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단어에 시달립니다. “지구 젤리” “눈알 젤리”입니다. 넷째가 어느 유튜브에서 보았답니다. 아빠에게 다가오더니 말합니다. “아빠 지구 젤리를 먹으면 이런 소리가 나” 그러면서 제 귀에 무슨 소린가를 내는데 저에겐 “찔꺽찔꺽”으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보았더니 정말 그 소리가 맞더군요. 하도 사 달라고 성화여서 내일 사주겠다고 말했더니 11시가 넘었는데 엄마에게 그럽니다. “엄마 나 지구 젤리 때문에 잠이 안 와” 얼마나 좋았으면 잠을 못 잘까요.
다음 날 신대지구 6차 아파트 앞 문방구에서 지구 젤리를 판다기에 찾아갔습니다. 떨어졌다네요. 다음 주 월요일에 오랍니다. 가격은 1,500원입니다. 넷째는 팔을 벌려 이만~~~~~~큼 사 달라고 했는데 아빠는 요만~큼만 사줄 수 있습니다. 많이 먹으면 이가 썩는다는 그럴듯한 합리성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딸의 말이 자꾸만 기억 남습니다. “엄마 나 지구 젤리 때문에 잠이 안 와”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는지, 아니 그만큼 설레는 무언가가 있는지를 물으면서 말이죠. 설레임이 이만~~~~~~~큼 있다는 건, 참 좋은 하루이고 삶입니다. 월요일엔 저도 셀레는 마음으로 지구 젤리를 사러 갑니다. 요만~큼 짜증 나고 요만~~~~~~~큼 예쁜 딸 때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