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친구 | g1
작성자 : 김영순 (gamsun2) (2003-07-06 오전 04:59 조회수 : 4)
~~ 7. 19. 98 여고시절 3개월 동안 난 어떤 소년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었지 긴 세월이 흐른 뒤 그 고백을 하였다네... 그가 말하기를 자네는 3년동안 방황하였노라고..... 백일동안이건 천일 동안이건 그것들은 먼 옛날 어느지점엔가에 틀어박혀 가식을 모른 채 추억이라는 멋진 이름 속으로 숨어버렸네 그때를 생각노라면 젊음의 정기가 내안 깊숙이 스며들어 얼마나 생기가 도는지 모른다네. 묘약처럼 깊이 간직했다가 가끔씩 떠올리며 홀로 흐뭇해 하면 그보다 더 큰 휴식과 위안은 없을 걸세 참으로 우리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을 갖은 게 분명해 "그 시절 다시는 돌아갈 수 없드래도 그 속에 감춰진 오묘한 빛을 찾으리" 라고 노래한 초원의 빛을 공감하면서 제 아무리 세월이 흘러 흘러 반백이 되었드라도 가슴속에 보이는 우리들의 모습은 영원히 소년 소녀로 남아 있을 걸세. 나만 그런가?! 그 옛날의 미소년이여 정다운 옛친구여 이 밤도 안녕히. 8. 9. 98 "여보게 친구 웃어나 보세" 내 묵은 일기책을 뒤적거리다 보니 맨 뒷장에 이런 게(뒷면) 있었다네. 그걸 본 순간 난 웃음을 참지못하고 큰소리로 뒹굴었었네. 한참을 그러다 보니 눈물이 나더군 그 눈물의 의미를 생각해봤지 그건 말일세 젊은 날에 대한 진한 그리움 같은 거 였다네. 71년도 겨울쯤의 문화촌 내 자취방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많은 의문을 가져 보았지 합계 1000원이란 돈으로 무얼 했을까? 아마도 저녁식사 대접은 내가 했을 터이니 아이스크림이나 새우깡 정도를 사다먹지 않았을까? 지금은 소식도 모르는 옆집에 살던 친구들과 어울린 모양인데 '조'는 어디 갔당가? 점수판을보니 고 스톱은 아닌것같고 뽕(??)을 한 것 같은데 '조'는 그런 것도 할 줄 몰랐나 보제. 난 말일세 이 낡아빠지고 옛날 서당책냄새 물씬 풍기는 노트 두바닥으로 한 일주일은 웃고 살 것 같네 그려. 혼자보긴 너무 아까워 보내주는 것이니 우리 신나게 웃어보자고... 안녕. 고층빌딩 숲에 어엿한 한 빌딩 주인 됐으면 장부의 살림살이 그만하면 족하오니 석류열매 쪼개지는 듯한 그 미소 잃지 말고 행복하길.... ***석류---미소; 기가 막힌 표현을 했는데 정말 자네 미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정다웠고 우리 애들 말로 '캡'이라네.**** 8. 21. 98 내딸 결혼식날 함평 여자들하고 뱅뱅 사거리 뱅뱅 돌며 몰려다녔던 꿈인 듯한 몇 시간을 생각하노라면 굳이 '꿍따리 사바라'를 부르지않아도 마음 답답함이라던가 울적함 따위는 날아가 버리지 않는가? 참으로 고마웠네 모두들 말일세. 이민 온지 5년동안 이곳에 정붙이려 갖은애를쓰면서 그곳을 잊으려했는데 서울을 다녀온 뒤로 열병을 앓는 사람처럼 그곳에 연연해한다네. 고궁입장 티켓한장, 연극공연 티켓한장 한 장, 백화점 영수증 따위..... 무슨 귀중품인양 버리지 못하고 사물함에 정리하는 이 궁상스러움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아마도 이 열병을 치유하려면 또 다시 한국엘 가야할 것 같으이. 쫓기듯 다녀오지 말고 여유 있게 가리라고... 그게 언제일줄 모르지만 꼭 가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있다네. 그 가을이 올 때까지 까짓것 시름시름 앓지 뭐 그 때가 되면 우리 짜곡재만 한번 뭉치세. 늦은감 있지만 감사카드 대신 즐거운 마음으로 편지하는 바이니 어려운 한국경제에 시달릴지라도 이 글이 조금은 위안이 됐으면 좋겠네. 크리스마스 되면 카드한장 보냄세. 그럼 이만 안녕 이라고요. Denver에서 영순. 12-12-98 신세계 그 식당에서 나를 위해 비워둔 예쁜 색동방석이 놓인 그 자리를 떠올리면 잠시 난 지난날의 영순 이로 돌아가곤 한다네 짧은 우리들의 만남은 나의 Home Sick을 치유하기에 충분 했다네 한가지 알 수 없는 건 왜? 나의 친구들이 남의 친구가 되어 나보다 그들과 더 친하다는 것__. 난 말일세 아무리 오랜 공백이 있었다 해도 우리 짜곡재의 우정이 첫째여야 한다고 생각하네. 오래 전에 이미 남의 남자 된 자네들이 남의 친구가 무에 그리 대수라고 이렇게 억지를 부리는지 모르겠네 나 참 이상한 아줌마지? 자네엔 고교시절 부터 그랬는데 지금도 여전하더군 약간은 수줍음이 (쑥스러움) 서려 있는 듯한 꾸밈없는 자네 특유가 말일세 전화 음성 반가웠고 내딸 결혼식때 생각치도 않은 자네 축하 감동적이었다네. Christmas Card 12-12-98 I 김 사장은 복이 많은가 덕이 많은가 상냥하고 어여쁜 부인을 두었다고 수만리 미국까지 소문이 났당께. II 고드름 얼어붙은 추운 겨울 지나가면 장미가 피어나는 계절이 오리니 석화 좋아하던 그대겨울(IMF) 은 따뜻했음 좋겠네. III 고스톱을 하였을까 나이롱뽕을 하였을까 장부책 묵은 향내 세월을 읽게 하네 석류빛 젊은 날이 그대 가슴 적시우리. 김 영순 이라 얼굴도 이름도 몰랐을 텐데 희망찬 내 딸 결혼식에 참석해 주셨으니 웅변하듯 큰소리고 감사인사 드리오. I 강지처 그 대품에 매일 단꿈 꿀 터이고 효사상 배운 자식 부모공경 다할지니 에 넘친 그대 행복 신께 감사하시게나. II 연급에 지나지 않는 어설픈 나의 출연이 실한 그대 삶에 방해가 된 것 같아 단장 말끔히 지우고 서둘러 퇴장 했다네. 5-1-99 ***연하장을 보며*** 고맙게도 유일하게 예의가 바른 사람이시기에 장속에 얌전히 간직해 두었지요 석쎄스(success)를 외치며 반갑게 받았더이다 . 지난 연말_. 십여 통의 감사카드 성탄 가드 보냈었지 모두들 한결같이 무응답 이었지만 한 통의 주인공은 only you_. 짜곡재 친구들중 서신교환 이라곤 단 한번도 없었던 친구는 또한 only you_. 하지만 이 나이에 인사말 인쇄된 연하장이나마 받아냈으니 난 석세스를 외칠 수밖에 거기에 올 한해도 성원을 바란다고 씌었기에 여기 성원사를 보냄세 성실한 사람들이 인정받는 그런 사업체 이루시고 광목이건 비단이건 그 어떤 섬유 이던간에 섬세한 직녀의 손길처럼 정성을로 베를 짜서 유수기업 인정받는 산업역군 되소서. 자네 여비서에게 이 말 전해 주게나 영순 인지 젊은 태양인지 하는 이 아줌마에게 해마다 연하장 보내는 거 잊지 말라고 말일세 혹(감히) 왜냐고 묻거든 그냥_ 받아보는 감격이 남달리 유난스러우니 자격이 충분하다고 하시게 ***애자 전화 받고 조바심으로 그대에게 전할 말 있다네 충고(부탁) 하건대 첫사랑의 'ㅊ'자도 남에게 꺼내지 마오 분홍빛 그 추억은 둘이서만 간직함이 마땅하지 않겠나. 2-20-2000 친구여!! 그대 가슴 한 귀퉁이에 그런 아픈 구석이 있으리라 상상도 못했네 모두들 약아빠진 세상에 자네도 못지 않게 잘 빠져나가리라 믿었는데 어쩌다 그 몹쓸 놈의 人情, 義理에 휘말리어 그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까울 뿐... 허나 그대는 健在하고 배신 때린 이(?)는 몰골이 말이 아닐 테니 그나마 위안 삼게나 그려. 세상에 못난 사람은 우리부부 일거라며 오히려 부끄러워 빗보증땜에 살림못했노라는 소리를 꺼내기조차 삼갈 만큼 뭇 사람들에게 웃음거리였을 그런 오욕을 그대 또한 겪었다니 어쩌겠나 함평천지를 저주하겠나 도장찍은 자신의 손을 욕하겠나. 그 일이 아닐지라도 내것이 안되려면 무슨 구실에 붙어서라도 빠져나갔을 것이라 생각하게 비워져 버린 것은 더욱 귀한 것으로 언제라도 채워지리니 잃었다고 느껴졌을 때 그건 바로 다시 채워질 새로움을 맞을 준비의 과정이 아닐련지... 인생선배 새겨 듣고 훌훌 털어 가능한 빨리 잊어버리게. 나한테는 내색도 안하던 그대가 어쩐지 어른스러워 보이는구먼. 속모르는 난 살만한 친구들이 힘모아 그 친구를 도와줌이 마땅한데 모두들 모른 척 하고있음을 야속타 생각 했다네. 살아가면서 손해를 볼지언정 비굴하게는 살지 말아야겠지 우린 적어도 그렇게 살았다고 자부하세. 힘내게 친구!! 격려하는 의미로 언제적부터 써두고 용기 없어 못 부친 親書 함께 동봉하네 꽃잎은 캘리포니아 여행할 때 수집 해온걸세 사연인즉 'Past Tense'임을 잊지 말게나. Colorado에서 젊은 태양. 4. 26. 98 시간을 거꾸로 가게 하는 타임 머신을 타고 어느 지점에 다다랐을 때 그곳엔 광화문 찻집이 있었고 명동거리와 혜화동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설레이는 젊음을 느꼈지요 내가 본 그 사람은 무척이나 정이 많은 것 같아 반가웠고 고마웠죠 항상 생동감이 넘치는 윤기 있는 삶이 되시길 바라면서 나 여기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친구여 안녕히.....