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선호하는 것이 바뀌듯 선호되는 TV 프로그램의 추세도 항상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 한창 유행하던 주제가 있었는데 바로 ‘육아’ 방송이었다.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금 그 육아 방송의 대를 잇고 있다. 육아라는 용어답게 아이들의 출연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이들의 출연으로 더욱 조심해야 할 방송에 위험을 알리는 적색 불이 켜짐을 발견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아이들은 평균 만 6세 미만의 유아이다. 아이들은 주체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고 방송 출연 또한 아이들의 의사를 통한 결정일 리 없다. 즉, 방송 속의 육아가 부모들의 사리 충족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적 육아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인기를 끈 아이는 아빠와 엄청난 수의 동반 광고를 찍었다. 광고를 찍는다는 행위 자체도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햇살을 맞으며 뛰어놀아야 할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카메라 앞에 서게 되면 아이의 정서, 신체적인 면에 도움이 될 리 없다. 때때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선정적인 광고가 문제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육아 방송은 많은 부정적인 이면 중 포장된 일부의 모습만을 보여준다는 점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또한 아빠들이 슈퍼맨처럼 아이 돌보는 일을 척척 해내는 모습을 담고자 한 목적과 무의미하게 유아층 육아만을 선호하는 점에서 아빠들의 육아는 뒷전이고 귀여운 아이들을 화면에 비춰 시청자들을 TV 앞에 앉혀 안정된 시청률을 유도하는 등 프로그램의 목적이 변질된 강한 상업적인 색을 띤다는 의혹이 들었다.
이렇듯 우리가 재미로 봤던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위험하고 고민해야 할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었다. 다른 집 자식에게 관심을 쏟기 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아이들을 아껴주고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에 적색 불이 들어오지 않도록 슈퍼맨 같은 사랑을 부을 때이다. (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