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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28일(금), 금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친구들은 남원 산내면 뱀사골 계곡을 산책하자고 한다. 뱀사골 계곡에 들어서면 '뱀사골 신선길'이 있다. 데크 길로 산책코스로는 정말 좋은 계곡이다. 계곡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정말 좋고, 시원한 바람과 그늘이 뜨거운 태양 빛을 식혀준다. 우리는 '뱀사골 신선길'을 트래킹 하였다.
지금부터 약 1천 3백여 년 전 뱀사골 입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송림사에서는 매년 칠월 백중날(음력 7월 15일)에 스님 한 명을 뽑아 그날 밤 신선대에 올라가 기도를 하게 하였다. 다음날이 되면 매번 스님이 사라졌는데, 사람들은 그 스님이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고 믿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스님이 이 이야기를 기이하게 생각하여 그해에 뽑힌 스님 옷자락에 독을 묻혔다. 날이 밝은 뒤에 사람들은 신선바위로 향하였는데, 바위에는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 그동안 사라진 스님들은 이무기의 재물이었던 것이다. 이후 이 계곡의 이름은 이무기 즉, 뱀이 죽은 골짜기라는 뜻의 뱀사골이 되었다. 또 다른 유래로서 뱀과는 관련이 없는 비탈이 심한 사이 골짜기란 뜻의 밴샅골이 변해 뱀사골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깊은 옥색 물빛이 아름다운 이곳은 '돗소'로 과거 이곳에 멧돼지가 목욕하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돼지의 방어인 '돗'과 땅바닥이 둘러 빠지고 물이 깊게 괸 곳이라는 뜻의 '소(沼)'의 이름이 합쳐 '돗소'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뱀사골 계곡을 걷다 보면 흐르는 물 사이로 이렇게 물이 고여있는 곳이 많다. 얕은 곳의 물은 투명하게 보이는데, 깊은 곳의 물은 푸르게 보인다. 이것은 빛의 반사 때문이라고 하는데, 물에 반사되는 색이 파란색은 깊은 곳이고, 덜 깊은 곳은 녹색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곳의 바위는 '마치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곳과 같다'하여 '요룡대'라고 불리운다. 일명 '흔들바위'라 한다.
뱀사골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화개재'로 올라가는 탐방로가 있는데, 4월 30일까지 산불 조심 기간으로 입장할 수 없다. 그 반대편으로 '와운 명품마을'이 있다. 이곳에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천년송을 볼 수 있다. 또한 바위틈에 뿌리를 드러내고 있는 소나무 두 그루가 있다. 이 소나무의 이름을 '부부송'이라고 한다.
지리산 '천년송'은 와운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한다. 지리산 천년송 아래에는 구름도 누워서 지나간다는 와운마을이 있다. 그만큼 높은 곳에 천년송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어떻게 그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버텨낼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모습에 장엄한 기품을 느낀다.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곡 쪽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하산할 때는 조심히 내려가 손·발도 씻고, 잠시 쉬었다가 승용차를 주차해 놓은 지리산국립공원 전북사무소로 가 탐방을 완료한 후 서울로 이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