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경제]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부동산·금·미술품… 블록체인 기술 이용해 '조각조각' 나눠 투자해요
입력 : 2023.05.25 03:30 조선일보
토큰 증권(Security Token)
▲ 토큰 증권 발행이 합법화되면 미술품·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에 더욱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게 돼요. 사진은 작년 9월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고운호 기자
Q.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내년부터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을 합법화한다고 해요. 토큰 증권이 뭔가요?
A. 토큰 증권은 '디지털 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말해요.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토큰 증권을 증권으로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형태라고 하니 비트코인 등 가상 자산과 혼동할 수가 있는데, 토큰 증권은 실물 자산을 토대로 발행된 증권이라는 점이 달라요. 증권은 어떤 사물이나 권리 또는 사업을 통해 수익이 생겼을 때, 그 가치를 나누어 갖자는 약속을 증서로 만든 거죠. 증권은 언제든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약속 증서와는 달라요. 이런 약속을 종이에 써서 거래하면 종이 증권, 전자 장부 형태로 거래하면 전자 증권이에요.
토큰 증권(Security Token)은 거래 장부(원장)를 투자자들이 나눠 갖는 방식의 분산 원장 기술을 사용해 디지털 형태로 거래 내역을 기록합니다. 수많은 거래 정보를 시간 순서대로 기록해 개별 데이터 블록으로 만들고, 이걸 체인처럼 차례로 연결하는 기술이에요. 정보가 여러 장부에 동시에 똑같이 기록돼 나중에 조작이나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기존의 전자 증권은 증권사 중앙 서버에 모든 데이터를 기록해 관리하지만, 토큰 증권은 거래 장부를 참여자들이 나눠 갖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토큰 증권(Security Token)은 왜 필요한 걸까요?
증권 거래 방식으로 사고파는 품목이 다양해졌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부동산이나 금, 은, 선박, 미술품, 저작권, 지식재산권 같은 다양한 자산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갖고, 이 자산의 가치가 올라가면 조각 크기에 비례해 수익을 얻습니다. 이 조각만큼의 가치를 나눠 갖자고 약속하는 증서를 사고파는 것을 '조각 투자'라 합니다.
조각 투자는 기존 전자 증권보다 토큰 증권으로 관리하는 게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합니다. 분산 원장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래 내역을 위조하거나 변조하기 어렵거든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조각 투자를 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그동안 이를 관리할 제도는 없었어요. 기존 법 체계에선 토큰 증권이 증권으로 규정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투자자들은 법적인 보호를 받기 어렵고 해킹 등 범죄에도 노출됐어요. 그래서 금융위가 토큰 증권을 증권으로 인정하고 조각 투자를 제도와 법으로 관리하기로 한 거랍니다.
토큰 증권 발행과 유통을 법제화하면, 최근 수요가 많아진 조각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권리를 증권으로 만들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증권사를 통해 거래해야 하는 기존 전자 증권과 달리, 토큰 증권은 조건이 되는 사업자 누구나 직접 발행할 수 있게 허용한다고 해요. 앞으로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 방법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다양해지고 방법도 편리해질 거예요.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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