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동의 해운대의 자연생태>
복분자, 요강을 뒤집어엎다
달맞이언덕 해안가 언덕에 산딸기가 빨갛게 익었다.
‘대나무 밑엔 호랑이 있고 산딸기 밑에는 뱀이 있다’는 옛말이 있다.
혹 ‘뱀이 물까 봐’ 조심스레 하나 따서 입에 넣어 본다. 달콤새큼한 옛 맛 그대로다.
산딸기는 ‘복분자(覆盆子)’란 한자명으로 인하여 유명하다.
어린 시절 어른들은 본체만체하였으나 개구쟁이 동네 아이들은 소 먹이러 가면 심심풀이로 따먹던 야생 열매다.
산딸기를 따서 뒤집어 보면 오목한 게 꼭 작은 동이를 닮았다.
그래서 한자로 ‘뒤집을 복(覆)’, ‘동이 분(盆)’, ‘열매 자(子)’이니 동이를 뒤집은 모양의 열매란 뜻의 이름에 불과하다.
그런데 어느 호사가께서 이를 ‘요강을 뒤집는다’고 해석하여
산딸기를 먹으면 요강을 뒤집을 정도로 센 오줌발이 발사된다고 이야기했단다.
그래서 남성 정력제로 옛날부터 알려져 왔다 하여 엄청난 호평을 받는다.
실제 그 한방적 효능을 보니 정력제보다는 항암, 조혈, 신장 등에 좋다고 나와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기운을 보충해 무거운 몸을 가볍고 밝게 해주어 피로를 풀어준다고 한다.
그럼 이게 곧 정력에 좋다는 말이 아닌가?
많이 먹어도 해가 된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으니 그냥 제철 과일로 생각하고 많이 드셔도 좋을 것 같다.
/ 강우동 바다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