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 부른 목사
한때 교회의 예배당을 건축한 후 제법 교인들의 숫자가 늘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주일학교 어린이들도 중예배실을 가득 채울 정도로 부흥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주일이 지나고 평일 오후에 초등학교 4학년의 여자아이를 데리고 한 아이의 엄마가 흥분되어 저를 찾아 왔습니다. 이유인즉 주일 예배에 참석한다고 헌금을 받아 들고 나갔는데, 4주가 지난 후 살펴보니 헌금할 돈을 가지고 교회에 간 것이 아니라 오락실에서 놀다 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주일에 보이지 않으면 교회에서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제게 소리를 지르며 훈계조로 말을 하였습니다. 그런 그분에게 저는 “죄송합니다. 주일학교 담당 전도사님께 확인하여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라며 정중하게 대답하였습니다.
저의 말을 들은 아이의 엄마는 혀를 끌끌차며 “이제 교회 지어놓고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니 배가 불렀구먼~~ 배가 불렀어! 됐어요! 다음 주부터 다른 교회로 다니게 할거예요.” 그러면서 툴툴거리며 제 방에서 빠져 나갔습니다.
이런 황당한 사건을 간혹 더듬어 보면서 저 자신을 살펴봅니다. 지금 나는 배가 불러 게으르지 않았는지 말입니다. 목사는 늘 배가 고파야 영혼을 돌보는 일에 힘을 쏟고, 교인들에게 관심을 두게 되나 봅니다.
오래전의 기억이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앙칼진 목소리 “아주 이제 배가 불렀구먼. 배가 불렀어” 그런데 제 배를 보니 점심을 먹은 후라 그런지 배가 불쑥 나온 것 같아 웃음을 지어 보았습니다.
마 5:3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