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아파트] 위례신도시 후폭풍은 올까?/오윤섭의 부자노트/2014-10-09" type="hidden" />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지난주 연휴에 산중야영을 하고 왔습니다. 1,000m가 넘는 산에는 새벽에 겨울 바람을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지난주 1순위 청약에 6만2,000여명이 몰린 위례 자이 ‘청약광풍’ 이후 주택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특히 지난 2006년 판교 동시분양 후폭풍처럼 위례신도시에서도 후폭풍이 올 것인지를 분석하겠습니다.
먼저 판교신도시는 지난 2006년 두차례 동시분양 전후로 경기 남부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후폭풍이 거셌습니다. 특히 목동, 분당, 평촌, 용인, 수원 등 아파트값이 폭등했습니다.
판교신도시 동시분양에서 떨어진 낙첨자, 즉 대기 수요자들과 투기수요자들이 판교 광풍에 동참하기위해 후광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용인 분당 등 아파트 매수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은 물론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에 거주하는 투자자까지 매수에 나섰습니다. 판교 후폭풍으로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입니다.
지난 중소형 1차 동시분양을 앞두고 200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판교신도시 후폭풍은 2007년 2월까지 2년 남짓 지속됐습니다. 이에 따라 과천 용인 등 경기 남부권 아파트값은 2006년 4분기~2007년 1분기에 고점(高點), 즉 꼭지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4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만 6년이 지나 2013년 2분기에 저점(低點), 즉 바닥을 쳤지요.
위례신도시 분양 후폭풍이 오려면 실수요외에 투기수요가 가세해야 합니다. 1년 이내 단기투자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수요가 말입니다. 투기수요가 늘어나면 분양시장에선 여지없이 떴다방이 나타납니다. 이번 위례 자이처럼 말입니다.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면 위례 분양 이후 판교와 같은 후폭풍이 올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판교 및 위례 분양시기에 매매수요가 크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2006년 수도권 주택시장은 전세수요가 아닌 매매수요가 중심이었습니다. 당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은 수도권 아파트가 35%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판교 후폭풍으로 추격매수가 가세하면서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 아파트값이 동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2014년 10월 현재 주택시장은 아직도 매매수요보다 전세수요가 중심입니다. 전세가율은 65%를 넘어 70%를 육박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속도보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수세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세가율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매매가 상승세가 10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높은 전세가율로 내집마련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어 전세입자의 매매수요 전환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높습니다.
둘째 판교 후폭풍은 기존아파트(재고아파트)가 중심이었습니다. 물론 노무현 참여정부의 강도 높은 전매 제한으로 분양권시장은 죽어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풍선효과)이었죠.
반면 위례 후폭풍은 분양 및 분양권시장에 국한돼 있는 상황입니다. 전매제한이 대부분 폐지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의 가수요(당첨되면 프리미엄 얹어 팔려는 수요)와 시세차익을 노리고 분양권을 매입하려는 투기수요가 주택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오르는 데만 오르는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셋째 실수요층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2006년에는 실수요층은 물론 물론 투기수요층이 두터웠습니다. 따라서 매수 대상도 30~40평형대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반면 지금은 20~30평형대외에는 매수세가 약한 상황입니다. 실수요는 물론 투기수요도 마찬가지입니다. 높아만 가는 전셋값으로 인해 중소형 전세입자의 매수전환이 늘고 있지만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기 위해서 중소형에 이어 중대형 매수세가 증가해야 합니다.
9.1대책 이후에도 기존아파트 중대형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수요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에, 투자수요는 분양권과 재건축 시장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판교와 위례 후폭풍의 근본적인 차이는 주택매매 거래량 차이입니다. 판교 후폭풍이 절정에 달한 2006년 월평균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3만6,415건에 달했습니다. 반면 2014년의 경우 7월말 현재 월 거래량은 2만4,569건에 그쳐 1만2000여건 가까이 거래량이 적습니다.
따라서 위례 후폭풍이 오려면 거래량이 늘어나야 합니다.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매매가 소폭 상승세가 지속돼야 합니다. 그리고 실수요의 매수세가 더욱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거래량도 늘고 전셋값도 하향 안정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주택시장도 안정될 것입니다.
매매 전세가 동반상승하다 전셋값이 안정되고 집값이 상승하는 장세가 와야 주택시장은 안정될 것입니다. 그래야 판교 시절처럼 인근 아파트값이 상승하는 ‘위례 후폭풍’이 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