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1. 화요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하나의 단순한 통과의례였던 일이
이젠 두려움을 수반한 일이 되어버렸다
2년 만에 한번 씩 받게 되는 '국민건강검진'
국가에서 알아서 내 건강을 관리해 준다기에
젊어서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었다
의무 한가지 해결하는 기분으로.
어느 해부턴가 건강검진 후에 날아오는 결과통지서를 꼼꼼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모든 수치가 정상치에서 밀려나 비정상수치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오늘 가슴초음파 예약시간이 애매한 오후 3시 30분이라서
미리 이런저런 검사항목과 산부인과 검사까지 마치려니
아침과 점심을 몽땅 굶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두끼 굶는 것을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임무수행하고나니 오늘은 자연스레 1일 1식이 되었다
그런데 그 1식을 폭식해버렸다
결과는 이메일로 알려줄테고
가슴이나 산부인과도 그다지 큰 특이사항이 없다하니
그것만은 안심인데 혈압이 높다
아마도 곧 혈압약을 복용해야 할 듯하다
오늘 코로나로 검진을 한번 건너띄고 만난 산부인과 원장님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어머나, 선생님도 이제 60이 넘으셨네. 세월이 참 많이 흘렀죠?"
하고 인사를 건네신다
곱디곱던 의사선생님도 몸이 더 작아지신 듯 느껴진다
큰 딸 출산부터 작은 딸 출산 그리고 오늘까지 참 오랜시간 날 진료해주신 분이다
여러 운동 이야기, 음식이야기, 그리고 영양제도 이젠 먹어야 한다며
이것저것 권해주신다
그리고 칼슘제를 처방해 주신다
칼슘제가 나한테 그리 필요한 영양제인가?
하면서 가져왔다
식후에 씹어먹는 것이라 하니 잘 먹어보자
결과지에 적혀나올 각종 수치들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