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겸해 진아와 함께 광복절에 다녀온 당일 부산여행 후기입니다.
가장 하단에 원고를 올려봅니다. ^^
몰운대는 바다와 숲이 만나 극적인 풍광변화를 만들어낸다(전망대 자갈마당 부근).
입구부터 아름드리 해송과 활엽수들이 도열하는 청신한 산책로를 걷는다. 넓은 길 왼쪽으로 조붓한 오솔길이 별도로 있다.
바다가 곁에 있으리라곤 생각되지 않는 이 길을 지나면 드넓은 바다가 기다린다.
사철 푸른 맥문동이 보랏빛 꽃을 뿜어내는 길.
정비가 잘 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산책하듯 걷는 길이다.
고을수령이 한 달에 두 번, 왕을 향해 망배를 올렸다는 다대포객사.
“아, 여기 안 왔으면 큰일 날뻔했네!” 멋진 풍광에 반한 필자의 작은 딸이 해안가 벤치에 앉으며 했던 말(전망대 자갈마당 부근).
전망대를 지나 만나는 오솔길은 사스레피나무 군락이 남쪽 해안가 숲의 특징을 나타낸다.
동백나무와 팥배나무, 해송(곰솔)이 한데 어우러진 화손대 가는 길.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화손대 가는 길은 더 깊은 숲속을 향하는 느낌이다.
텃새 중에 비교적 큰 편에 속하는 직박구리가 사진 찍어달라는 양 포즈를 취했다. 털갈이를 하는 종이 아니지만 여름철에는 깃이 닳아 다소 거칠어 보인다.
너럭바위가 시원하게 펼쳐진 화손대. 경관도 아름답지만 낚시포인트로도 유명한 모양이다.
1천개 넘는 분사노즐을 가진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여름철에는 아이들의 신나는 놀이터가 된다.
야간에는 1천개 넘는 경관조명이 함께 어우러지는 환상정인 분수쇼를 펼친다. 중앙 노즐의 물줄기는 최대 55m까지 솟구친다.
(요 사진은 2011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네요. ^^;)
온 가족 표표히 돌아보는 패밀리 코스
부산 사하구 몰운대길
윤문기 <걷기여행작가, (사)한국의 길과 문화 사무처장 y02599@daum.net>
길고 짧음으로 걷는 길의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몰운대길’에서 새삼스럽다. 원점회귀 4km에 불과한 길 위에 펼쳐진 자연과 풍광의 다채로움은 남녀노소 누구라도 만족시킬만한 퀄리티를 뽐낸다. 숨 가쁘게 정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고, 풍성한 숲과 해안풍광을 거느린 언저리길이기에 좋아하는 것이 제각각인 가족 구성원들이 뜻을 모아 함께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몰운대 안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결국 출입구는 한 곳이기 때문에 애써 목적을 두지 않고 표표히 거닐 수 있어 좋다.
부산지하철 1호선의 남쪽 종착역인 다대포해수욕장역 4번 출입구를 나와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다대포해변공원에 설치된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다. 2010년 기네스 기록에 세계 최대 바닥분수로 등재된 이 분수는 물 분사 노줄을 1천개 넘게 설치했는데, 특히 중앙 노즐 물줄기가 최대 55m까지 솟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1100여개의 조명이 함께 어우러지는 야간분수가 특히 화려하다. 분수대에서 몰운대 입구까지는 푹신한 아스콘포장이 된 산책로를 따른다.
4km에 펼쳐진 다채로운 콘텐츠 일품!
몰운대 입구는 각종 종합안내판들의 각축장처럼 다양한 몰운대 안내판들이 혼재한다. 그만큼 자랑거리가 많고, 알려줄 것도 많다는 반증이다. 이 안내판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대로 자기만의 테마를 갖고 몰운대를 설명한다.
먼저 백두대간 태백산에서 발원하여 낙동강 내륙을 370km 경유해 이곳 몰운대에서 바다와 조우하는 낙동정맥의 부산구간 종합안내도가 눈에 띤다. 낙동정맥이 태백산에서 시작하는 건 알았지만 그 끝이 몰운대인 것을 이 안내판을 보고 알았고, 몰운대(沒雲臺) 지명의 뜻이 다의적이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 옆에는 ‘부산국가지질공원 몰운대안내도’가 자리한다. 이 안내도에 따르면 몰운대에는 적어도 12개 이상의 다양한 지질자원들이 산재한다. 그 위치와 예시가 몰운대 위성지도 위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이라면 참고해볼만 하다. 하지만 위성지도상에 ‘몰운대 지질탐방로 예정’이라고 표시된 붉은 점선을 보고는 마음이 잠시 뒤숭숭해졌다. 지도 내용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자면 물운대 남쪽과 서쪽 해안을 따라 2km의 지질 데크탐방로를 설치하겠다는 것인데, 데크길 설치공사에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환경훼손이라는 어두운 이면이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지질공원 안내도 뒤를 돌아서 몰운대 안쪽을 향하면 ‘몰운대유원지 안내도’가 있다. 유원지 안내도에는 육지인 몰운대가 16세기만 해도 물운도라는 섬이었다가 낙동강 퇴적물이 쌓이면서 육지가 되었다고 쓰여 있다. 또 몰운대의 지명은 안개와 구름 끼는 날에 몰운대가 그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서 유래한단다.
높이 55m 화려한 분수쇼로 피날레 장식!
자, 이정도면 몰운대에 대한 지식은 충분히 익힌 것으로 보고, 발길을 몰운대 안으로 향한다. 여러 종합안내판들을 꼼꼼히 읽은 덕분인지 몰운대를 걷는 내내 그 느낌이 예전과 다르게 다가온다. 걷기 좋은 길이 많은 부산시에서도 손꼽는 길인 몰운대는 입구부터 아름드리 해송들이 청신함을 뿜어내며 걷는 이들을 반긴다. 중앙의 큰 길 바깥으로 좁은 오솔길도 있기 때문에 어떤 길을 걸을 지는 직접 선택하면 된다.
몰운대는 외곽 숲길을 한 바퀴 돌아 걷게 되어 있지만 편의상 시계 반대방향으로 설명한다. 청량감 넘치는 해송숲길을 한동안 걸어 나오면 부산시 유형문화재 3호로 지정된 다대포객사다. 팔작지붕을 시원하게 펼친 다대포객사는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를 보관하면서 고을수령이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해 망배를 올리던 곳이라고 한다.
객사를 지나 숲길을 따라 전망대 방향으로 걸으면 갑자기 숲이 좌우로 열린다. 숲이 뒤로 사라진 공간은 광활한 바다풍광이 펼쳐지며 극적인 경관변화를 이뤄낸다. 바닷가 주변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갯바위들은 지질공원이란 명칭이 아깝지 않은 모습을 그린다. 직접 해안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데크시설도 해 놓았다. 일몰 후에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통제가 되지만 낮에는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전망대를 보고 나서 걷는 길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붓한 오솔길이다. 아련한 파도소리를 길동무 삼아 걷는 이 숲길은 남쪽지방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사스레피나무 군락이 일품이다. 반면 간이운동장 갈림길에서 직진하는 화손대 가는 길은 동백나무 군락이 울울창창한 숲을 이뤄 감탄을 자아낸다.
작은 동산 하나를 넘어 가는 화손대는 일출촬영장소로도 잘 알려진 곳인데, 탐방로 끝부분 내리막길의 쇄굴현상이 심해 노약자는 동산 위까지만 가는 게 좋다. 화손대에서는 다대포방파제를 비롯한 주변경관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너럭바위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화손대 가는 길을 되돌아와서 다시 몰운대를 빠져나와 지하철역을 향한다. 돌아가는 길에 점심으로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칼국수 한 그릇을 호로록 먹고 일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오후 2시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분수쇼가 시작된다. 55m에 달하는 초대형 분수가 솟구치자 구경나온 이들의 고개가 한없이 뒤로 꺾인다. 이렇게 작은 딸을 앞세워 걸었던 몰운대 걷기의 피날레는 나름 화려하고 아름답게 막을 내리고 있었다.
<딸바보 아빠의 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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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취재는 핑게고. .
이쁜 따님 진아양과 함께한 나들이? ㅎ
보는 이의 눈을 시원하게하는 풍광은
실제로 가 본 듯합니다.
역시 발견이님의 글&사진은
짱짱짱!!!~~~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그저 따라 나서주는 진아에게 고마움이... ^^;;
와아~
길이 참 좋습니다.
부산가면 꼭 걸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길지 않은 길이니 꼭 다녀와보세요. 지하철이 생겨서 더 편해졌어요.
잘 지내시지요? ^^
글도 너무 감칠맛나네요.
멋진 풍광 속에 가족에 대한 사랑이 느껴 지니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덕분에 잘 봤습니다.
아효. 고맙습니다. 길이 아름다우니 모든게 그리 보여지는 모양입니다. ^^
바로 며칠뒤 갈맷길을 걸으러 이곳을 갔었지요...암남공원에서 몰운대까지...부산사람이지만 중간에 위치했던 구평동과 낫개 일대는 저도 처음이었습니다...화손대는 사정상 들르지못했는데 그 길이 사실은 더 이쁜 길이지요...
부산 가장 남쪽끝 나들이 잘하고 가셨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