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미 나가는 날이에요.
꾸러미 담길 배추를 바로 잡아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꾸러미 포장장소는 또 늘보님네에요~
별농 티타임 빠질 수 없죠.
백퍼님 샤인머스켓, 따꺼님 부사, 들풀님 햇땅콩, 늘보님의 식빵..
오랜만에 오신 총새님이 신기하고 맛난 걸 들고 오셨어요.
바로 콩통조림!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그 콩조림이 먹고 싶어 만들어보셨데요.
부드럽게 푹 익은 콩과 토마토의 조합~
불편한 조미료 맛이 나지 않아 얼마든지 퍼먹을 수 있는 맛!
가볍게 배를 채운 뒤 꾸러미 포장을 시작해요.
한 팀이 밭에 배추를 잡으러 간 동안 다른 한 팀은 라벨링 작업을 합니다.
저는 수해와 동물 피해로 이번 꾸러미에 낼 수 있는 물품이 없어요.
간만에 빈 손으로 별농에 왔네요.
홀가분하면서도 좀 씁쓸한 마음이 들었어요.
색감이 참 예쁘죠.
바로 한 달 전 9월 꾸러미 때와 비교해봐도 확연히 달라졌어요. 색도 질감도 살짝 톤 다운된 느낌
가을에 캐는 고구마와 당근은 여름의 작물들처럼 채도가 높지 않아요.
해가 짧아지니 파프리카도 색이 잘 안나고,
풋고추도 어쩐지 여름보다 훨씬 풀이 죽은 느낌이네요ㅎㅎ
어려운 여름을 어찌어찌 잘 견디고 한 바구니에 모인 작물들 참 예뻐 보여요.
오늘 참여 멤버가 많아서 그런지 포장이 정말 빠르게 끝났어요.
배추 잡는 시간까지 포함해 1시간 될랑가~
포장한 꾸러미는 백퍼님 차에 실어 우체국으로! 안녕 꾸러미!
꾸러미를 보낸 뒤엔 고대하던 들풀밥상~
국수호박 샐러드, 생야채, 찐 고구마,
햇김치, 오이지 무침, 땅콩조림, 호박범벅
그리고 얼큰한 무국까지!
늘보님이 오랜만에 별농에 온 총새님과 저에게
"이 밥상이 그리우셨죠~?" 하는데
꾸러미 핑계로 먹으러 온 속내를 들킨 거 같아 뜨끔 했네요ㅋㅋㅋ
점심식사 이후 우리끼리 먹거리 나눔을 했어요.
들풀님의 땅콩
양파님의 양파와 토마토
내맘님의 청경채
늘보님의 가지와 풋고추
백퍼님의 샤인머스켓
별농에 오면 부자되기 참 쉽죠잉
저도 오랜만에 별농 와서 부자가 되어 돌아갑니다.
뒷좌석 가득 받아왔어요.
드린 것도 없이 잔뜩 받아만 와서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그치만 또 그 덕에 내년엔 더 잘 해봐야지 하는 맘도 생깁니다!
농사가 잘 안되며 약간 밭에서 마음이 멀어지고,
밭과 멀어지니 계절에 대한 감각도 무뎌진 것 같았는데
별농에 오니 잠시 잃어버렸던 마음과 감각을 되찾은 느낌이네요!
고맙습니다~
첫댓글 ㅋㅋㅋ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