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시인 30주기 기념 학술대회를 앞두고 『김남주 시인의 삶과 문학정신』(푸른사상 현대문학연구총서 59). 2024년 10월 31일 간행.
9명의 문학 연구자들은 이 책에서 민주주의의 실현과 민족해방을 위해 온몸을 바친 민족시인 김남주의 불꽃 같은 삶과 문학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 저자 소개
김준태 시인,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임동확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유희석 전남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맹문재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고명철 광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정민구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최진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양현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최창근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HK연구교수
■ 목차
김준태_ 2024 김남주론
임동확_ 프로메테우스의 모험과 부끄럼의 힘
유희석_ 김남주 시의 ‘상속’에 관하여
맹문재_ 김남주의 산문에 나타난 파블로 네루다의 수용 과정
고명철_ ‘혁명전사-시인’ 김남주가 수행하는 세계문학
정민구_ 김남주의 해남과 광주, 그리고 시집 『농부의 밤』
최진석_ 투사를 위한 시학
김양현_ 김남주기념홀 건립에 관한 기록
김남주 연구사 정리 _ 최창근
■ 책머리에 중에서
김남주는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의 실현과 민족해방을 위해 온몸을 바친 민족시인이다. 1945년 10월 16일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전남대 영문과에서 수학했으며, 2010년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1974년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잿더미」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진혼가』,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솔직히 말하자』, 『사상의 거처』, 『이 좋은 세상에』, 산문집 『산이라면 넘어주고 강이라면 건너주고』, 『시와 혁명』, 『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우리라』, 번역서 『자기 땅에서 유배당한 자들』,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아타 트롤』, 『은박지에 새긴 사랑』 등이 있다.
1972년 반유신 투쟁 지하신문(유인물)인 『함성』, 『고발』을 제작 유포하다가 발각되어 옥고를 치렀다.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15년 형을 선고받고 투옥 중 국내외의 석방 운동에 힘입어 1988년 12월에 출옥하였다. 1994년 2월 13일 타계하여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되었다. 신동엽창작기금, 단재문학상, 윤상원상, 민족예술상, 파주북어워드 특별상을 수상했다. (하략)
■ 책 속으로
2024년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김남주는 지금, 이곳에 서 있는 사람이며 민족과 통일에로의 시인이다. 우리 모두가 사는 사람됨의 세상, 생명과 평화와 하나됨의 세상을 준비하고 앞당기기 위해서 김남주의 시편들은 여전히 현존재(Dasein)일 수밖에 없으리라.
(김준태, 「2024 김남주론」, 39쪽)
올해로 사후 30주년을 맞는 김남주의 문학과 삶은 그렇다. 마치 잿더미 속에서 날아오르는 불새 피닉스처럼 그는 사회적 불평등과 위기가 고조될수록 더욱 가까이 날아오르는 구원과 해방의 상수(常數)로 살아 있다. 그러면서 인간다운 자유로운 삶과 더불어 가난하고 박해받는 자들의 정당한 권리와 평등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근원적인 질문과 구원을 다시 찾게 하고 있다. (임동확, 「프로메테우스의 모험과 부끄럼의 힘」, 74쪽)
문학성이나 예술성의 고답적인 관념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오늘의 현실에도 진정으로 살아 있는 작품을 읽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김남주의 시는 70~80년대 문학에서 끈질기게 논제로 떠오른 ‘소시민성’의 자자분한 고민이나 번민을 깨끗하게 일소해 버리는 통렬함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해방 이후 한국 현대시사에 이런 시인 하나를 가진 것은 우리의 자랑이고 긍지가 아닐 수 없다. (유희석, 「김남주 시의 ‘상속’에 관하여」, 87쪽)
김남주는 한국시의 극복 방안으로 네루다의 시를 실천적으로 수용했다. 중남미의 식민지나 사회 계급의 상황이 한국과 유사하다고 느끼고 그 극복을 추구한 것이다. 김남주는 네루다가 혁명 투사의 길을 걸어간 삶을 따라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에 참가했다. 시인은 혁명 투쟁에 함께함으로써 가장 혁명적인 시를 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전위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맹문재, 「김남주의 산문에 나타난 파블로 네루다의 수용 과정」, 120쪽)
김남주가 꿈꾸는 혁명의 길은 이처럼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전율을 동반한다. 그래서 김남주의 시는 거듭 상기하건대, 탈식민의 해방과 탈구미중심의 ‘또 다른’ 근대를 꿈꾸는 세계문학을 새롭게 구성하며, 이것은 구연적 상상력과 구연적 표현의 중력의 꽃이며 열매다.
(고명철, 「‘혁명전사-시인’ 김남주가 수행하는 세계문학」, 143쪽)
‘농부의 아들’이라는 자전적 배경과 ‘투쟁의 전사’라는 정치적 실천 사이에서, 김남주는 끊임없이 두 공간을 오가며 시대적 고뇌와 맞서 싸웠다. 이러한 점에서 해남과 광주는 지리적 공간을 넘어, 김남주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실천해 나간 상징적 공간으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정민구 「김남주의 해남과 광주, 그리고 시집 『농부의 밤』」, 149쪽)
시인이 진정한 혁명가로 태어나는 것은 시적인 통찰과 각성, 촉발에 의해서였다. 김남주에게 혁명은 시로써 경험되고 시로써 의미화되는 전선이었으며, 문학적 성찰과 반성을 통해 전진하는 시적 분투였다. (최진석, 「투사를 위한 시학」, 189쪽)
김남주기념홀은 2019년 5월 3일에 시인의 모교인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1호관에 개관했다. 개관 이후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념홀은 김남주의 시와 정신을 마주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기념홀 건립을 위하여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았고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김양현, 「김남주기념홀 건립에 관한 기록」, 2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