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는 이미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 증인이 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신 지 45주년이 되었다 싶으니 “에이, 설마!” 하는 느낌으로 세월을 받다가, 돌이켜 내 주위를 살펴보니 대통령 서거 이듬해 봄(1980, 4월)에 태어난 아들 녀석이 두 아들의 아비가 되어 키우면서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지도 이미 10년을 훨씬 넘겨 이른바 ‘십여 년’이라고 해야 하는 세월임을 인식해야 했다. 그러니 지금 이 나라는 박 대통령을 그저 세종대왕이나 고종황제와 같은 역사적 인물로 인식하는 세대가 국운을 전횡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참 오래 살았다는 것을 실감한다.
대한민국이 건국되어 한 달 만에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 2학년으로 진급했으니(그때는 가을에 입학하고 진급했다.) 역사의 살아있는 증인이라고 해도 괜찮은 세대가 아닌가 싶다.
역사의 증인이라…….
그들의 소년기에 끔찍한 육이오 동란(그때는 그렇게 불렀다.)을 몸으로 겪어내어야 했다.
그리고 대학생 시절에 사일구를 치렀고, 오일륙을 맞았으며, 새마을운동을 젊은 아빠가 되어 실천했다. 마을마다 젊은 새마을지도자가 우리 세대였으니까.
말하자면 국가 부흥의 실마리를 잡고 뛰며 박 대통령과 함께 해온 세대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절대적인 가난과 고난을 유년기에 통과의례처럼 치렀고, 장성해서는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뛰고 달리고 손가락 마디가 휘도록 쟁기질하고, 연마기를 돌려댔고, 재봉틀을 밟아댔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살림에 숨통이 틔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 마당, 그런 자리,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 이가 바로 박 대통령임을 알고 그를 따랐다. 그러다가 중년기인 40대에 접어들기 무섭게 우리는 우리의 리더를 잃었다.
그런데 우리는 자녀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
그 말은 바로 가르쳐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우리의 큰 새끼들인 그들을 대학에 보내놓으니까 공부는 안 하고 밤낮없이 시도 때도 없이 시위 데모대에 몰려다니게 했으니까. 그것들이 대가리가 굵어지니까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나라의 바람둥이가 돼가지고 골 때리는 짓만 하는 인간들이 돼버렸다는 거 아닙니까? 아이고 하나님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