워 나중 팁을 얹어 60만 루피아를 주었더니 매우 고마워한다. (팁 5만 루피아는 우리 돈 4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